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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근로자와 투자자들이 부를 나눠 가진다면...

  • 기사입력 2019.03.05 14:06
  • 기자명 Ryan Derousseau 기자

단기간에는 인색한 임금과 복지가 기업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후한 기업들과 그 회사 주식이 결국엔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다. By Ryan Derousseau

‘따뜻한 마음으로 투자하되 높은 수익도 올릴 것’. 이것은 사회 의식을 가진 모든 주주들이 목표로 삼는 평형상태다.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강력한 데이터를 탐색한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같은 비재무적 요소들은 나쁜 기업을 배제하고 좋은 기업을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같은 지표들을 파악하기 위한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예컨대 최근에는 쓰레기 감소와 주식 수익률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연구가 있었다. 하지만 ‘회사가 직원들을 어떻게 대우하느냐’ 같은 다른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선 같은 수준의 데이터를 얻는 게 쉽지 않았다. 특히 부의 불평등이 증가하는 사회에선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다. 이런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경영진이 일반 사원들과 성공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회사를 지원하기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직원 대우에 대한 데이터 격차를 최대한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가 바로 저스트 캐피털 Just Capital이다. 이 비영리기구는 지난 2013년 억만장자 폴 튜더 존스 Paul Tudor Jones를 포함한 일군의 사람들이 설립했다. 저스트는 그 후 약 8만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왔다. 대중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기업행동 이슈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이슈들에 대한 회사들의 성과를 토대로, 러셀 1000/*역주: 미국의 프랭크 러셀사가 발표하는 주가지수/ 기업들의 순위를 매기고 있다(온라인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이 순위는 지난해 6월 출시한 저스트 미국 대형주 ETF /*역주: 골드만삭스의 투자상품/의 기초가 된다). 저스트의 설문조사에서 근로자의 임금과 복지는 응답자들의 우선순위에서 꾸준히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저스트의 최고경영자 마틴 휘터커 Martin Whittaker는 “우리는 직원들의 웰빙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임금과 복지 그 이상을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직업교육과 경력개발 기회, 의료 지원, 퇴직연금 제도 등 다양한 지표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 회사가 직원 해고 시 충분한 퇴직금과 재취업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기업 평가에 반드시 불리하게 작용하진 않는다. 저스트 캐피털은 기업의 워라밸 수준도 평가한다. 외부 단체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한 후,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휴가 사용과 육아휴직을 권하는 회사에 높은 점수를 준다.
 

일러스트=포춘US
일러스트=포춘US

 

이 조사를 통해 고무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직원들에게 좋은 것이 주주들에게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스트 리스트의 최상위에 있는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러셀 1000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그리고 워라밸 지표에서 상위 50%에 든 기업들은 지난 5년간 연 평균 19.4%의 자기자본 수익률을 올렸다. 하위 50% 기업들보다 2% 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이다. 이렇게 우수한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인간적 본능에서 찾을 수 있다. 더 나은 보상을 받는 인력이 더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휘터거의 설명이다. 다른 단체들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예컨대 ESG 투자전문 자산운용사인 파르나서스 인베스트먼트 Parnassus Investments는 포춘 선정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들‘이 꾸준히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적을 올린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같은 상관관계를 고려해 포춘은 저스트 캐피털의 가장 최근 순위를 살펴봤다. 직원 복지가 후하면서 향후 몇 년간 전망도 밝은 기업들을 찾기 위해서였다.

클라우드 기반의 인적자원 플랫폼 전문 기업 얼티밋 소프트웨어 Ultimate Software (ULTI, $251)는 지난해 10억 달러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이 기업은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남부 플로리다 웨스턴 Weston 본사 인근에 거주하는 직원들에게 실리콘밸리 수준의 높은 임금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직원들은 교육비 상환과 아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고, 개인시간도 무제한 쓸 수 있다. 덕분에 이 기업은 저스트 리스트의 워라밸과 경력개발 부문에서 최상위에 올라있다.
 
그 같은 환경은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얼티밋의 매출성장을 이끌었다. 투자자들은 이 회사가 2012년 이후 매년 20%씩 성장한 걸 당연한 결과라 생각한다. 사실 얼티밋 주가는 작년 여름 찍었던 최고점 대비 24%나 떨어진 상태다. 미국 경기가 휘청거리면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경기 영향을 쉽게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얼티밋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유럽 쪽으로 눈을 돌렸다. 파리에 본사를 둔 피플독 PeopleDoc을 3억 달러에 인수했다. 얼티밋은 급성장 중인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보조를 맞추며, 2019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41에 거래되고 있다. 니덤 Needham의 애널리스트 스콧 버그 Scott Berg는 “회사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고가에 거래될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질로 그룹 Zillow Group(ZG, $35)은 워라밸 측면에서 또 다른 우수기업이다. 이 회사는 여성직원에겐 16주, 남성직원에겐 8주의 육아휴직을 제공한다. 하지만 지난해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주가가 18%나 하락했다. 질로는 일방적으로 부동산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을 변경해 플랫폼을 유료로 사용하는 중개사들의 분노를 샀다. 그리고 금리인상과 주택거래 침체가 맞물리며 이 업계의 성장마저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 로이드 왐슬리 Lloyd Walmsley에 따르면, 연간 11억 달러 매출을 올리는 질로는 여전히 온라인 주택등록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질로 사이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개사 고객들과의 사이에 약간의 문제는 있지만, 질로의 지난 1년간 총 매출은 22%나 급증했다. 

질로가 가장 최근 공을 들이는 사업은 인기 없는 주택을 매입해 단기간에 큰 수익을 올리고 파는 것이다. 이 사업 역시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지난해 8월 전미주택융자(Mortgage Lenders of America)를 인수해 이 사업의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인튜이티브 서지컬 Intuitive Surgical(ISRG, $516)은 로봇 수술에 주력하는 회사다. 번스타인 Bernstein의 애널리스트 리 햄브라이트 Lee Hambright는 이 회사에 대해 “의료기술 산업 내의 독보적인 존재”라고 평가한다. 인튜이티브의 다 빈치 서지컬 시스템 da Vinci Surgical System은 이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의사들은 이 시스템의 툴을 활용해 더 효율적이고 절개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자궁절제술과 일부 전립선 시술 및 다른 수술들을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년간 로봇을 이용한 총 수술 건수가 20%나 증가했다. 반면 경쟁사들은 로봇 수술 분야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 인튜이티브와의 격차가 10년 이상 벌어졌다. 이 회사는 2017년 3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튜이티브는 다른 방면에서도 이 업계의 선두주자다: 저스트에 따르면, 전·현직 직원들이 회사의 퇴직연금제도 401(k) 같은 복지혜택에 매긴 점수는 다른 의료장비 제조업체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베풀면 결국 돌아온다
저스트 캐피털의 연구는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혜택이 주주들의 수익과 상충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26%: 지난해 러셀 1000 기업 중 ‘가장 올바른’ 100대 기업이 중간급 직원들에게 미국 평균치 이상으로 지급한 연봉 비율.

78%: 회사의 ‘착한 행보’에 보답하기 위해 최소 한 번은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한 적이 있다고 말한 미국 설문 응답자 비율. 회사 제품을 더 많이 사주거나, SNS에서 회사에 대해 언급하거나, 회사 주식을 매수하는 것 등이 그런 일에 해당한다.
 
19.4%: 러셀 1000 기업 중 워라밸 지표에서 상위 50%에 든 기업들이 지난 5년간 기록한 연평균 자기자본 수익률. 하위 50% 기업들보다 2.3% 포인트 높은 수익률이다.

/번역 이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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