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업들은 이미 ‘노 딜’ 브렉시트의 비상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이 제대로 된 협상안 없이 유럽연합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모든 분야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무역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갑작스런 관세 부과로 상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거나 항구가 봉쇄될 수 있다.
그렇다면 업계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많은 금융회사들은 영국 내 자산을 유럽연합 내 다른 국가로 이동시키고 있다. 영국의 컨설팅 대기업 언스트앤드영 Ernst & Young(EY)에 따르면, 이미 20개 금융회사가 공식적으로 이전 계획을 밝혔다. EY는 영국에서 빠져나갈 총 자산규모를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8,000억 파운드(1조 200억 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 역시 영국 본토에 근거지를 뒀던 프랑스, 독일, 스페인의 사업기반을 아일랜드 자회사로 옮겼다. 영국계 금융 회사의 3분 1 이상도 직원들을 해외로 이주시키고 있다.
산업계 곳곳에선 재고를 비축 중이다. 영국 정부는 ’노 딜 브렉시트가 일어나도 의약품 수입을 항구에서 최우선 순위로 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영국계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 AstraZeneca와 머크 Merck는 확실한 대책의 일환으로, 약품 창고를 채우고 있다(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급작스러운 규제 변화에 대비해 스웨덴에서 이미 약학 평행 시험/*역주: 약효의 동등성을 검증하기 위한 동시 검사/를 시작했다).
자동차업계에선 애스턴 마틴 Aston Martin과 폭스바겐 계열사 벤틀리 Bentley가 생산 차질을 피하기 위해 부품을 비축하고 있다. 그 밖에도 도버 외 새 항구들을 사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유럽 본토와 영국을 잇는 주요 페리 항구 도버가 향후 극심한 혼잡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스턴 마틴의 CEO 앤디 파머 Andy Palmer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