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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CEO를 찾아서]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

“세계적 수준 ‘머신비전’ 기술 보유
적용 분야 많아 확장성 무궁무진하다”

  • 기사입력 2019.03.06 17:05
  • 최종수정 2019.03.06 17:08
  • 기자명 하제헌 기자

라온피플은 카메라와 컴퓨터를 이용해 사람처럼 눈으로 보고 뇌로 판단할 수 있는 ‘머신비전’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석중 대표가 2010년 설립한 라온피플은 세계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제헌 azzuru@hmgp.co.kr

2010년 라온피플을 설립한 이석중 대표. 라온피플은 머신비전 알고리즘 개발부터 머신비전기술을 탑재한 하드웨어까지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사진 라온피플 제공.
2010년 라온피플을 설립한 이석중 대표. 라온피플은 머신비전 알고리즘 개발부터 머신비전기술을 탑재한 하드웨어까지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사진 라온피플 제공.

 

“2010년 회사를 설립한 그 해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적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 고객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개발해 제공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저희 제품에 대한 산업계 니즈가 꽤 많았으니까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라온피플’에서 만난 이석중 대표의 말이다. 
라온피플은 ‘머신비전(Machine Vision)’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다. 머신비전을 아주 거칠게 설명하면 이렇다. 시각으로 사물을 인지하고 뇌로 그 사물을 판단하는 인간의 기능을 기계(솔루션)가 대신하는 기술이다. 머신비전은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컴퓨터가 알고리즘을 통해 인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같은 머신비전을 이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 공장이다. 반도체 웨이퍼를 정밀하게 쌓는 일, 생산된 제품의 불량 여부를 판단하는 일 등을 머신 비전이 수행하고 있다. 
머신비전은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제품 생산의 전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하는 공장)의 구성 요소 중 기본이 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말해 라온피플은 독보적인 기술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거대한 파도를 즐기고 있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석중 대표가 라온피플을 설립한 때는 2010년이었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병역특례제도로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서 5년간 근무했다. CPU(중앙처리장치)와 디지털카메라용 이미지센서 개발을 주로 하던 그는 이후 한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전문화한 회사) 신화의 주역이었던 코아로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나이 31세에 최고기술 경영자(CTO) 겸 부사장(COO)으로 일했다. 핵심 기술을 가진 인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코아로직이 국내 한 대기업에 흡수합병되자 이석중 대표는 창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대표는 말한다. “당시엔 제가 가진 이미지센서 기술이 사용되는 영상 압축 복원이나 화질 개선 시장은 어느 정도 성숙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술을 찾다가 머신비전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죠. 이 분야에 도전하자 과감히 결심하고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이석중 대표에게 머신비전을 공부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복병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시장’이었다. 그동안 이 대표가 연구해왔던 반도체와 머신비전은 엄연히 다른 시장이었다. 이 대표가 맺어왔던 네트워크는 문자 그대로 무용지물이었다. 이 대표는 말한다. “거래처를 뚫어야 하는데 담당자 연락처조차 모르는 곳이 허다했습니다. 무작정 회사로 찾아가서 물어보고 기다리고 했는데 참 어려웠어요.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전시회나 박람회가 열리면 무조건 방문을 했습니다.” 
라온피플은 머신비전 알고리즘 개발부터 머신비전 기술을 탑재한 하드웨어까지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전체 임직원 115명 중 70%가 연구개 발(R&D) 인력일 정도로 기술에 매달리고 있다. 이들은 컴퓨터 비전과 영상신호 처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라온피플의 이 같은 기술 역량은 2017년 큰 빛을 발했다. 머신비전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소프트웨어 ‘NAVI(New Architecture for Vision Inspection) AI’를 개발한 것이었다. NAVI AI는 영상으로 제품의 불량을 검사하는 기능에 AI를 적용한 소프트웨어로, 기존 머신비전과는 큰 차이가 나는 기술이었다. AI 기술을 접목하기 전의 머신비전 검사는 ‘룰 (Rule•규칙) 기반’으로 이뤄졌다. 룰 기반 검사는 정상제품과 불량품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거나, 규칙에 의해 정상제품과 불량품을 정의할 수 있어야 작동한다. 제품에 미세하게 생긴 균열이나 규칙으로 미리 정의할 수 없는 흠집과 얼룩은 룰 기반 검사로 자동화할 수 없었다. 이 경우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동원해 육안으로 다시 검사를 해야 했다. 
이석중 대표는 말한다. “AI 기술을 적용한 머신비전은 추론능력을 갖기 때문에 비정형 불량도 검사할 수 있습니다. 기존 머신비전이 단순하게 불량 여부를 판정했다면, AI가 접목된 머신비전은 불량이라면 어떤 종류의 불량인지, 정상제품의 수율은 어떻게 되는지 등도 파악할 수 있죠. 특히 저희가 개발한 NAVI AI를 사용하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전 공정 상태를 모니터링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에게도 딥러닝 방식의 AI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대표는 2015 년부터 회사 블로그에 AI에 대한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 대표가 직접 일주일에 한 개씩 AI 관련 포스팅을 했다. 현재 이 블로그에는 AI 관련 콘텐츠 600여 개가 올라와 있다. 이 대표는 이 블로그가 상당히 인기가 있어 한 달에 6만 뷰 정도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2017년 NAVI AI 개발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고객을 이해시키는 게 무척 어려웠지만, 지금은 고객들도 머신비전에 대해 다 알고 있다”며 “올해부턴 본격적으로 사업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온피플은 지난해 2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뛰어난 기술력 덕분에 KDB산업은행과 벤 처캐피털 업체(플래티넘 캐피털)의 투자까지 받은 상황이다. 라온피플은 올해 코스닥 상장까지 계획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해 기업공개(IPO) 작업을 한창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가 말한다. “라온피플이 성장하는데 기여한 직원들과 투자자들, 국내외 고객사들을 위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요. 올해 9월에서 10월경 상장할 겁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머신비전 솔루션의 포트폴리오를 시장에서 더 펼쳐 보이겠다는 의지이기도 합니다.” 
머신비전이 가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머신비전은 경기와 무관하게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라온피플이 주목하는 머신비전의 미래는 산업용에 국한되지 않는다. 보고 인지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어떤 영역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한 예로 스크린 골프 같은 스포츠 영역을 꼽을 수 있다. 클럽에 맞아 날아가는 골프공을 초당 2,000장에 달하는 사진으로 찍어 타구의 질과 방향, 공의 낙하지점을 예측할 수 있다. 라온피플은 이미 이와 관련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고,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도 라온피플은 치과 교정 치료와 관련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임상 실험을 진행하는 등 의료분야로도 확장을 꾀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에도 머신비전 기술은 무척 중요하게 쓰인다. 주행 중 주변 자동차의 흐름과 각종 표지판을 읽고 해석하는 기능을 머신비전이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온피플은 이미 교통관련 국내 연구소와 MOU를 맺고 관련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무렵 이석중 대표는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머신비전은 산업용, 의료용, 교육, 게임 같은 분야와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습니다. 요즘 시장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걸 체감하고 있어요. 앞으로 머신비전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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