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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S EXPERT] 안병민의 '경영 수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법

  • 기사입력 2019.01.07 17:26
  • 최종수정 2019.01.07 17:32
  • 기자명 하제헌 기자



▶새해 첫 달이다. 많은 이들이 새로운 희망과 다짐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는 시기다. 이는 삶에 대한 애착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삶은 무엇인가. 스스로 인생의 주인이 되어 사는 것 아닐까.◀ 

저는 주로 기업체와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자문을 합니다. 최근에는 의료업계에서도 연락이 자주 옵니다. 경영마케팅이 비단 기업이나 학계만의 이슈가 아니라는 방증일 겁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습니다. 의료계와의 접점이 늘어나다 보니 의료 스태프 분들의 일과 삶이 눈에 들어옵니다.

병원에선 스태프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의사나 병원장이 될 수는 없습니다. 사원으로 시작해 CEO까지 오른 사람들의 입지전적인 성공스토리는 의료계에선 존재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까닭에 많은 스태프들이 스스로를 상자 안에 가둬 버립니다. 하지만 어디든 ‘도전자’는 있게 마련입니다. 도전이라는 키워드로 내 일과 삶을 적극적으로 껴안고 사는 분들 말입니다. 여기 세 도전자의 삼색 도전 스토리를 들고 왔습니다.

먼저 서울척병원 임자영 팀장님입니다. 보는 사람도 기분 좋게 만드는, 즐거운 열정의 아이콘이지만 살아온 삶의 이야기는 반전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공동화장실을 써야 했던 달동네 좁은 집에서 살았습니다. 집 밖보다 더 추웠던 한겨울 방이었습니다. 알코올 중독을 앓으셨던 아빠와 함께였기에, 강해서가 아니라 포기할 수 없어 버텨내는 엄마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생존을 위한 세상으로의 도전이 일찌감치 시작되었습니다. 전단지 돌리기, 식당 서빙, 호프집 주방 도우미 등 돈을 벌기 위해 안 해 본 게 없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은 닥치는 대로 했습니다. 하는 일이 끝나갈 즈음이면 다음 일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런 고달픈

일상에서 그는 깨달은 게 있다고 했습니다. ‘달인’의 발견입니다. 전단지를 돌리건, 식당에서 서빙을 하건, 사람들이 하찮게 여기는 일들도 달인처럼 해내는 사람들이 있더라는 겁니다. 그들은 손님이 부르기도 전에 이미 손님이 원하는 것을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그런 달인들을 보며 임자영 팀장님은 ‘세상’을 배웠고, ‘사람’을 깨우쳤고, ‘고객행복’에 눈을 떴습니다. 도전이 알려준 삶의 지혜였습니다.

그는 늘 ‘대타’였습니다. 눈에 불을 켜고 일거리를 찾아다녔던 그였기에 사람들이 하기 싫은 일이거나 갑작스레 공백이 생긴 일은 모두 그의 것이었습니다. 물론 부담도 컸습니다. 원래 하던 이보다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 말입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며 이내 깨달았습니다. ‘똑같이’ 하는 게 아니라 ‘나답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말입니다. 고객도 그걸 더 좋아하더라는 걸 말입니다. 도전이 키워준 자존감과 자신감이었습니다.

두 번째 도전자는 울산동구CK치과병원 이지영 팀장님입니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다고 했습니다. 별 생각 없이 대학교에 입학했고, 졸업 후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 해고를 당했고, 그래서 또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다 운명처럼 찾아온 병원 업무. 그는 병원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전혀 모르던 분야였기에 무조건 열심히 했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했고 남들보다 늦게 퇴근했습니다. 힘들었지만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사소한 일, 하찮은 일, 쓸 데 없는 일은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오늘을 충실히 보낸 후 만나게 될 내일의 내가 궁금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그런 하루들이 쌓여 그는 성장했습니다. 딴 세상 얘기처럼 들리던 ‘도전’이라는 말 역시 한결 가까워졌습니다. 내일을 몰라 오늘에 최선을 다했던 그는 자기도 모르는 새 조금씩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2017수퍼스태프> 도전도 그런 맥락이었습니다. ‘수퍼스태프’는 병원의 성장스토리를 빚어낸 병원스태프들의 강연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병원의 마케팅팀장으로서 그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단지 매출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진짜 우리’가 아닌 ‘거짓된 우리’의 모습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건 마케터로서 해서는 안될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동구CK치과병원을 찾아주시는 분들께 우리의 ‘진심’을, ‘CK다움’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였습니다. “치과는 입 속을 봅니다. CK는 사람을 봅니다.” 수퍼스태프 강연자로 나선 그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좌중을 몰입하게 만들었던 진정성 가득한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도전이 만들어 준 보람이었습니다. 이렇게 일상의 작은 도전들이 쌓여 지금의 자리에 그가 있습니다. 이제 그의 도전은 ‘행복한 직장 만들기’라는 새로운 목표를 겨냥합니다. “물론 저도 무서워요. 두려워요. 하지만 두렵다고 피하고 싶진 않아요. 그래서 일단 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해요. 이렇게 ‘했다’는 경험들을 만들어 나가는 거죠.” 도전의 결과는 ‘성공’ 혹은 ‘실패’가 아니라 ‘경험’이라 생각하는 그입니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도전합니다. 도전할 수 있어 감사한 일상입니다.

부산세계로치과병원 김순선 전 매니저님도 도전자입니다. 그는 인정받으며 잘 다니던 병원에 사표를 냈습니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더 큰 공부를 하겠다며 혈혈단신 서울로 올라와 모 대학원 의료경영 과정에 등록을 했습니다. 이것부터가 도전입니다. 하지만 제가 주목하는 도전은 조금 다릅니다. 리더로서의 도전입니다. 예전 병원 시절, 그는 성과 지향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가 맡은 일은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성과가 났습니다. 아니, 성과를 냈습니다. 윗사람들의 신뢰와 인정은 자연스레 따라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돌아보니 그는 혼자였습니다. 외로웠습니다. 항상 결과만 따졌던 그에게 동료와 후배들은 더 이상 곁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쓸쓸히 혼자 집에 돌아와 많이 울었던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고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빼기’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병원직원들과의 소통에서 ‘나’를 뺐습니다. ‘성과’를 뺐습니다. 처음에는 ‘왜 저러나?’ 미심쩍은 눈으로 쳐다보던 동료와 후배들이 하나 둘씩 다시 돌아왔습니다. ‘나’를 빼니 ‘우리’가 되었고, ‘성과’를 빼니 ‘재미’와 ‘보람’이 되었습니다.

매니저로서 회의를 주재할 때에도 가급적 들으려 노력했습니다. 이청득심(以聽得心). 들음으로써 마음을 얻었습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사랑받는 리더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도전에 대한 응답으로 선물 같은 결과물들이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도전을 두려워합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도전을 해야 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세상의 문법에 맞춰 산다는 건 남의 생각을 대신 살아주는 것과 다를 바 없어서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아니, 정답은 많습니다. 그래서 호기심을 가져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생각’이 싹틉니다. 생각 없는 사람은 편안합니다. 주어진 상황에 맞춰 주어진 역할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생각하는 사람은 치열하고 고독합니다.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게 무리에서 떨어져 나옵니다. 그게 도전입니다.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세 사람의 삼색 도전 이야기를 펼쳐 놓은 건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나로서, 나답게 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마침 새해 첫 달입니다. 아무쪼록 올해는 모두 내 삶의 주인으로 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도전해야 주인입니다.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마케팅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 많다>,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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