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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구축하는 수소경제
현대차가 구축하는 수소경제
  • 하제헌 기자
  • 승인 2019.03.07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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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 기술로
‘퍼스트 무버’ 입지 굳힌다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핵심은 수소차와 연료전지다. 정부는 이 둘을 양축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유일의 수소차 생산 기업이다.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현대차그룹이 큰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 포춘코리아가 2013년 전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한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수소경제의 과거와 오늘, 미래, 그리고 그 성공 가능성을 두루 살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현대차가 만든 수소차 ‘넥쏘’. 사진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만든 수소차 ‘넥쏘’. 사진 현대차 제공.

 

정부가 ‘수소경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월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울산시청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자신이 수소차 홍보모델’이 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자 수소경제는 거스를 수 없는 국가적 아젠다로 큰 주목을 받았다.
수소경제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경제시스템을 뜻한다.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약 6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만들어졌다. 정부는 지난해 8월 13일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서 ‘혁신성장 전략투자 방향’을 설정하고, 국가 3대 전략 투자 분야 중 하나로 ‘빅데이터•공유경제’, ‘인공지능(AI)’, 그리고 ‘수소경제’를 선정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소경제 추진 위원회’를 구성해 3개월 여간 의견수렴과 연구•분석 등을 진행했다. 위원회 논의 결과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 구축한다는 목표가 설정됐다. ‘수소경제는 곧 수소차’라는 등식이 성립된 순간이었다.

*수소연료전지: 물을 전기분해하면 전극에서 수소와 산소가 발생한다. 연료전지는 이 같은 전기분해의 역반응을 이용한 장치다. 석유나 가스에서 추출한 수소를 연료로 공급해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일반 화학전지와 달리 연료와 공기가 공급되는 한 계속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수소차는 수소가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이용해 달리는 차다. 수소차 내부에 장착한 탱크로 수소를 주입하면 차량 내에 설치된 ‘연료전지스택’이 전기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로 모터를 돌려 자동차를 움직인다.
정부는 우선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2040년까지 620만대(내수 290만대, 수출 330만대)로 확대하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외에도 수소대중교통 확대를 위해 2040년까지 수소택시 12만 대(내수 8만 대), 수소버스 6만 대(내수 4만 대), 수소트럭 12만 대(내수 3만 대) 등 총 30만대를 보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수소충전소도 2022년까지 310개, 2040년까지 1,200개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제시한 2040년 수소차 목표 생산량 620만대는 국내 유일의 수소차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비전 2030년 비전’에 바탕을 둔 것이다. 현대차가 2030년 목표로 한 수소차 생산 50만대는 2030년 정부가 계획한 수소차 누적 생산량 85만대의 약 60%에 이른다.

■현대차, 수소차 세계 최초 양산 등 기술력 뛰어나 
정부와 현대차는 왜 수소경제를, 아니 수소차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을까. 2015년 터진 디젤게이트 이후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선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지난해 12월 격론 끝에 타결된 유럽연합(EU)의 합의안에 따르면, 새로 출시된 자동차에서 나오는 탄소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37.5% 줄여야 한다. 이 같은 공격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면 친환경차의 대중화가 불가피하다.
정부 로드맵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수소연료전지를 만드는 현대모비스 충주 수소연료전지공장 2공장을 신축하는 등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2공장 신축 기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경제라는 신산업 분야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부터 수소차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 투싼ix를 선보일 정도로 많은 기술을 축적해 왔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내에 새로운 생산 공법을 적용한 수소차 전용 생산공장을 별도로 구축했을 정도로 많은 공을 들여왔다.
현대차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새로운 수소차 ‘넥쏘’를 시범 운영하기도 했다. 그 해 3월부터는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넥쏘는 정부와 지자체의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정책 덕분에 일반 중형 세단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올해 초 환경부는 친환경차 구매보조금 예산을 지난해 3만 2,000대에서 올해 5만 7,000대로 확대했다. 그 중 수소차의 경우 4,000대에 대당 보조금 최대 3,600만 원이 지원된다. 출고가 7,000만 원대인 넥쏘를 절반 값에 살 수 있는 셈이다. 또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520만 원, 취득세 140만 원 등 최대 660만 원의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자동차세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일반 차량과 달리 연 13만 원이 적용된다. 그 외에도 각종 혜택이 많다.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가 면제되고, 공영 주차장 이용 시 50%가 할인된다. 내년까지 고속도로 통행료도 반값으로 깍아준다.
넥쏘의 수소탱크용량은 156.6리터다. 투싼ix 수소차에 비해 16.6리터 커졌다. 이를 통해 구현한 넥쏘의 항속거리(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609km다. 기존보다 약 40% 향상돼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수소차 중 가장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넥쏘는 고속도로주행보조시스템(HDA), 차로유지보조시스템(LFA),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시스템(RSPA) 등을 갖춰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2’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기능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현 현대엔지비 대표)은 넥쏘에 대해 “독자적 연료전지 기술이 탑재된 현대차 최초의 전용 수소차이자, ‘아이오닉’ 등을 통해 쌓아온 우수한 전기동력부품 기술력이 집대성된 현대차 전체 라인업의 ‘기술적인 플래그십 모델’”이라며 “넥쏘를 통해 미래 이동수단의 현재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앞서 잠깐 설명한 것처럼 현대차는 오는 2030년 국내에서 승용•상용을 포함해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수소차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연간 50만대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협력사와 함께 2030년까지 연구개발 및 설비확대 등에 총 7조 6,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5만 1,000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수소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높아 차량 보급이 확대될수록 국내 부품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

 

■경제성 문제 해결이 수소경제 확산 관건
수소차는 한국과 현대차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국 외에도 이미 많은 글로벌 업체들이 전기차와 함께 수소차를 개발하고 있다. 방식은 업계 간 기술협력 등 ‘동맹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는 이미 현대차와 ‘수소연료전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2021년부터 수소전기차 ‘H-tron’을 판매할 예정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수소연료전지 프로토타입(시제품) 차량을 개발하고 양산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BMW는 도요타와 협업해 2020년부터 양산차를 출시한다. 벤츠는 수소차 개발과 관련해 닛산과 포드의 손을 잡았다.

여주휴게소 수소충전소에서 넥쏘 차량이 수소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제공.
여주휴게소 수소충전소에서 넥쏘 차량이 수소를 충전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제공.

 

수소차는 수소를 저장할 탱크 용량이 클수록 긴 주행거리와 강한 힘이 나온다. 덩치가 크면 불리한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는 덩치가 클수록 유리하다. 그렇기 때문에 버스나 기차에도 적합하다. 실제로 이미 수소버스는 운행되고 있고 수소기차는 시험 운행을 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이미 수소기차 시범운행을 마쳤다. 2040년까지 디젤기차를 전량 폐기하고 수소기차로 대체할 예정이다. 한국에선 서울에 이미 405번 수소버스가 이미 달리고 있고, 지역 관공서 차량으로도 쓰이고 있다.
일본은 한국에 앞서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한 국가다. 수소차 상용화는 현대차보다 1년 늦었지만, 막대한 정부지원을 통해 2020년 도쿄올림픽을 ‘수소올림픽’으로 홍보하고 있다. 도요타가 2014년 개발한 수소차 미라이의 1호 고객도 아베 신조 총리였다.
일본은 정부 주도로 수소 충전소를 100개 가까이로 늘렸지만 한국은 현재 16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5곳은 연구용이다. 현대차 넥쏘보다 주행거리가 짧은 도요타의 미라이는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누적판매량 5,300대를 기록하고 있다.
수소차는 순수전기차에 비해 분명한 장점이 있다. 전기차는 급속 충전을 해도 20분이 넘게 걸리지만, 수소차는 5분이면 충분하다. 수소차는 한 번 충전하면 주행거리가 무려 600km에 달한다. 내연기관과 비교한 전기차의 단점이 수소차에는 없는 셈이다. 반면 수소차는 생산단가가 높고, 충전하는 수소의 가격이 비싸고, 충전 시설을 설치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현대차 넥쏘는 충전 비용이 1km당 108원인 데 비해 전기차(현대차 코나 기준)는 29원이다. 문제는 구조적인 환경 때문에 수소 단가가 앞으로도 크게 인하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수소를 얻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석유화학 산업에서 부산물로 생성되는 ‘부생수소’이고, 다른 하나는 물을 전기분해 해서 수소를 얻는 ‘수전해’다. 부생수소는 이미 석유화학 산업에서 재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는 그냥 전기를 배터리에 충전하는 것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결국 수소를 얻는 가장 손쉬운 방식은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는 것이다. 한국은 도시가스 배관이 잘 구축되어 있어 수소 충전소 설치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충전소 설치 비용이 비싼 게 걸림돌이다.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충전소 건립 비용은 부지 비용을 제외하면 약 50억 원에 달한다. 정부가 올해 충전소 한 곳당 보조금 15억 원을 지급한다고 밝혔지만, 이를 감안해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경제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자칫 수소산업 전체가 좌초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는 지원과 투자가 늘어나면 관련 기술 연구도 활발해질 것이라 보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친환경차 산업의 경우 인프라 확충 없으면 발전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초기 단계에선 정부가 로드맵을 갖고 2018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스 기사
수소차 과연 안전한가?
일반인들 사이에서 ‘수소차가 충격을 받으면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의문은 막연한 불안감으로 작용해 수소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발전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소차는 수소폭탄이 아니라는 것이다. 애당초 수소차는 폭발이 일어날 환경 조건을 갖추지 않고 있다. 수소차의 연료로 사용되는 수소는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중수소•삼중수소와 다르다.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수소는 중수소•삼중수소가 될 수 없다. 수소폭탄은 수소의 원자핵이 융합해 헬륨 원자핵으로 만들어질 때 방출하는 에너지를 파괴용으로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섭씨 1억도 이상의 열이 필요하다.
수소차의 경우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도 장착된다. 우선 차량에 설치되는 수소탱크는 철보다 10배 강한 ‘탄소섬유’로 만든다. 탄소섬유로 제작된 탱크는 늘어났다 줄어들었다를 반복하며 충격을 흡수해 내구성이 매우 강하다.
실제 수소탱크가 극한에 몰린 상황을 가정해 수소탱크를 총으로 쏜 총격실험에서도 총탄에 맞은 수소탱크는 폭발하지 않고 구멍에서 수소만 빠져나갔다. 화염실험(섭씨 800도)에서도 폭발 없이 안전밸브가 작동하며 수소만 빠져나갔다. 수소는 공기 중 농도가 4~75% 범위 내에서 폭발하는데, 수소탱크에서 수소가 유출되더라도 순간 농도가 75%를 넘고 이후 강한 확산성으로 인해 농도가 4% 이하로 떨어진다. 수소충전소도 최근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이 도심 한복판에서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안정성이 검증되어 있다.
수소차가 ‘친환경 끝판왕’이라 불리는 이유는 배기가스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기를 정화해주기 때문이다. 수소차에 공급되는 산소는 미세먼지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차량 내 필터로 미세먼지를 걸러낸다. 넥쏘를 1시간 몰면 공기 26.9kg이 정화되는데, 이는 성인 42명이 1시간 동안 호흡할 수 있는 양이다.

▦박스기사
연료전지 보급은 어떻게 할까?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는 수소차 생산을 뒷받침할 연료전지 생산 보급 계획도 담겨 있다. 2040년까지 발전용 15기가와트(GW), 가정•건물용 2.1GW 규모의 연료전지 보급을 추진하고, 수출산업화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발전용 연료전지의 경우 2022년까지 국내 1GW 보급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뒤, 2025년까지 중소형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대등한 수준으로 발전단가를 낮출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론 설치비 65%, 발전단가는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보급은 설치장소, 사용유형별 특징을 고려한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고, 공공기관, 민간 신축 건물에 연료전지 의무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는 연료전지로 생산되는 수소연료로 각종 가전과 사무용품들을 돌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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