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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댈러스 디자인의 총책임자

  • 기사입력 2019.03.05 11:24
  • 기자명 Sheila Marikar 기자

억만장자 팀 헤딩턴이 댈러스 도심에 세련된 미학을 가미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려 하고 있다. By Sheila Marikar

팀 헤딩턴 Tim Headington 이 13살 때였다. 아버지가 학교를 결석하고 고향 오클라호마 시티 Oklahoma City에서 차로 4시간 거리인 댈러스 출장에 동행할 것을 제안했다. 다른 많은 10대 소년들처럼 그에겐 결석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댈러스에 거의 다다르자, 35번 고속도로 위의 ‘케네디 대통령과 영부인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잠시 다운타운을 방문한 참이었다. 헤딩턴은 최근 어느 날 아침, 메인 스트리트의 같은 지역에 다시 들러 55년 전 존 F 케네디의 자동차 퍼레이드를 구경했던 일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만 해도 도시에 생동감이 넘쳤다. (걸어다닐 때) 전후좌우로 10명이 넘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포춘US
헤딩턴이 본인 소유인 댈러스 줄 호텔 로비에 서 있다.  사진=포춘US

 

물론 그날 퍼레이드는 비극으로 끝났다. 하지만 헤딩턴에겐 퍼레이드를 구경하고 도시 생활을 관찰하는 것 만으로도 지울 수 없는 기억이 남았다. 그가 1984년 댈러스로 이주했을 때, 예전에 봤던 군중은 온데간데 없었다. 도시의 부유한 주민들은 교외 지역으로 이주한 상태였다. 이들은 니먼 마커스 Neiman Marcus 백화점의 신속한 발렛파킹 서비스를 이용해 잠시 쇼핑을 하러 도심을 들렀다 갈 뿐이었다.

헤딩턴은 ’어떻게 하면 예전 도시의 웅장함을 되찾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마침 2004년 댈러스 내셔널 은행 건물이 매물로 나왔다. 미국 국립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에 등록된 신고딕 양식의 건물이었다. 헤딩턴이 1963년 아버지의 결석 제안을 흔쾌히 받아 들여 퍼레이드를 관람했던 도로 맞은 편에 우뚝 서 있었다.

그는 “’이런 건물을 사들여 사람들이 다운타운을 다시 방문하고 머무를 수 있게 한다면 얼마나 멋질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 건물은 줄 호텔 Joule hotel로 변신해있다. 헤딩턴이 지난 15년간 조용히 공들여 가꿔놓은 국제 다운타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1927년 외벽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는 뮤지엄과 오락 시설로 바꿔놓았다. 무라노 Murano 유리 모자이크 장식과 멋진 예술 작품도 진열되어 있다: 녹슨 엔진을 파란색으로 다시 칠한 황산구리 소재 조형물과 갈라진 입술을 그린 팝 아트 작품도 자리 잡고 있다.

2008년 줄 호텔이 문을 연 이후, 헤딩턴은 댈러스 도심에 있는 디자인을 강조한 12곳 이상의 명소 설계에 관여했다. 그 범위는 레스토랑부터 바, 상점, 호텔,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소는 조각가 토니 태싯 Tony Tasset이 제작한 30피트 크기의 ’핏발 선 눈‘ 조각이 전시된 공원이다.

헤딩턴은 “사람들이 좋아할지 싫어할지는 알지 못했다. 다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이든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헝클어진 머리에 불그스레한 뺨, 온화한 말씨에 키가 크고 강한 인상을 가진 헤딩턴은 예술과 디자인, 그리고 배려심 많은 세련미의 전형적인 모습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과업 덕분에 그런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을 억만장자로 만들어준 석유 및 가스 기업 헤딩턴 에너지 파트너스 Headington Energy Partners의 공동 창업자다. 댈러스 시장 마이크 롤링스 Mike Rawlings는 “하지만 헤딩턴의 미적 감각과 비전이 댈러스를 좋은 방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라며 “교외 지역 시민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동종업계 많은 개발업체들도 끌어들이고 있다”고 칭찬했다.

롤링스는 지금은 고인이 된 니먼 마커스 사장을 언급하며 “팀은 어떤 면에선 현대판 스탠리 마커스 Stanley Marcus라 할 수 있다. 그는 품질과 장식, 취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관여하고, 미래를 생각하며 설계를 한다. 단기간의 개발 이익을 기대하고 하는 일이 아니다. 그는 오랜 동안 지속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헤딩턴(68)의 젊은 시절 꿈은 임상 심리학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패서디나 Pasadena에 위치한 풀러 신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도중 그의 삶은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삼촌과 함께 오클라호마 시티에서 작은 석유 가스 회사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것이었다. 헤딩턴은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아버지는 6주 만에 세상을 떠났다. 헤딩턴은 “아무것도 몰랐지만, 막연하게 아버지 사업을 이해할 수만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시행착오를 겪은 후 댈러스에 정착했다. 2004년 무렵에는 평소 열망했던 사업을 시도해볼만큼 돈도 충분히 번 상태였다. 그는 댈러스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일에 머물지 않았다. 예술품에 대해 배우고 수집하고, 공동 소유한 제작사 GK필름을 통해 ‘에비에이터 The Aviator’나 ‘디파티드 The Departed’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 자금을 대는 일에도 참여했다. 그는 2008년 노스 다코타 North Dakota의 셰일 필드를 XTO 에너지(현재는 엑손 모빌 Exxon Mobil의 자회사다)에 18억5,000만 달러에 매각했다.

그는 “에너지 사업 성공 덕분에 이런 사업들에 뛰어드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었고, 보다 장기적인 목표도 세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년간 헤딩턴 소유 기업들은 댈러스 도심 재개발에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줄 호텔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는 커미서리 Comissary라는 곳이 자리 잡고 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카페와 상점이 들어선 곳으로, 외벽은 2만 7,857개의 청색 빛 세라믹 타일로 덮여 있다. 호텔 길 건너에는 트렌디한 소품 가게 포티 파이브 텐 Forty Five Ten 이 있다. 이 매장에선 585달러짜리 캔버스 팬츠나 아방가르드 조각가 클라스 올든버그 Claes Oldenburg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큰 손잡이가 달린 커피 머그잔 등을 판매하고 있다. 4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미라도 Mirador에선 캐비어로 장식한 데빌드 에그 deviled eggs /*역주: 완숙 달걀을 반으로 자르고 노른자를 빼낸 후, 이것과 여러 재료를 섞어 속을 채워 넣는 음식/와 테이터 탓츠 Tater Tots /*역주: 조그만 큐브형태의 감자튀김/ 등 고급 코스 요리가 제공된다. 헤딩턴은 “부자들이 방문할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한다. 한번 들렀을 때, 다시 오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계 아이디어가 모두 실현된 것은 아니다. 메인 스트리트 위로 돌출된 줄 호텔 옥상에 수영장을 만드는 아이디어는 거절됐다. 그는 “장난기 넘치는 짓궂은 아이디어였다. 물이 떨어지는 작은 파이프를 활용해 그 밑을 지나는 사람들이 ‘수영장 물이 새고 있나 봐!’라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건 너무 앞서간 생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헤딩턴이 계속 한계를 넓혀간다면, 댈러스도 언젠가는 받아들일 준비를 할 것이다.

청색 세라믹 타일로 외벽을 장식한 헤딩턴 소유의 댈러스 식품 메카 포티 파이브 텐. 사진=포춘US
청색 세라믹 타일로 외벽을 장식한 헤딩턴 소유의 댈러스 식품 메카 포티 파이브 텐. 사진=포춘US

디자인 명소

미국 최고의 디자인 중심지를 얘기하면 사람들은 뉴욕, 로스앤젤레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를 꼽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론 상당한 수 ’디자이너스‘ 커뮤니티를 보유한 더 작은 도시들도 있다. ’디자이너스‘는 건축가와 제품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 산업 디자이너를 광범위하게 아우르는 용어다. 친 디자이너 도시들을 소개한다.

인디애나 주 컬럼버스.:인구 4만 8,000명의 이 작은 도시는 디젤 엔진 제조업체 커민스 Cummins의 본거지다. 전통적인 모터와 전기, 천연 가스, 연료 셀로 구동되는 모터를 설계하는 직원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 도시는 우연히 현대 건축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이 건축물들의 상당수는 커민스 재단의 후원을 받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주 세인트 폴: 이 쌍둥이 도시는 그래픽 디자인의 요람이다. 광고와 마케팅 기업들이 상당수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신시내티: 많은 디자인 회사들의 본거지다. 록피시 디지털 Rockfish Digital과 박물관 전시, 워터슬라이드 등 공공 명소를 설계하는 잭 라우스 Jack Rouse 같은 광고기업들이 있다. 신시내티대학교 예술·디자인 학과 졸업생들이 기업들의 인재영입 수요를 채우고 있다.

번역 김아름 rlatjsqls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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