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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 선정 미래 유망기업 50 | 47위 삼성바이오로직스

테슬라·페이스북보다 높은 미래가치 평점
상폐 위기 속 성장 잠재력 인정 받았다

  • 기사입력 2018.12.03 10:20
  • 최종수정 2018.12.03 10:22
  • 기자명 김타영 기자

▶회계 부정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포춘이 선정한 ‘미래 유망기업 50(Furture 50)’ 47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명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포춘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테슬라나 페이스북보다 더 높은 미래 성장가치 평점(시장 잠재력+기업 능력)을 줬다. /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본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다.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11월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관련 의혹에 대해 ‘고의적인 회계기준 위반’으로 결론짓고 법인 검찰 고발, 과징금 80억 원 부과, 대표이사 해임 권고 등을 의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즉시 거래 정지됐고,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까지 받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 결론에 불복, 행정소송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번에 ‘미래 유망기업 50’을 선정·발표한 미국 포춘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 미국 포춘은 대략적인 상황 설명과 함께 검찰 고발까지 언급했다. 그럼에도 미국 포춘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47위로 선정했다. 미래 유망기업을 선정하는 만큼 현재의 위기 상황보단 미래 성장 가치에 더 무게를 뒀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리스트에선 47위 삼성바이오로직스부터 48위 테슬라, 49위 페이스북, 50위 제이디닷컴까지 4개 기업이 모두 소송이나 규제 당국과의 갈등을 겪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재미있는 건 이들 4개 기업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가치 평점(Furture 50 Score)이 6.3점으로 제일 높았다는 점이다. 미래 성장 가치로만 따지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 유명한 테슬라(5.5점)나 페이스북(4.7점)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어떤 면이 높은 미래가치 평점을 받게 한 것일까?

◆ 초고속 사업 진행

사람들은 흔히 삼성전자를 현재 일류기업으로 도약시킨 비결로 ‘초격차 전략’을 꼽곤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전자의 초격차 DNA가 그대로 녹아든 기업이다. 삼성전자 신사업팀의 김태한 부사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로 발탁되는 등 주요 임직원들이 삼성전자 출신일 뿐만 아니라 경영 전략 역시 초격차와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말한다. “저희가 바이오, 그리고 CMO(ContractManufacturing Organizations·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인구 고령화와 의학 기술 발달을 계기로 고성장이 예상되는데다, 반도체·화학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제조 경쟁력을 입증해온 삼성그룹 배경을 고려하면 빠른 시간 내에 원톱 자리로 올라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초격차 DNA 덕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결정과 진행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빨리 진행됐다. 2010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바이오 사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지 채 1년이 안 된 2011년 2월, 삼성그룹은 바이오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두 달 후인 4월 첫 이사회를 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사명을 정했고, 다시 한 달 후인 5월엔 인천 송도에 3만 리터 규모의 1공장 착공식을 열 정도로 빠르게 사업을 전개했다.

수주도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2013년 7월 글로벌 바이오제약 톱 기업 중 하나인 미국 BMS사와 첫 생산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고, 같은 해 10월에는 스위스 로슈사와도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초반 글로벌 톱 기업들과의 잇단 계약 체결로 이후 수주는 순풍에 돛단 듯 매끄럽게 진행됐다.

2013년 1공장이 성공적으로 생산에 들어가고 수주가 잇따르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3년 9월 2공장 착공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1, 2공장 생산 라인이 다시 포화 상태에 이르자 곧바로 3공장 설립을 시작했다. 3공장은 지난해 11월 완공돼 올해 10월 1일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 2, 3공장 규모를 다 합치면 총 규모가 36만 2,000리터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공장 설립 첫 삽을 뜬지 불과 6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규모를 갖춘 셈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처럼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던 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막대한 시장 규모와 성장 잠재력이 고려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약시장 전문 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 Evaluate Pharma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처방약 및 일반의약품 시장 규모는 8,250억 달러였다. 그중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80억 달러로 전체 의약품시장의 25%를 차지했다. 현재 우리나라 주력 수출업종인 메모리반도체 세계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1,240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68배나 큰 시장이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성장 잠재력도 엄청나다. 2010년 1,240억 달러였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해 올해 2,300억 달러 규모를 바라보고 있다. 이벨류에이트파마의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향후에도 연평균 9% 성장을 기록해 2024년에는 시장 규모가 3,8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체 의약품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매년 크게 늘어 2010년 17%에서 2016년 24%로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이 비중이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매출 상위 100대 의약품에서는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상위 100대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0년 32%에서 지난해 49%로 급증했고, 2024년에는 5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인 초대형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의 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7년 글로벌 상위 10대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은 7개였으며, 같은 기간 1위를 차지한 애브비 AbbVie의 휴미라 Humira 매출액은 무려 189억 달러에 달했다. 시장 잠재력 측면에서 삼성그룹의 바이오의약품 산업 진출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 과감한 결단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빠른 사업 진행을 뒷받침한 또 다른 배경은 과감한 결단력이다. 바이오의약품 업계에서 ‘삼성’이란 브랜드 효용도가 낮다는 점과 이 산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생산경험, 즉 트랙 레코드가 없다는 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탄생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과감히 삼성바이오로직스 설립을 밀어붙였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친 덕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과감한 결단력을 기업문화의 한 축으로 갖는 무형의 가치까지 얻을 수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과감한 결단력은 공장 증설 과정에서도 큰 빛을 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공장 건립 땐 바이오의약품 공장 건설 경험이 없고 수주 확신도 없었기 때문에 업계 평균 수준인 3만 리터 규모로 공장을 설계했다. 하지만 2공장 땐 업계 최대 수준인 9만 리터 규모로 짓겠다고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9만 리터 규모의 2공장 계획을 15만 리터로 변경했다. 대부분의 바이오의약품기업들은 단일 공장 규모가 9만 리터를 넘어가면 오히려 생산 효율이 떨어진다며 9만 리터를 바이오 공장 규모 최대치로 보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1공장 건설로 관련 경험을 쌓았고 수주에서도 자신감이 붙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설 계획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공장 설계 과정에서 9만 리터를 넘어도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바이오의약품 산업에 진출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기업이 9만 리터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공장을 건설한다는 발표에 업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일부 업체들은 직접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하는 등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바이오의약품업계의 우려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공장을 훌륭하게 완공해냈다. 2공장은 단순히 규모에서만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었다. 기존 바이오의약품 산업에서 볼 수 없었던 신기술을 적용해 공정기간을 동종업계 대비 40% 짧은 29개월로 단축시켰으며, 리터당 투자비도 동종업계 대비 절반 이하로 절감했다. 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제조경쟁력을 쌓아온 삼성그룹의 노하우가 적극 반영된 덕분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장 증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3공장은 2공장보다 규모를 3만 리터 더 늘린 18만 리터로 설계했다. 2공장의 성공을 본 바이오의약품업계는 더 이상 놀라지 않았다. 3공장은 2017년 11월 완공해 2018년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단숨에 세계 1위 CMO 기업으로 발돋움시켰다.


◆ 새로운 목표

이런 양적·질적 성장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11월 화려하게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이 평가돼 해외기관투자자 초과 청약이 17배를 기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상장폐기 위기 속에서도 외국인 지분율이 10%에 달하고 있는 건 그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래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 성장 가치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이런 예상은 현재까지 보여준 퍼포먼스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밝히고 있는 향후 전략에 기인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0월 시장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현재 바이오의약품 CMO에 집중하고 있는 비즈니스 전략을 발전시켜 중장기적으로 CDMO(Contract Development Manufacturing Organization·항체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과 위탁생산을 함께 일컬음)와 바이오벤처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임상시험 수탁기관) 사업으로 확대할 것이라 공표했다. 이는 현재 의약품 위탁생산이라는 과정을 확대해 세포주 개발이나 분석 같은 초기 단계부터 완제품 생산 및 해외진출까지 아우르는 ‘플랫폼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대폭 확장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특유의 빠른 실행력을 앞세워 이미 상당 부분 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CMO 기업 중 세계 최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자신감을 바탕으로 11월 현재까지 24개 제약사와 총 33종 제품의 CDMO 계약을 체결했고, 관련 분야 품질경쟁력 척도라 할 수 있는 글로벌 제조승인도 19건이나 획득한 상황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회사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저희는 더 빨리,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좋은 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25% 수준인 CMO 생산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합니다. 저희 같은 전문 CMO 기업의 존재 덕분에 기존 글로벌 제약사들이 제품 생산을 위해 공장을 추가 건설하지 않아도 되고, 또 생산시설이 없는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신뢰하고 생산대행을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단순히 CMO 챔피언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판을 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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