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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 선정 미래 유망기업 50] 17위 셀트리온

역발상·R&D 투자로 초고속 성장
세계 톱10 바이오기업 도전한다

  • 기사입력 2018.12.10 13:55
  • 최종수정 2018.12.10 15:19
  • 기자명 하제헌 기자

▶셀트리온이 미국 포춘이 선정한 ‘미래 유망기업 50(Furture 50)’ 17위에 올랐다. 셀트리온은 2009년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 램시마를 개발한 이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셀트리온의 현주소와 미래 전략을 살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셀트리온 램시마는 2016년 해외수출 누적 수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업계 최초 사례로 기록됐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램시마는 2016년 해외수출 누적 수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업계 최초 사례로 기록됐다. 셀트리온 제공.

흔히 제약·바이오 산업은 ‘꿈을 먹고 성장한다’고 이야기한다. 새로운 혁신 의약품 개발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만약 성공하면 단번에 돈방석에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이런 바이오 산업의 꿈을 현실로 이뤄낸 주인공이다. 셀트리온은 2002년 설립 때부터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올인했다. 당시만 해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은 일종의 신기루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16년이 지난 2018년 현재, 셀트리온은 놀랍게 성장해있다.

포춘이 선정한 미래 유망기업 50은 시장 잠재력과 그 잠재력을 실행할 수 있는 기업 능력을 각각 절반씩 반영해 순위를 매겼다. 셀트리온은 시장 잠재력 부문 지수 1.4점, 기업 능력 부문 지수 2.2점을 기록해 총점 3.6점을 기록했다. 종합 순위는 17위다.

이번에 선정된 미래 유망 기업 50곳 중 제약·바이오 산업군에 속한 곳은 셀트리온(17위)을 포함해 버텍스 제약(7위), 항서제약(18위), 일루미나(36위), 삼성바이오로직스(47위) 등 5곳에 불과하다. 셀트리온은 이들 중 버텍스 제약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 최대 제약기업 항서제약을 따돌린 건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잠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전통 제약 산업을 웃도는 성장률을 앞세워 헬스케어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반(Frost&Sullivan)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40억 달러에 불과했던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34.9%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3년 매출액 2,262억 원, 영업이익 998억 원에 불과했던 셀트리온도 지난해 매출액 9,491억 원, 영업이익 5,220억 원을 올리며 매출 1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은 40%를 넘고 있다. 미국 포춘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셀트리온이 앞으로 연평균 25%씩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셀트리온의 성장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3총사인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가 주도하고 있다. 램시마는 2009년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류머티즘관절염과 염증성장질
램시마. 셀트리온 제공.
환 치료제로 다국적제약사 얀센이 판매중인 오리지널 약 ‘레미케이드’를 복제했다. 레미케이드와 효능과 안전성은 같지만 가격은 15%가량 저렴하다. 2012년 국내에서 품목 허가 승인을 받은 데 이어 2013년 국내 의약품 중 최초로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시판 승인을 받아 2015년부터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

트룩시마. 셀트리온 제공.
트룩시마는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치료제로, 셀트리온이 두 번째로 내놓은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널 약은 로슈가 판매하는 ‘맙테라·리툭산’이다. 2016년 11월 국내 식약처 판매 승인 후 지난해 2월 EMA에서 판매 허가를 받아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

허쥬마. 셀트리온 제공.
허쥬마는 유방암·위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다. 오리지널 약은 제넨텍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허셉틴’이다. 허쥬마는 지난해 12월 EMA로부터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셀트리온 측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시장 선도자)’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는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며 “트룩시마는 2017년 6월, 허쥬마는 2017년 7월에 FDA 허가 신청을 마쳤다”고 밝혔다(2018년 11월 28일(미국 현지시각) FDA는 트룩시마 판매를 허가했다. 트룩시마의 미국 판매는 글로벌제약사 테바가 담당한다).

회사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서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연구개발(R&D) 인력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이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셀트리온은 국내 10대 제약사(매출액 기준) 가운데 R&D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2,270억 원이었다(매출액 9,491억 원의 24.4%). 셀트리온 전체 인력 1,500여 명 가운데 3분의 1이 연구·개발직으로, 석박사 학위 보유자만 3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퍼스트 무버 자리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약품은 일단 사용하기 시작하면 중간에 안전성이나 유효성 문제가 없는 이상 바꾸기 쉽지 않은 만큼, 퍼스트 무버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 그동안 셀트리온은 퍼스트 무버 효과를 톡톡히 봐왔다. 특히 유럽에서 퍼스트 무버의 강점을 내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글로벌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램시마는 유럽에서 점유율 54%를 기록했다. 트룩시마도 출시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32%를 달성할 정도로 굳건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 시장 전망도 밝다. 2016년 미국에서 출시된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는 올 상반기 매출액 1,32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48억 원) 대비 195% 늘어난 수치다. 현재 FDA 심사가 진행 중인 허쥬마의 최종 승인도 연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램시마, 트룩시마 등 주력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허쥬마까지 판매에 돌입할 경우 셀트리온의 외형 성장은 더욱 가파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허쥬마는 FDA에 추가보완 자료를 제출한 상태여서 올해 안에

FDA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을 것”이라며 “유럽시장보다 규모가 2배 가까이 큰 미국시장을 선점하면 중장기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셀트리온의 성공 비결은 ‘신약 개발→생산→판매’라는 일반적인 사고를 반대로 뒤집은 ‘역발상’이다. 셀트리온은 돈을 먼저 벌고 신약 개발은 나중에 그 돈으로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약 개발은 해마다 수천억 원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인천시 송도에 있는 셀트리온 연구소 모습.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2002년 미국 제넨텍이 자회사 백스젠을 통해 개발하고 있는 에이즈 백신의 위탁생산 사업을 따냈다. 그 후 외부 투자를 받아 송도에 5만ℓ 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세운 것이 지금의 셀트리온 1공장이다(셀트리온은 현재 인천 송도에 1공장 외에도 9만 리터 규모의 2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공장을 100% 가깝게 돌리면서 외부 위탁생산도 하고 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에이즈 백신 최종 임상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제넨텍의 기술을 그대로 전수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 2005년에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BMS)로부터 관절염 치료 바이오의약품 아바타셉트 위탁생산 계약을 따냈다. 10년 동안 연간 2,000억 원어치 의약품을 생산하는 총 2조 원 규모의 대규모 계약이었다. 셀트리온은 위탁생산에서 번 돈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투자했고, 그 결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현재 셀트리온은 위탁개발생산(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Organization·CDMO)을 통해 신약을 개발한다는 경쟁력 강화 구상을 하고 있다. 위탁개발생산은 위탁개발(CDO)과 위탁생산(CMO)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이다. 다른 회사 신약을 초기 단계부터 맡아 대량 생산해주는 사업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바이오행사인 ‘바이오USA’에서 위탁개발생산 사업 개시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위탁개발생산은 현재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신약 개발이 점차 분업화하면서 신약 개발에만 역량을 집중하고 세포주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위탁하는 방식이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기업인 스위스 론자나 독일 베링거인겔하임도 위탁개발생산사업을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부터 위탁개발생산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 CDMO는 일반적인 바이오 CDMO와는 다소 다르다.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연구기관 및 바이오테크와 신약 개발 파트너링을 체결하고, 양사간 협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바이오 신약을 상업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파트너 업체는 신약 개발 전 과정에서 (우리) 회사의 축적된 바이오의약품 개발 노하우를 지원받을 수 있다”며 “협의를 거쳐 회사와 개발비용을 분담하거나 우리에게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자사 보유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류머티즘 관절염·염증성 장질환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유방암, 림프종, 심혈관계 질환 분야의 신약 후보물질을 먼저 검토한 뒤 점차 적응증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걸어온 역사는 그 자체로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도전사다. 모든 역량을 집중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게 바이오 산업 특성이지만, 20년도 채 안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굳혔다. 앞으로 셀트리온은 지속적인 성장 구조 정착을 위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등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기반으로 사업전략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로 이어지는 퍼스트 무버 제품군과,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수년 내 가시화 될 것으로 기대되는 다양한 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톱 10’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강력한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용어정리

◇바이오시밀러: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해 동등한 품질로 생산한 의약품을 지칭한다. 화학구조가 같은 복제약(제네릭)과 달리,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비슷한 단백질 구조로 유사한 약효를 내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라고 부른다. 개발에 1조 원 넘게 드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개발비(2,000억~3,000억 원)가 상대적으로 낮다. 30~40% 낮은 가격이 경쟁력이다.

◇항체 바이오시밀러: 몸속에 있는 항체처럼 병을 유발하는 ‘원인 단백질’을 무력화시키는 항체의약품의 복제약이다. 항체의약품은 특정 단백질에만 반응하기 때문에 효과가 뛰어나고 화학의약품에 비해 부작용도 적다.

◇항체의약품: 인체가

암 같은 질병에 걸리면 발병 부위 세포의 단백질은 모양과 구조가 이전과 전혀 달라진다. 항체의약품은 달라진 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식하고 요철 모양이 맞물리듯 딱 달라붙어 세포를 정상으로 돌려놓는다. 특정 단백질에만 반응하기 때문에 효과가 좋다. 전신에 퍼지는 화학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 제대로 된 항체의약품 하나만 보유해도 단숨에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 유전자 재조합·세포 배양처럼 생명체 특성을 이용해 제조한 의약품. 화학물질을 합성한 합성의약품보다 약효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 분자구조가 복잡해 고도의 생명공학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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