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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인터뷰] '인천을 허브공항'으로 아태시장 집중 공략한다

인터뷰 | 마테오 쿠시오 델타항공 아태지역 부사장

  • 기사입력 2019.03.04 15:29
  • 기자명 김병주 기자
[사진=차병선 기자] 마테오 쿠시오 델타항공 아태지역 부사장.
[사진=차병선 기자] 마테오 쿠시오 델타항공 아태지역 부사장.

 

델타항공이 올해 미국 포춘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서 항공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몇 년간 최악의 경영위기를 겪었던 델타항공이 미국 3대 항공사 중 가장 신뢰도 높고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마테오 쿠시오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을 만나 반전의 비결을 들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저희 델타항공의 모든 직원들에게 이번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선정은 매우 놀랍고 환상적인 것이었습니다. 전 세계 8만 여 명의 델타 직원들이 합심해서 얻은 결과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글로벌 최고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월 중, 서울 중구 델타항공 사무실에서 만난 마테오 쿠시오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에게 우선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비교적 정확한 발음으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은 그의 표정에서 델타항공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직원 행복이 곧 고객 행복

지난 몇 년 간 델타항공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파산 위기까지 몰렸다가 반전에 성공했다. 현재 델타항공은 미국 내에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그리고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는 항공사로 귀환해있다(이번 호에 실린 뛰는 항공사 위에 나는 델타항공기사 참조). 쿠시오 부사장은 말한다. “앞서 언급했듯 델타의 부활, 그리고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전 세계 곳곳에서 근무하는 델타의 직원들의 노력이었습니다. 그들의 노력과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델타는 없었겠죠. 거기에 더해 델타가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는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이 행복할 수 있다는 조직문화를 기반으로 직원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델타는 다른 여러 회사가 그렇듯 직급 간, 부서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로 간에 불편한 점, 또는 협력해야 할 점을 빠른 소통으로 개선하면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기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했던 건 바로 이익 공유였다. 최근 많은 기업들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매년 수익의 일정 부분을 직원과 공유하는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델타항공도 마찬가지다. 델타는 지난 2015년부터 매년 50억 달러(한화 56,2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이 중 일부를 매년 직원들과 공유해 성장의 과실을 나누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전체 영업이익의 약 25%13억 달러(한화 14,640억 원)를 전 직원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항공업계에선 단연 최고 수준의 이익 공유라 할 수 있다.

[사진=델타항공] 2018년 이익공유 행사에 참석한 델타항공 임직원들.
[사진=델타항공] 2018년 이익공유 행사에 참석한 델타항공 임직원들.

쿠시오 부사장은 이익 공유 외에도 회사의 가치를 나누고, 회사의 비전을 공유한 것이 델타의 부활을 이끈 힘이 됐다앞으로도 모든 구성원이 행복할 수 있는 조직 문화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델타항공 직원의 행복은 곧 고객의 행복으로 이어졌다. 델타는 아주 기본적인 부분부터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세세한 부분까지 고객 행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쿠시오 부사장은 이러한 노력이 경쟁사를 제치고 델타가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적 차별요소이라고 강조했다. 쿠시오 부사장의 설명은 이어졌다. “지난해 델타항공이 세운 유의미한 기록 몇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운영상의 탁월성, 그리고 신뢰성과 관련된 항목들이죠. 우선 지난해 델타는 정시 도착률 부분에서 미국 내 항공사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정비 문제로 인한 결항이 딱 55건에 불과했습니다. 이 역시 최저 수준이었죠. 흥미로운 사실은 9년 전인 2010년만 해도 정비 문제로 인한 결항이 무려 5,500건에 달했다는 점입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9년 사이에 99%나 개선됐다고 볼 수 있어요. 그 외에도 지난해 한 편의 결항도 없이 정상 운항한 일수가 251일이었는데, 이 역시 경쟁사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치였습니다.”

델타항공은 고객들의 편의를 돕는 혁신 기술도 꾸준히 도입하고 있다. 우선 델타는 미국 내 항공사 중 최초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무선인식)기술을 도입해 고객이 자신의 수화물 위치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추적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수화물 분실 문제가 현저히 감소했다는 것이 델타 측의 설명이다.

그 밖에도 델타항공의 거점공항이자 본사가 위치한 애틀랜타 공항에는 최첨단 바이오 매트릭스 기술이 도입됐다. 높은 정확성을 자랑하는 안면인식 기술을 탑재해 승객이 안면인식만으로 체크인, 보안검색, 탑승수속 등 대부분의 과정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했다. 쿠시오 부사장은 안면인식 기술 도입을 통해 보딩 시간이 승객 1명 당 2초 가량 줄어들었다이러한 최첨단 기술 덕분에 정시 출발 빈도수가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델타는 기내 와이파이, 무료 문자 등 비행 중에도 고객의 편의를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사랑과 신뢰를 얻고 있다.

쿠시오 부사장은 델타항공의 고객 행복 추구는 비단 탑승객만이 대상은 아니라고 말했다. 델타항공이 진출해있는 국가, 도시, 지역에서도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지역사회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시오 부사장은 말한다. “지난 2016년 매년 수익의 1%를 델타항공이 진출해있는 지역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발표했습니다. 이후 꾸준히 기부활동을 진행하고 있고요. 지난해에도 총 5,000만 달러를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했습니다. 그 뿐 아니라 모든 직원들에게 지역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유급휴가 하루를 부여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직원들이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에 대한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죠. 또 직원들이 직접 기부해 조성하는 델타 케어 펀드(의료), 스칼라십 펀드(장학금)도 유용한 곳에 쓰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퇴직한 전직 델타 직원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 퇴직은 했지만 케어펀드 기부는 지속하고 싶다고 말해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신의 한 수였던 조인트벤처

파산위기에 몰렸던 델타가 극적인 반전을 꾀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성장세였다. 델타 본사는 반전의 열쇠로 지난 몇 년간 침체 일로를 걸었던 아태지역에서의 경쟁력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델타는 지난 2018년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Joint Venture)를 설립했다. 항공업계에서 조인트벤처는 두 회사가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운임·스케줄 등 영업활동을 진행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이과 비용을 공유하는 경영 모델을 의미한다. 이는 좌석 일부와 수속 카운터, 마일리지 등을 공유하는 공동운항(코드셰어)’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협력 관계다.

대한항공과의 협력은 델타가 아태지역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로 작용했다. 쿠시오 부사장은 말한다. “당시 저희에겐 새로운 허브 공항이 필요했던 시점이었습니다. 기존에 활용했던 나리타 공항이 국제선 허브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러던 중 대한항공과의 조인트벤처가 이루어져 인천공항을 새로운 허브 공항 후보지로 검토하기 시작했죠. 모든 게 만족스러웠어요. 새롭게 개장한 제2 터미널은 전 세계 어느 공항과 비교해도 시설이나 시스템 측면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했으니까요. 허브로서 한국의 지리적 요건이 매우 우수하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했고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어느 국가 도시로 가더라도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으니까요.”

현재 인천공항을 통해 환승하는 델타항공 이용객은 매주 3,5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30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조인트벤처를 통해 양 사는 아시아 80여 개 국, 미국 290개 목적지를 코드셰어로 연결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도 200개 가까이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고객 입장에서도 늘어난 직항편, 보다 풍부해진 시간 옵션 덕분에 보다 편리하게 미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양사가 지난해 1월 오픈한 인천공항 제2 터미널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환승 시간도 평균 70분에서 40분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사진= 차병선 기자] 마테오 쿠시오 델타항공 아태지역 부사장
[사진= 차병선 기자] 마테오 쿠시오 델타항공 아태지역 부사장

델타항공은 지금도 인천 기반 아시아태평양 노선, 그리고 대한항공과의 조인트벤처 경쟁력 강화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기종 부분이다. 델타는 현재 아태지역 주력 기종으로 최신 기종 중 하나인 에어버스(Airbus)350을 사용하고 있다. 프리미엄 좌석인 델타 원 스위트를 추가하는 등 좌석 리모델링을 통해 품격있는 경험을 고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쿠시오 부사장은 델타 원 스위트는 별도의 문으로 일반 좌석과 분리되어 있어 프라이버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또 기존 보잉777 기종도 리모델링해 오는 하반기 중 인천-시애틀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델타는 올해 초 본사 직원 25명을 한국에 파견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이들은 대한항공 직원들과 함께 근무하며 사업 전략이나 고객 서비스와 같은 부분에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잠재력 큰 아태시장 집중 공략

델타항공은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쿠시오 부사장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 2006년 델타에 합류한 그는 그동안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 전세계 각지에서 근무해왔지만 그 어떤 지역보다도 아시아가 역동적이고 큰 성장 잠재력을 가졌다고 확신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델타는 미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항공사로 거듭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그런 의미에서도 아시아는 매우 중요하다. 글로벌 항공사로의 도약을 위해선 무엇보다 잠재력이 큰 아시아 시장의 성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쿠시오 부사장은 말한다. “우선 올해 아시아에서의 승객 수용력을 7% 늘릴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포괄적인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대한항공과의 협력관계도 강화하면서 고객서비스를 향상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델타항공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가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빨리 다가올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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