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1-15 13:28 (금)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가 뜬다 (3)] Case Study_이플루비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가 뜬다 (3)] Case Study_이플루비
  • 김타영 기자
  • 승인 2019.02.28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장년층의 감성·기호 철저 파악
시니어용 도구에 패션을 입혔다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3월호에 실린 Special Report 기사입니다.> 

▶전체 도비라> 고령사회에 접어들며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성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포춘코리아가 관련 기업 케이스 스터디, 전문가 인터뷰, 액티브 시니어 조합 현장 취재 등을 통해 이 시장의 현주소와 미래 가능성을 분석했다.◀

패션 코드를 덧입힌 이플루비 돋보기 상품. 사진=이플루비
패션 코드를 덧입힌 이플루비 돋보기 상품. 사진=이플루비

[이플루비는 기능적 필요 때문에 사용하는 시니어용 도구를 패션 아이템으로 재해석해 주목받고 있는 업체다. 윤혜림 이플루비 대표는 사업 초기 시니어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엔 시니어들의 니즈를 파악한 상품 개발과 출시로 사업이 성장궤도에 올랐다.]

[Fortune Korea] “대학생 시절 주얼리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매장에 멋쟁이 노신사 한 분이 방문하셨어요. 그 노신사가 매장을 한참 둘러보더니 ‘요즘엔 어디를 가도 다 젊은 사람 것밖에 없다’며 실망을 하고 나가시더라고요. 그때의 경험이 굉장히 강렬했습니다. 앞으로 시니어 인구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시니어 물건을 패션 아이템화하는 것도 사업성이 있겠다고 느꼈죠. 그게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입니다.” 윤혜림 이플루비 대표의 말이다.

이플루비는 기존 시니어 제품을 새롭게 재해석해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시니어들이 주로 사용하는 돋보기, 안경줄 등에 유니크한 디자인을 덧입혀 ‘기능적 필요 때문에 사용하는 물건을 패션 아이템으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전엔 올드한 이미지가 강해 밖에서 사용하기 껄끄러웠던 시니어 도구를 오히려 자랑하고 싶은 과시용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이들 아이템은 외모에 관심이 많은 액티브 시니어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 비즈니스에 실패하는 이유

이플루비처럼 액티브 시니어 시장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신생 업체들은 꾸준히 있어왔다. 최근에도 VC 문을 두드리는 업체 중 상당 수는 액티브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콘텐츠로 들고 온다. 2015년과 2016년을 전후해 ‘꽃보다 할배’나 ‘힙합의 민족’ 등 액티브 시니어 소재 TV 프로그램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시니어 허브, 시니어 전용 화장품 매장 같은 사업 콘텐츠로 반짝 주목받은 업체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윤 대표는 말한다. “과거나 지금이나 액티브 시니어들의 수요는 상당합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사업을 하다보니 시니어들의 니즈를 잘 반영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 같아요. 고객과 소통해가면서 그 간극을 좁혀야 했는데 대부분 추정으로만 ‘시니어니까 이렇게 하면 좋아하겠지’하고 사업을 진행했죠. 그러니 외면을 받은 건 당연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알기 어려운 그 나이대만의 기호가 있고 또 그 기호는 젊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뭔가 좀 이상해 보일 수도 있거든요. 그러나 젊은 경영자들, 개발자들, 디자이너들은 그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 기준으로 결정을 내릴 때가 많습니다.”

◆ 시니어 기호와 감성 파악이 중요

이플루비 안경걸이를 착용한 시니어 모델. 사진=이플루비
이플루비 안경걸이를 착용한 시니어 모델. 사진=이플루비

이플루비 역시 이들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도 있었다. 개인 브랜드 사업자 경험까지 고려하면 이플루비의 연혁은 2012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플루비가 시니어층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금속공예 전문가인 윤 대표는 패션 돋보기 아이템에 집중했고, 이 아이템으로 여러 공모전에서 많은 수상 실적을 쌓아 사업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은 사업 초기 독으로 돌아왔다.

윤혜림 이플루비 대표는 말한다. “공예작가 혹은 디자이너로서 제 세계가 너무 확고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고 디자인한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액티브 시니어 입장에선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분들의 디자인 코드는 물론 기능적인 니즈(가방에 약 넣는 수납공간이 따로 있으면 좋겠다 등)도 고려하지 않았어요. 작품을 만드는 것과 상품을 만드는 건 너무나 다른 일인데 그걸 몰랐던 거죠. 시간이 흐르고 실패를 곱씹으면서 고객 시니어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상품을 구매하는 시니어의 기호가 제일 중요하고 젊은 공예작가로서의 제 감각은 그 다음이더라고요.”

◆ 나의 사업 경쟁력은 경험

이플루비는 최근 확실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7년 월 1,700만 원이었던 매출이 최근엔 1억 8,000만 원까지 늘어났다. 홈쇼핑 카탈로그 채널에선 업체 평균의 6배에 해당하는 월 6,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19년 현재까지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 대부분이 크게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플루비의 선전은 매우 뜻밖의 일이다.

윤 대표는 말한다. “최근에 갑자기 없던 수요가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외모를 가꾸려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수요는 항상 있었으니까요. 다만 예전엔 지금과 달리 제가 액티브 시니어들의 니즈를 캐치하지 못해 선택을 많이 못 받았던 거였습니다. 최근엔 경험이 쌓이면서 이들의 니즈를 캐치하고 상품에 반영하는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많은 시도를 해봤더니 어떤 게 액티브 시니어들한테 매력적인 상품으로 느껴지는지 감이 오더라고요. 제 사업 경쟁력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 시니어 고객의 특수성

윤 대표는 누적된 경험을 통해 시니어 시장의 고객 특수성을 깨달았다. 윤 대표에 따르면, 시니어 시장은 개별 고객 특수성이 매우 크다고 한다. 그는 50대와 60대, 60대와 70대 간 기호 차이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플루비 고객층인 액티브 시니어들은 고객 개개인이 매우 까다로운 편으로 자신만의 패션 코드를 갖고 외적인 젊음을 추구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인다는 것이다.

윤혜림 이플루비 대표 역시 사업 초기 시니어 고객의 특수성을 인지하지 못해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사업 초기에 백화점 팝업 매장을 운영했는데요, 집객에 굉장히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돋보기 한번 보고 가세요’라고만 해도 굉장히 기분 나빠하시더군요. ‘내가 벌써 돋보기를 쓸 외모로 보이나’, ‘관리를 덜 했나’ 하는 식으로 생각하신 거죠. 액티브 시니어들은 자신이 시니어라고 여겨지는 걸 굉장히 싫어하시더라고요. 그러니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 미숙한 업체들이 많은 거 같아요. 상품의 좋고 나쁨을 떠나 일단 고객 기분이 상하면 매출로 이어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이플루비의 과제

윤 대표가 최근 체감하는 변화 중 하나는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액티브 시니어 고객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이플루비는 자사 홈페이지와 카카오메이커스, 홈쇼핑 카탈로그를 주요 판매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홈쇼핑 카탈로그가 전통적 유통 채널이라면 홈페이지와 카카오메이커스는 신 유통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이플루비는 최근 신 유통채널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액티브 시니어들의 미디어 활용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일반 시니어들에 비해 새로운 문화나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비교적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2017년 발간한 액티브 시니어의 미디어 이용 보고서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 중 39.3%는 스스로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플루비 고객 분석과도 비슷한 비율이다.

윤 대표는 말한다. “저희 고객을 대상으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 채널 판매의 40%는 시니어가 직접 자신의 물건을 구매한 경우였습니다. 나머지 60%는 자녀가 부모 선물 등의 목적으로 구매한 경우였고요. 오프라인 채널 판매의 95%가 시니어 직접 구매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큰 차이가 있지만, 40%만 해도 상당히 높은 비율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비교적 모바일 커머스에 익숙한 40대가 시니어층으로 이동하면 온라인 채널을 통한 시니어 상품 판매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니어 층이 쉽게 홈페이지나 모바일로 이플루비 상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앞으로 이플루비에 남은 숙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강현 포춘코리아 기자 seta1857@hmgp.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