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90은 자동차 안전을 중시하는 볼보의 철학과 북유럽 디자인 미학이 담긴 프리미엄 세단이다. 단종된 볼보 S80을 대체하는 볼보 최고급 모델로, 2016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 데뷔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S90이 2019년형으로 돌아왔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T5(가솔린 엔진)와 D5 AWD(디젤 엔진, 상시 사륜구 동) 모델로 판매되던 S90은 2019년형부터 T5 모델만 판매되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코리아)는 본사 전략에 따라 2019년형 S90을 중국 다칭 공장에서 공급받는다. 이미 2017년 초부터 다칭 공장에서 제조된 S90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 62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본사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 볼보코리아 입장에서 중국산 S90은 참 ‘어려운’ 존재일 수 밖에 없다. 볼보코리아는 600만 원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표면적으로는 운송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글로벌 기업에서 해외 공장을 만들어 제품을 생산하는 건 일상 다반사다. 해외 공장은 표준화된 생산 설비와 기준을 갖추고 똑같은 방법으로 제품을 만든다. 품질관리는 세심하게 이뤄진다. ‘메이드 인 스웨덴’ 제품과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는 소비자 상식에 맡길 수 밖에 없지만 품질 이슈에 대한 볼보코리아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2019년형 S90 T5는 모멘텀과 인스크립션,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그 중 상위 트림인 T5 인스크립션을 시승했다. S90은 길이 4,963mm, 넓이 1,879mm, 높이 1,443mm, 휠베이스 2,941mm 크기를 갖고 있다. 동급 독일 차량보다 차체를 최대한 낮고 넓고 길게 설계했다. 최대한 차체 앞쪽으로 붙여 놓은 앞바퀴는 S90을 더욱 스포티하게 만든다. 문을 열고 실내를 살피면 흔히 말하는 북유럽 스타일이 펼쳐진다. 기능미를 살린 간결한 디자인을 통해 과하지 않고 차분한 실내를 연출하고 있다.
S90의 긴 후드 아래엔 배기량 2리터 직렬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최고 출력은 254마력(5,500rpm), 최대 토크는 35.7kg•m(1,500~4,800rpm)를 낸다. T5 엔진과 호흡을 맞추는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로 힘을 전달한다. S90 T5는 정지 상태에서 6.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다. 복합연비는 리터 당 11.0km(도심 9.7km/L 고속 13.3km/L)다.
센터 패널에 위치한 시동버튼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엔진이 깨어난다. 시동을 끌 때 역시 버튼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된다(이전 모델은 시동을 끌 때 버튼을 왼쪽으로 돌렸다).
가속페달 조작에 따라 엔진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저속에선 가볍고 고속으로 갈수록 무게감을 더하는 운전대 반응 역시 전반적으로 단단한 세팅을 유지한 하체와 궁합이 잘 맞는다. 최대 토크는 엔진 저회전 구간부터 터져 나온다. 고른 구간에서 토크가 최대로 발휘돼 주행 내내 운전자 의도대로 차량을 움직일 수 있는 건 큰 장점이다.
S90은 프리미엄 세단임을 과시하는 듯 무척이나 정숙하고 주행감각은 부드럽다. S90은 모든 유리창을 이중접합유리로 만들어 정숙성을 더욱 향상시켰다. 8단 변속기 덕분에 정속 주행 시 낮은 엔진회전을 유지할 수 있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서울에서 강원도 평창까지 가는 고속도로 구간 대부분을 반자율주행으로 달렸다. 볼보 ‘파일럿 어시스트 2(PA2)’는 현존하는 반자율주행 기능 중 가장 사용하기 쉽고 믿을 만 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PA2는 전방에 감지되는 차량이 없어도 최고 시속 140km를 유지하며 차선 이탈 없이 달릴 수 있게 해준다. 특히 PA2는 주행 중 앞차의 앞에 다른 차량이 끼어드는 상황까지 인식해 주행한다. 만약 볼보 차량을 시승할 기회가 있다면 PA2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길 권한다. S90은 성능 대비 가격 측면에서 동급 어느 모델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안전과 운전 편의성에서는 어쩌면 한 등급 위 모델이라고 해도 손색 없을 정도다. S90 T5 모멘텀 가격은 5,930 만 원, S90 T5 인스크립션은 6,590 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