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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임원 혁신이 애자일(Agile) 조직 만든다

  • 기사입력 2019.01.02 11:14
  • 기자명 신제구 교수

▶임원은 기업 조직의 꽃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임원을 꿈꾼다. 성공의 증거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임원이 되면 많이 것이 풍요로워지고 조직 생활도 여유로워진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 신제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사진=셔터스톡익숙한 표현은 아니지만 몇몇 대기업을 시작으로 ‘대(大)팀제’를 가동하고 있다. 대(大)팀제를 시행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애자일(Agile) 조직’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다.

대(大)팀제란 임원이 팀장이 되고 기존의 팀장은 PM(Project Manager)이 되어 프로젝트 실무를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임원의 일거리가 좀 더 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임원의 완전한 변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덕분에 임원은 직장인의 정점에서 이제 직장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기업은 왜 임원의 변신을 요구하는 대팀제를 선호할까? 현재 상황에 답이 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혁신(Innovation)’은 화두일 것이다. 이는 좋은 징조보단 불안 징조에 더 가깝다. 구호만 외치는 혁신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진짜 혁신을 해야 할 만큼 현실이 절박해졌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조직이 혁신이란 이름으로 팀장 이하의 혁신을 주문하고, 임원은 이를 감독하고 지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작 혁신의 주체인 동시에 객체이어야 할 임원의 역할과 책임이 빠져 있었던 셈이다. 당연히 성공했을 리 만무하다.

주인은 주문하고 임원은 지시하며 팀장만 책임지고 팀원은 움직이지 않는 지극히 불편한 혁신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것이 저성장기에 접어든 많은 조직의 생각이다. 더는 다른 방법이 없다. 문 닫지 않을 것이라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기업은 임원의 혁신이 애자일 조직을 만드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임원의 민첩함이 조직의 민첩함을 결정한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조해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건 책임감 강하고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이다. 그 중심에 임원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애자일 조직을 만들기 위한 임원의 혁신은 준비되어 있을까? 혁신은 할 만한 혁신이어야 하고 할 수 있는 혁신이어야 하며 해야만 하는 혁신이어야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본격적인 대(大)팀제 시행에 앞서 무엇이 달라지고, 또 임원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 그 해법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첫째, ‘감독’만 하던 임원에서 ‘실무’도 하는 임원으로 변해야 한다. 지금까지 임원의 역할은 개인차는 있겠지만 전략을 수립하고 지시하며 감독하는 업무가 대부분이었다. 직접 뛰기보단 점잖게 뒤편에 서서 판단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임원이 직접 행동대장이 되어 실무를 주도해야 한다. 실무를 주도하려면 실무를 잘 알아야 한다. 따라서 임원이 더 공부하고 더 고민해야 한다. 대(大)팀제 하에선 임원이 새로운 이슈를 제시하고 이를 전파하고 실행까지 해야 한다. 힘들지만 직접 해야 한다는 얘기다. 직접 하지 못하면 힘이 남아도는 후배들에게 모든 것을 양보해야 한다. 그래서 신임 임원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임원은 우선 자신의 축적된 실무능력을 점검하고 새로운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 그것도 신속하게 말이다. 이제는 임원이 직접 모든 것을 해야 하니 핑계 삼을 만한 사람도 원망할 사람도 없다. 모르는 건 후배에게 물어보고 배워야 한다. 그래야 조직과의 단절을 피할 수 있다. 불치하문(不恥下問)이란 말이 있다. 아랫사람에게 모르는 것을 묻는다 할지라도 이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라는 교훈을 담고 있는 말이다. 가혹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최종병기를 준비하기 위해 늘 학습을 해야 한다. 학습하면 덜 위험해진다.

둘째, ‘팀’ 중심에서 ‘프로젝트’ 중심의 리더십으로 전환해야 한다. 임원은 과거에 안정된 조직구조에 따라 팀 단위의 목표와 조직만 관리하면 됐었다. 즉 팀장만 통제하면 팀을 통제하는 것과 같았다. 따라서 임원의 권한범위는 넓지만, 실제적 조직관리 통제의 폭은 팀장에 국한되어 있었다. 팀원들의 역량과 현재 업무량 그리고 업무 강도 등은 임원이 아니라 팀장의 의무이고 책임이었다. 뭔가 잘못되면 팀장에게 책임을 추궁하면 됐다.

그러나 지금은 그 모든 것이 간단치가 않다. 임원은 팀장만이 아니라 참여하고 있는 모든 팀원을 파악하고 관리해야 한다. 즉 과거의 팀장과 팀원 모두를 임원이 대(大)팀장이 되어 관리해야 한다. 만약 프로젝트가 많고 팀원 수가 많다면 그만큼 임원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각 프로젝트 팀장들의 협조와 자발적 주도력이 도움이 될 것이고, 또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만, 원초적인 책임은 결국 임원에게 있다. 이런 상황에선 임원 리더십의 폭이 조직 전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리해야 할 조직의 규모가 커진 만큼 임원은 공정성과 균형감을 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셋째, ‘정기 점검’보단 ‘수시 점검’을 통해 틈새를 관리해야 한다. 지금까진 변화의 속도가 완만하고 인내할 수 있는 변화라면 문제가 있다 해도 정기적인 회의나 보고를 통해 점검하고 보완만 해도 치명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기적인 점검을 초월해 수시로 일과 사람을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한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먼저 점검하고 프로젝트 과정을 꼼꼼히 수정하고 보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리더가 실패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틈새 관리’의 실패다. 그럴 경우 프로젝트도 실패하고 리더도 실패한다. 특히 동일한 이유로 동일한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 조직은 냉정해졌고 기회는 귀해졌다. 그래서 한번 무너지면 재기하기 힘든 게 요즘의 현실이다.

긴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불필요한 일들은 가차 없이 제거해야 한다. 앞으론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를 임원이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프로젝트 리더에게 권한도 부여해야 하고 함께 협의도 해야 하며 팀원들 관리도 해야 한다.

그 밖에도 부정적인 정보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임원에게 보고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부정적인 정보가 의사결정자에게 가장 늦게 전달되는 조직이 가장 먼저 망한다고 한다. 이 모든 일은 임원이 혼자서 할 수 없고, 또 혼자해서도 안 된다. 수시로 만나서 수시로 점검하고 수시로 수정하고 수시로 보완해야 한다. 그 누구도 막연하게 믿어선 안 된다. 임원이 직접 챙겨야 한다.

이처럼 대(大)팀제 실행과 임원의 혁신 리더십, 그리고 애자일 조직의 실현 사이에는 커다란 상관관계가 있다. 임원의 변신마저 강요되는 현실이라면 어쩌면 쓸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된 것이다. 더 이상의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임원의 혁신이 애자일 조직을 만드는 ‘신의 한 수’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임원께 격려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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