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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가 뜬다 (1)] 뉴시니어들, 소비시장 새로운 중심축으로

  • 기사입력 2019.02.28 11:16
  • 최종수정 2019.02.28 13:45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9년 3월호에 실린 Special Report 기사입니다.> 

▶전체 도비라> 고령사회에 접어들며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성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포춘코리아가 관련 기업 케이스 스터디, 전문가 인터뷰, 액티브 시니어 조합 현장 취재 등을 통해 이 시장의 현주소와 미래 가능성을 분석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의 성장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물론 성장이 아직 현실화하진 않았다. 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은 커 보인다. 지금부터 액티브 시니어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대응을 시작한 기업만이 초고령사회의 승자가 될 것이다.]

[Fortune Korea] 지난해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서며 우리나라도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2000년 고령 인구 비중 7.2%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지 18년 만의 일이다. 일본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전환되는 데 24년이 걸린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편이다. 2009년 초고령사회(고령 인구 20% 이상)로 진입한 독일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전환되는 데 40년이 걸렸다. 국내에서 수년 전부터 고령사회 위기론이 등장한 배경이다.

과거엔 인구 고령화를 사회적 문제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이나 내수 시장 감소 등이 우려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팩토리나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물결이 산업 전반에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경험과 전문성, 네트워크 등 경쟁력을 갖춘 시니어들이 노동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또 시니어 층 소비 수준이 과거와 다르게 큰 폭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 같은 우려는 점차 사그라지고 있다. 최근 시장에선 시니어층을 새로운 소비세력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삼으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잠재구매력 큰 액티브 시니어

시어니층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건 액티브 시니어들이다. 액티브 시니어는 사용 주체나 구분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지만, 보통은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사회활동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가진 50세 이상 세대를 일컫는다.

50세 이상 인구 중 액티브 시니어는 대략 20% 미만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2015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 보고서에서 50세 이상 인구 중 약 16%만을 액티브 시니어로 분류한 바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비중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지만, 50대와 60대에선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18.9%)와 60대(16.7%)는 2~3%p 격차를 보였지만 70대(8.9%)는 절반 수준으로 큰 하락 폭을 보였다.

50·60대가 비교적 비슷한 비중을 보이는 건 베이비부머라는 ‘세대적 특수성’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는 기존 고령층에 비해 학력이 높고 문화적 개방도도 높은 편에 속한다. 개인주의적인 성향도 이전 세대에 비해 강한 편이어서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성향을 보인다. 따라서 이들 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액티브 시니어 비율이 더 높은 건 비교적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경제력과 잠재 구매력이 커 시장의 주목도가 높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2015년 트렌드 및 소비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들의 월평균 카드 사용액은 177만 원으로 30·40대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0~64세 일반 시니어의 월평균 카드 사용액이 115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액티브 시니어들의 소비 성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그 어느 세대보다 여유로운 소비생활을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자료에서 액티브 시니어들은 지난 1년간 26%가 해외여행을 다녀왔으며(다른 연령층 대비 2배가량 많은 비율이다) 28%는 공연 관람 등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7%가 외모를 꾸미기 위해 돈을 지출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응답해 각각 65%, 57%가 응답한 30·40대보다 외모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엔 우리나라 고도 경제 성장기 때 전성기를 보낸 386세대가 시니어로 막 접어들기 시작해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가 한껏 무르익고 있다. 고령층 빈곤율이 높고 노후준비도 미흡했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 고령사회를 이끌 현재 50대는 자기 부양 능력이 높아 소비성향과 소비 여력이 더 클 것이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 회의적인 시각도 있어

하지만 이 같은 기대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 또한 적지 않다. 액티브 시니어라는 용어가 한참 이슈가 됐던 2016년 이후, 문화 생활과 여행 부문을 제외하곤 크게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액티브 시니어들의 소비가 한정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심우정 실버산업포럼 회장은 말한다. “시니어층이 굉장히 많은 부를 가지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우리나라 부의 절반 이상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돈을 쓰기도 많이 씁니다. 하지만 이들이 쓴 돈이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쓴 돈이냐 하면 그건 아닐 거예요. 상당수는 자식이나 손주한테 쓴 걸 겁니다. 단순히 시니어가 돈을 많이 쓴다고 해서 시니어 비즈니스, 그것보다도 더 좁은 범주인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가 확 커진다거나 커졌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거죠.”

유통·소비재 업체들은 비교적 오래전부터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상품 개발과 판매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들 업체도 액티브 시니어 소비에 대한 대응을 본격화하지는 않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들의 소비 행태가 아직 일반 소비자 행태와 크게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매장 손님들의 삼 분의 일 혹은 절반 정도가 시니어들이다보니 이분들의 쇼핑 편의를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구매 상품 분석에 따르면 아직은 이들의 소비가 다른 소비자들과 유의미하게 구별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액티브 시니어들이나 일반 소비자나 의식주 부문에선 아직 비슷한 소비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요.”

고령사회로 접어든 현재에도 액티브 시니어들의 소비가 일반 소비자들과 크게 구별되지 않는 건 앞서 심우정 실버산업포럼 회장이 언급한 시니어층의 소비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는 다음과 같은 재밌는 해석을 내놓는 곳도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말한다. “피부에 와 닿는 유통·소비재 시장에서 눈에 띄지 않을 뿐이지 시니어 산업 성장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시니어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약품이나 요양 산업 부문은 연평균 10% 이상씩 커지고 있거든요. 유통·소비재 시장 쪽에서 성장이 더딘 건 시니어 산업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이유도 있겠지만, 이미 시장에 반영됐는데도 너무 익숙해 우리가 잘 인지하지 못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관계자는 시니어 인구가 갑자기 늘어난 게 아닌 만큼 우리 생활 상당 부분에 시니어 성향의 소비가 이미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는 말한다. “건강식이나 부드러운 음식 같은 게 유행한지 꽤 오래됐잖아요. 그런 건 아무래도 젊은 층 기호는 아닙니다. 시니어 기호죠. 이미 국민의 3분의 1 이상이 50세 이상이니 유통·소비재 시장 상품도 사실 이들 기호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는 게 옳지 않을까요. 고령사회에 진입한 최근에 눈에 확 띄는 뭔가가 없다고 해서 고령사회 대비 소비시장 성장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건 맞지 않다고 봅니다.”

◆ 성장 기대감 여전히 커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가 기대에 비해 성장 체감이 느릴 순 있어도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확실히 커 보인다. 앞으로 시니어 소비를 주도할 현재의 50대가 가진 소비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50대는 액티브 시니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대이다. 또 뒤이어 시니어 세대로 진입할 포스트 베이비부머 초기 세대는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훨씬 더 많은 소비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기대를 키우고 있다.

50대의 소비지출액 증감률은 다른 어느 연령대보다 높다. 삼정KPMG의 2017년 고령사회 진입과 시니어 비즈니스의 기회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50대 가구의 소비지출액은 2006년 200만 원에서 2016년 280만 원으로 연평균 3.4% 증가해왔다. 같은 기간 20대 이하, 30대, 40대 가구 소비지출액 연평균 증감률은 각각 2.5%, 2.9%, 3.2%를 기록했다.

이 자료에서 눈여겨볼 만한 점은 2016년 50대의 사치재 소비 비중(38.7%)이 중립재(31.4%)나 필수재(29.9%) 소비 비중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추세적으로 보면 2016년 사치재 소비 비중이 10년 전인 2006년 37.4%보다 1.5%p 증가한 모습을 보여 앞으로도 더 증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오락·문화, 교육, 음식·숙박 등을 사치재 소비로 분류한 삼정KPMG는 60대 이상 시니어들의 경우 자기 부양 능력과 노후 준비 부족 등으로 노인 빈곤율이 높았지만, 50대 이하부턴 고령층 고용 여건이 개선되고 노후 준비 인식이 보편화하고 있어 이전 세대와 다른 소비행태를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 사례 역시 참고할 만하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단카이 세대(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에 해당) 은퇴 초기엔 시니어 산업이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이 65세가 돼 연금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한 2012년부터는 고령가구로 분류된 세대가 일본 내수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3년부턴 단카이세대를 포함한 60~69세 가구의 소비증가율이 일본 전체 소비증가율을 지속적으로 앞서는 모습을 보여 일본 소비의 한 축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다.

이 같은 배경을 고려하면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는 기업들이 앞으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야할 영역으로 보인다. 물론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는 지금 당장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기업 관계자 중 상당수는 액티브 시니어 사업에 진출하거나 규모를 확대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2026년 예상·통계청 전망)하면 이 같은 상황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부터 액티브 시니어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대응을 준비한 기업만이 초고령사회의 승자가 될 것이다.


◇ 여행 부문 시장 확대는 이미 시작

액티브 시니어 비즈니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여행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들은 지난해 여행 소비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여행 상품 가격은 평균 112만 원으로 타 연령대 대비 18%가량 높았다. 프리미엄 여행상품을 구매한 비중(55%)도 타 연령대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김강현 포춘코리아 기자 seta185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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