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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미구엘 파트리시오 AB인베브 CMO 인터뷰

맥주왕국의 특급 마케터

  • 기사입력 2018.12.10 14:19
  • 최종수정 2018.12.10 15:26
  • 기자명 하제헌 기자

▶ AB인베브는 전 세계에 맥주 브랜드 500개를 거느리고 있는 ‘맥주왕국’이다. 한국에선 오비맥주가 AB인베브 왕국에 둥지를 틀고 있다. 얼마 전 AB인베브의 주요 인물이 오비맥주를 방문하기 위해 내한했다. AB인베브에서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미구엘 파트리시오 CMO다. 한국 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먼 길을 날아온 미구엘 파트리시오를 포춘코리아가 만났다. 그는 한국이 무척 중요한 시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미구엘 파트리시오 AB인베브 CMO. 사진 차병선 기자.
미구엘 파트리시오 AB인베브 CMO. 사진 차병선 기자.

 

풍성한 턱수염을 기른 미구엘 파트리시오가 오비맥주 본사 사무실로 들어왔다. 중국 상하이를 떠나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인터뷰를 위해 곧바로 달려온 참이었다. 그는 기자를 보자 어깨를 으쓱 추켜 올리며 말했다. “한국에 이틀 머물다가 내일 저녁 뉴욕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한국에는 스무 번 정도 방문한 것 같아요.” 아주 빠듯한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명함을 건넸다. 이름 아래 ‘CMO(Chief Marketing Officer)’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전 세계 맥주 시장을 장악한 글로벌기업 AB인베브에서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다는 이름표였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를 포함해 50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1위 맥주회사다. 미구엘 파트리시오는 엄청나게 많은 브랜드, 그것도 소비자와 1대 1로 접촉해야 하는 브랜드를 모두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일단 그가 서울을 찾은 이유가 궁금해 질문을 던졌다. 미구엘 파트리시오는 “오비맥주가 내년에 펼칠 마케팅 계획을 논의하고, 그것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며 “AB인베브에게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 중 한 곳”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

AB인베브는 2014년 58억 달러를 주고 오비맥주를 재인수했다(이 과정은 조금 복잡하다. 박스 기사에 자세한 이야기를 담았다). AB인베브는 매년 1억 달러 정도를 한국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파트리시오 CMO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오비맥주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앞으로 3년 간 연구개발, 영업, 마케팅, 시설 확충 등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미래를 선도할 지역은 아시아 지역입니다. 우리가 서구와 유럽시장에만 집중한다면 중요한 트렌드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아시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나라가 일본이었다면, 지금은 한국과 중국입니다. 우리는 미래 상황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서 한국 시장 트렌드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 케이팝을 비롯해 패션, 음식 등 전파력 강한 문화를 가지고 있죠. 저는 오늘 저녁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있는 펍에 가볼 계획입니다. 한국 소비자들이 어떤 문화를 소비하는지를 아는 건 맥주 비즈니스에 도움이 됩니다. 우리에게 오비맥주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AB인베브는 한국에서 생산하는 맥주 중 10%를 수출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생산하는 카스가 수출품이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카스는 한국 맥주시장 시장점유율 1위(2017년 기준. 45.8%)를 차지하고 있다. 카스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또 다른 수치도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칸타 밀워드 브라운(KMB)이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간 전국 성인 2,405명(만 19세 이상 55세 이하)을 대상으로 진행한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카스는 43.3% 지지를 얻어 가장 선호하는 맥주 브랜드로 꼽혔다. 특히 20대 응답자 722명 중 44.8%가 카스를 가장 좋아한다고 응답해 평균 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이쯤에서 궁금한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한국 맥주는 왜 맛이 없는가’였다. 한국 맥주에 대해 ‘싱겁다, 특징이 없다’ 같은 평가를 내리는 소비자들이 많은 건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맥주왕국에서 온 특급 마케터가 내놓는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을 듣던 그는 긴 답변을 들려주었다. 어쩌면 그가 준비하고 있던 예상질문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트리시오 CMO는 이렇게 말했다. “카스는 신선함이 특히 뛰어난 맥주입니다. 굉장히 가볍고 음용감이 좋은 페일 라거(홉의 쓴 맛과 향을 감소시키고, 맥아의 단맛을 줄여 대중 기호에 맞춘 깔끔하고 담백한 맥주)죠. 가볍게 여러 잔을 시원하게 즐기는 상황에 특화된 맥주입니다. 누군가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가 무엇이냐고 내게 묻는다면, 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날씨가 덥거나 바비큐를 먹을 때는 ‘버드와이저’나 ‘카스’처럼 가벼운 라거 맥주를 선호합니다. 추운 겨울 벽난로 앞에서 진한 음식과 함께 마신다면 ‘레페’ 같은 애비에일 맥주(수도원에서 만들어 마시던 진한 맥주)나 ‘구스IPA’같은 IPA(홉 함량이 높고 도수가 높은 맥주) 맥주를 마실 겁니다. 어떤 것이 더 뛰어나다기보단 상황에 따라 잘 어울리는 맥주가 다르다고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전 카스를 정말 좋아합니다. 어떤 맥주보다 신선하고 상쾌하고, 또 한국식 바비큐와도 굉장히 잘 어울리거든요.”

파트리시오 CMO는 가벼운 느낌의 라거 맥주를 만드는 것이 맛과 향이 진한 맥주를 만드는 것보다 조금 더 어렵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진한 맥주는 맥아나 홉 같은 원료로 맛을 내고 조절할 수 있지만, 가벼운 맛의 라거 맥주는 향이 진하거나 맛이 강하면 이상적인 맥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여러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어렵기 때문에 제조과정이 까다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맥주 시장 성장세는 계속된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 외에도 다양한 맥주 브랜드를 한국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시카고 스타일 크래프트 맥주 ‘구스 아일랜드’, 봄 한정 체리맛 맥주 ‘호가든 체리’, 겨울 시즌에만 맛볼 수 있는 ‘호가든 유자’, 여름 대표 과일 레몬이 함유돼 상큼한 맛을 내는 ‘호가든 레몬’ 등 독창적이고 다양한 계절 제품을 선보여왔다. 그 외에도 맥주의 제왕 ‘버드와이저’, 벨기에 프리미엄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 새로운 프리미엄 다크 비어 ‘레페 브룬’, 가장 사랑 받는 멕시코 맥주 ‘코로나’ 등 고급 브랜드를 내놓아 한국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프리미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글로벌 맥주시장의 중요한 변화다. ‘적게 마시지만 잘 마시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늘어남에 따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맥주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파트리시오 CMO는 AB인베브 역시 지난 4년 동안 제품 프리미엄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 결과 회사 수익성도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40퍼센트 정도 마진이 남았습니다. 5년전만 해도 한국 소비자들은 주로 카스나 다른 경쟁사 맥주를 마셨지만, 지금은 카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맥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한국시장에서도 프리미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죠.”

현재 AB인베브의 전체 매출액은 55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파트리시오 CMO는 세계 맥주 시장규모가 2020년까지 매년 성장해 약 6,88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B인베브는 이런 큰 시장에서 30%에 달하는 점유율을 갖고 있다.

AB인베브는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 규모를 키우고 성장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던 버드와이저는 AB인베브가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한 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멕시코 코로나, 벨기에 스텔라 아르투아와 호가든, 미국 구스 아일랜드도 버드와이저와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다.
 

드와이저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 AB인베브 제공.
AB인베브 직원이 맥주 발효 탱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AB인베브 제공.

일부에선 수제맥주처럼 소규모 공방 식으로 제작되던 맥주들이 큰 회사에 매각돼 자신만의 색깔을 조금씩 잃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이런 시각에 대해 파트리시오 CMO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설명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저희는 기업과 사람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수한 회사의 개성을 살리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인수할 때 저희가 항상 내거는 조건은 창립자 철학을 포함해 수제맥주 정신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케팅이나 제품 개 발은 그 쪽에서 하도록 일임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도와주는 분야는 구매나 물류, 재무, 품질 정도입니다. 각 브랜드들이 가진 독창성은 훼손되지 않고 계속 유지되고 있어요.”

AB인베브는 미국 시장에선 캔으로 된 와인과 차도 판매하고 있다. 남미에선 탄산음료를 판매하고 있고, 미국에선 에너지 음료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AB인베브는 와인이나 스피릿(증류주) 같은 제품으로 주종을 더 확장하지는 않을까? 파트리시오 CMO는 이에 대해 일정 정도 선을 그었다. “맥주를 제외한 제품이 저희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퍼센트 정도 됩니다. 우리에게 맥주는 여전히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에요. 저희는 맥주 사업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미구엘 파트리시오 CMO의 마케팅 철학

미구엘 파트리시오는 20여 년 전 맥주업계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 전에는 존슨앤드존슨, 코카콜라, 필립모리스 등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오랫동안 마케팅 업계에서 잔뼈가 굵어온 베테랑이다. 그렇다면 그는 전문가로서 어떤 마케팅 철학을 갖고 있을까. 파트리시오 CMO는 이렇게 설명했다. “저는 마케팅에서 ‘창의성’, ‘속도’, ‘기술(트렌드 선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5년 전 만해도 마케팅은 매우 쉬웠습니다. 사람들은 30초짜리 TV 광고를 즐겨 봤고, TV로 광고 보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TV를 많이 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령 본다 해도 광고에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요점을 말하자면, 환경이 이렇게 변하다 보니 마케터에겐 점점 더 창의성이 많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야 하니까요. 그런 까닭에 마케팅이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
 

미구엘 파트리시오 CMO. 사진 차병선 기자.

맥주는 대체제가 다양한 상품이다. 파트리시오 CMO는 ‘마케팅은 궁극적으로 매출 증대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소비자가 다른 주종보다 맥주를 더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땐, 소통이 좀 더 빠르게 이뤄져야 하고 또 사람들이 화제로 생각하는 것과 관련된 내용이 다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창의성이 중요합니다. 좋은 마케터들과 그렇지 않은 마케터들을 구분하는 것도 그 ‘창의성’에 달려 있습니다. 소비자를 브랜드에 몰입시키게 하기 위해선 문화적으로도 연관이 깊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최신 콘텐츠도 필요합니다. 오늘 트위터에서 이야기한 내용이 내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스토리와 관련된 역할을 해야 시장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맥주 사업은 지속가능성과 관련이 깊은 비즈니스다. 맥주 원료인 보리, 홉, 물이 좋은 상태로 꾸준히 공급돼야 최고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AB인베브는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회사다. 2025년까지 회사가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의 100퍼센트를 신재생 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파트리시오 CMO는 말한다. “수질 오염을 최소화 할 수 있게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희 AB인베브는 수 십만 명에 달하는 농부들에게 첨단기술을 제공하고, 최고의 씨앗을 만들 수 있는 노하우 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맥주는 패키징 부분에서도 지속가능한 재료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대부분 회수할 수 있는 병을 사용하고 있고, 또 알루미늄캔은 95퍼센트 이상을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파트리시오 CMO는 ‘맥주가 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맥주는 사람들을 한데 불러 모으는 역할을 하죠. 사람들과 어울릴 땐 맥주가 필요합니다. 오렌지주스를 마실 땐 친구를 부르지는 않지만, 맥주를 마시고 싶을 땐 친구들을 부르지 않습니까?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겐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파트리시오 CMO는 AB인베브가 한국 경제 구성원으로서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약속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맥주는 우리 삶과 경제에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맥주산업 관련 총생산 및 경제효과가 4조2,000억 원, 취업유발 인원이 약 2만 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어요. 그만큼 국가와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죠. 자, 이제 저희 오비맥주 직원들을 만나볼 시간이네요. AB인베브와 오비맥주는 한국 사회에 의미 있는 공헌을 하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AB인베브 인수합병 역사

30년 AB인베브 역사는 M&A 과정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전 세계인의 입맛을 맞추는 것이 이 회사 성장 전략이다.

AB인베브는 브라질의 조그만 투자은행(IB) ‘가란치아’에서 태동했다. 브라질 출신으로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조르지 파울루 레만이 1971년 가란치아를 설립했다. 그 후 마르셀 에르만 텔레스와 카를로스 알베르투 시쿠피라가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가란치아가 처음 인수한 맥주회사는 브라질 업체 ‘브라마(Brahma)’였다. 1989년 브라마를 6,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레만, 텔레스, 시쿠피라는 1998년 가란치아를 크레디트스위스에 매각했다. 이들은 이때 챙긴 매각 대금으로 사모펀드 ‘3G캐피털’을 세워 본격적인 기업 인수합병에 뛰어들었다. 브라마는 1999년 브라질 대형 맥주회사 ‘안타티카’를 인수한 뒤, 두 회사를 ‘암베브(Ambev)’로 합병했다. 이 거래는 브라질 역대 최대 규모 합병이었다.

그러다 2004년 사명을 암베브에서 ‘인베브(Inbev)’로 바꿨다. 벨기에 맥주회사 ‘인터브루(Interbrew)’와 합병을 했기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빅딜’이었다.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맥주로 유명한 인터브루는 벨기에 1위 맥주회사였다. 그 결과 인터브루가 인수했던 캐나다 ‘라바트(Labatt)’, 미국 ‘롤링록(Rolling Rock)’, 독일 ‘벡스(Beck’s)‘ 등 맥주 브랜드들이 모두 AB인베브의 한 식구가 됐다.

그 후 2008년 인베브는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미국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Anheuser-Busch)‘를 520억 달러에 인수했다. 두 회사가 AB인베브로 합병되면서, 단숨에 세계 1위 맥주회사로 부상했다. 이때 인베브는 합병회사 사명에 AB(Anheuser-Busch)를 남겨둬 미국인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았다.

AB인베브의 M&A는 그 후에도 그칠 줄을 몰랐다. 2013년 멕시코 최대 맥주회사 그루포 모델(코로나 브랜드 소유)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AB인베브가 그루포 모델 지분을 완전 인수해 세계 맥주 브랜드 절대 강자라는 지위가 더욱 공고해졌다. 그 이듬해인 2014년에는 국내 1위 맥주 회사 오비맥주까지 재인수(박스기사 ’오비맥주 소사‘ 참조)해 국내 맥주시장에도 강하게 뿌리를 내렸다.

AB인베브는 2015년 1,03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고 세계 맥주 업계 2위 사브밀러까지 인수했다(사브밀러도 M&A로 만들어진 맥주회사였다. 2002년 ’SAB(South African Brewery)‘가 미국 ’밀러(Miller)‘를 인수해 사브밀러가 탄생했다). AB인베브는 사브밀러 인수로 세계 1위 자리를 더 굳건하게 만드는 한편 그 동안 시장점유율이 밀렸던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 2010년엔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도 인수했다. 2013년에도 ’투자 귀재‘ 워런 버핏과 함께 230억 달러를 들여 케첩으로 유명한 식료품 제조업체 하인즈까지 사들였다. AB인베브는 현재 500개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1위 맥주

회사이자 5대 소비재 회사로 성장했다.

◇오비맥주 소사(小史)

오비맥주 역사는 1952년 두산상회가 동양맥주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1995년 3월 동양맥주는 회사명을 자사 맥주 브랜드인 오비맥주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1999년엔 국내 3위 맥주기업인 카스를 인수했다.

1998년 두산그룹은 구조조정 일환으로 당시 세계 4위 맥주회사인 벨기에 인터브루(2008년 AB인베브로 합병)에 지분 50%와 경영권을 매각했다. 이어 2001년에 오비맥주 잔여 지분 50% 중 45%를 추가로 인터브루에 매각했다.

그 후 2004년 인터브루를 합병한 AB인베브는 2009년에 오비맥주를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에 18억 달러에 매각했다. AB인베브가 2008년 미국 안호이저-부시를 매입하면서 과다하게 높아진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오비맥주를 매각한 것이었다. 그러나 AB인베브는 2014년 KKR로부터 오비맥주를 다시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58억 달러였다. 당시 AB인베브는 아시아·태평양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오비맥주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오비맥주는 AB인베브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국내 맥주시장 1위를 수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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