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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홈쇼핑의 신성장동력은 벤처투자?

  • 기사입력 2018.12.03 10:12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유통 컨버전스 시대의 도래로 유통채널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혀 새로운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통업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벤처투자업계 큰손으로 떠오른 GS홈쇼핑 이야기다. /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에 위치한 GS홈쇼핑 강서N타워. 사진=GS홈쇼핑
TV홈쇼핑과 벤처투자. 왠지 어색해 보이는 이 조합으로 최근 GS홈쇼핑이 주목받고 있다. 2011년 영화평 데이터 수집·관리 스타트업 버즈니 투자를 시작으로 올해 9월 IoT기반 반려동물 용품 개발 스타트업인 바램시스템 투자에 이르기까지 GS홈쇼핑이 7년 동안 직간접 투자한 벤처기업 수만 400여 개(투자금액 2,8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벤처투자업계 큰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장은 GS홈쇼핑의 벤처투자를 두고 ‘새로운 투자 포인트’ 같은 표현을 써가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홈쇼핑사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는 해석이 주류를 이룬다. GS홈쇼핑 역시 벤처기업 투자를 신성장동력 발굴의 일환으로 생각하며 최근 투자를 더욱 확대하는 모양새다. 시장 일각에선 ‘모바일 커머스사’로 성공적인 전환 과정(GS홈쇼핑은 올해 2분기부터 모바일 채널 취급고가 TV채널 취급고를 추월해 제1 채널이 모바일로 바뀌었다)을 밟고 있는 GS홈쇼핑이 전문 벤처투자기업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 2014년은 벤처투자 원년?

GS홈쇼핑의 벤처투자 내역은 실적보고서 내 타법인 출자 현황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GS홈쇼핑의 벤처투자는 2011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GS홈쇼핑이 ‘벤처투자=신성장동력’이라는 자각을 하고 투자를 시작한 건 2014년부터였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말한다. “이전에도 벤처투자에 관심이 있었고 또 실제로도 투자를 진행했지만 전담 조직과 담당 임원이 생긴 건 비교적 최근인 2014년의 일입니다. 새로 생긴 전담 조직은 대부분 외부에서 수혈된 전문 인력으로 구성했습니다. 공을 많이 들인 조직이죠. 뭔가 제대로 해보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습니다.”

2014년은 GS홈쇼핑에게 대단히 특별한 한 해였다. TV 채널 취급고가 사상 최초로 역신장을 기록한 원년이기도 했지만, ‘모바일 퍼스트’ 선전포고로 침체된 업계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어 존재감을 키웠고, 실제 모바일 커머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2018년 현재 채널 포트폴리오 조정 성과를 만든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2014년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했던 한 해였다.

모바일 퍼스트 선전포고에 가려 특별히 눈에 띄진 않았지만, 같은 시기 GS홈쇼핑은 신성장동력으로 벤처투자를 함께 준비하고 있었다. 이 시기에 GS홈쇼핑이 벤처투자에 매력을 느끼게 된 계기는 2011년 10억 원을 들여 투자한 벤처기업 버즈니가 GS홈쇼핑과의 협업으로 성과를 냈기 때문이었다. 버즈니는 영화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 스타트업이었지만, GS홈쇼핑과의 협업을 통해 사업 모델을 변경해 TV홈쇼핑 정보를 비교·분석하는 데이터 업체로 거듭났다. 버즈니는 2013년 2월 ‘홈쇼핑모아’ 앱을 론칭해 2014년 12월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이 시기 박영훈 액센츄어코리아 경영컨설팅 그룹 대표가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 전무로 합류하면서 벤처투자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때 GS홈쇼핑은 외부 전문 인력을 대거 추가로 영입했다. 그 결과 미래사업본부 내 CoE(Center of Excellency·전문가 집단)나 벤처투자팀 같은 전문부서가 생겨나 투자 전문성이 이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일취월장했다. 덕분에 2014년 이전까지 6개뿐이었던 GS홈쇼핑 직접투자 벤처기업 수가 이후 21개로 크게 늘었고, 직접투자 금액도 300억 원 규모에서 3배 이상 늘어나 현재는 1,000억 원 규모로 커졌다. 펀드 등 간접투자까지 합치면 GS홈쇼핑의 전체 벤처투자 규모는 2,800억 원에 이른다.


◆ 어떤 곳에 투자하나?

GS홈쇼핑의 벤처투자 사례를 보면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GS홈쇼핑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 위주로 투자한다는 것과 벤처 라운드 시리즈 A, B 이상의 비교적 검증된 곳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 또 최근 간접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것 등이다.

GS홈쇼핑의 벤처투자 기본 전략은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상호협력을 통해 서로의 미래성장을 함께 도모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에코시스템’을 따르고 있다. 최근 시장에는 올해 GS홈쇼핑의 누적 투자성과가 수백억 원에 달하고 투자기업 순자산가치도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며 재무적 투자 성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도 있지만, 정작 GS홈쇼핑은 숫자는 별로 중요치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GS홈쇼핑 관계자는 말한다. “저희가 하고 있는 벤처투자는 ‘투자 수익’, 즉 엑시트나 평가 차익 목적의 투자가 아닙니다. 투자 스타트업에 특별히 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직접투자는 대부분 업무 연관성이 높은 곳, 향후 GS홈쇼핑 성장에 필요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손실을 감수하기도 합니다. 스타트업들이다 보니 손실이라 해봐야 1, 2억 원 정도로 규모가 크지는 않은 편입니다. 연간 영업이익이 1,500억 원에 달하는데, 미래 성장을 위해서라면 1, 2억 원 손실은 충분히 감내할 만하죠.”

GS홈쇼핑이 투자한 스타트업들은 이커머스 시스템 개선·관리에 도움이 되거나 향후 TV홈쇼핑 인기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을 다루는 곳들이 주류를 이룬다. 모바일 마케팅 성과 분석 툴을 제공하는 ab180, 홈쇼핑 방송 메타 정보를 서비스하는 버즈니, 간편결제 전문 서비스 업체 NHN페이코 등이 전자에 속한다면, GS홈쇼핑 모바일 반려동물 전용관에 입점한 펫프렌즈, 도그메이트, 펫픽, 바램시스템, 디자인 소품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 원격 실내 공기 오염 분석기 제조업체 비트파인더, 중고차 판매 앱(헤이딜러)을 운영하는 피알엔디컴퍼니 등은 후자에 속한다.


◆ 세심한 리스크 관리

GS홈쇼핑은 미래 성장을 위한 도구로 벤처투자를 하고 또 일부 손실이 나도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리스크 최소화에는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시리즈 A, B 이상 스타트업에만 투자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시리즈 A는 ‘시제품을 보유해 시장진출을 위한 투자를 받은 상태의 스타트업’을, 시리즈 B는 ‘아이템이 정식 서비스로 출시됐고 또 그 성공 가능성이 커 추가 투자를 받은 상태의 스타트업’을 의미한다.

GS홈쇼핑 한 관계자는 말한다. “사업 아이템 개발이 웬만큼 진행돼 초기 투자까지 마친 기업 위주로만 투자를 진행합니다. 어느 정도 검증된 기업만 투자한다는 얘기죠. 스타트업을 키워 긴밀히 협업하고 자원을 공유해 장기적으로 GS홈쇼핑과 시너지를 내는 게 목표이다 보니, 이미 어느 정도 성장했거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들이 투자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투자 수익에 대한 고려는 적지만, 리스크 관리는 세심하게 하는 편입니다.”

GS홈쇼핑의 최근 벤처투자 특징은 펀드 같은 간접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별도의 투자팀이 있긴 하지만, 새로운 투자처 발굴과 이미 투자한 기업 관리에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다 보니 업무 효율화를 위해 간접투자 비중을 늘린 것이다. GS홈쇼핑은 간접투자를 통해 벤처투자 범위를 북미와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까지 확대했고, 이를 통해 전 세계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들과 교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로플랫, 레블업, 세일즈톡 같은 국내외 AI 및 데이터 관련 스타트업 상당수는 GS홈쇼핑이 벤처펀드를 통해 투자한 곳들이다.

◆ 시너지 효과 주목

벤처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또 투자한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본격화하면서 GS홈쇼핑은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ab180 같은 데이터 분석 기업이나 AI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이커머스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고, 펫프렌즈 등 반려동물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반려견·반려묘시장 상품 차별화를 이끌어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GS홈쇼핑은 홈쇼핑사들 중 유일하게 국내외 벤처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큰 신규 사업모델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해왔습니다. 투자 대상을 보면 IT 기술 및 신규 모바일 서비스 관련 벤처기업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는 최근 GS홈쇼핑의 모바일 취급고가 TV 채널을 넘어선 데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덧붙인다. “GS홈쇼핑은 벤처투자를 통해 경쟁사들이 알아채기 힘든,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이익도 많이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 스타트업과의 교류 덕분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기회가 많아진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 할 수 있어요. 연 1,500억 원이나 되는 영업이익을 그냥 쌓아두지 않고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회 요인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GS홈쇼핑의 벤처투자사업은 그 자체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하 박스기사>---------------------

◇ 스타트업 외 기업 투자도 활발

GS홈쇼핑은 최근 스타트업 외 기업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각각 280억 원, 10억 원을 투자한 월드키친, 에브리봇과 올해 초 50억 원을 투자한 뉴트리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들 투자는 안정적인 상품 확보 목적이 크다. 뉴트리와 에브리봇이 생산하는 건강기능식품과 로봇청소기는 GS홈쇼핑의 같은 부문 판매 순위 1위 상품에 이름이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은 상품이다. 월드키친은 북미지역 주방용품 판매 1위 기업으로 세계적인 브랜드를 10여 개나 보유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GS홈쇼핑은 이번 투자를 통해 이들 기업의 인기 상품 확보에 여유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상품 소싱력이 확대된다는 뜻이다. GS홈쇼핑의 이번 투자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상품 차별화 목적으로 진행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 GS홈쇼핑의 민첩한 모바일 커머스 사업 대응

최근 벤처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GS홈쇼핑을 보노라면 과거 모바일 커머스 시장 태동기가 오버랩된다. 당시 GS홈쇼핑은 덩치에 비해 기민한 모바일 커머스 사업 대응으로 눈길을 끌었다.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온 지 5개월 만인 2010년 3월, 홈쇼핑 업계 최초로 모바일 웹 방식의 스마트폰 쇼핑 서비스를 개시했고, 2014년에는 업계를 주도해 모바일 커머스 사업에 불을 질러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가 2010년 5월에 론칭한 것을 고려하면, GS홈쇼핑의 모바일 커머스 부문 대응이 얼마나 민첩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모바일 커머스는 현재 거스를 수 없는 유통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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