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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인터뷰] 김영식 캐딜락코리아 대표

일취월장 판매 상승 일등공신
"새로운 고객 경험 제시하겠다"

  • 기사입력 2018.11.02 09:55
  • 최종수정 2018.11.02 23:53
  • 기자명 하제헌 기자
캐딜락하우스 서울에 전시된 세단 CT6와 함께 한 김영식 대표.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캐딜락하우스 서울에 전시된 세단 CT6와 함께 한 김영식 대표.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캐딜락이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다. 캐딜락은 한국에 직판 체제를 갖춘 1996년 이후 10여년 동안 연간 300대 정도를 판매했다. 2008년 한 때 판매량이 700~800대 수준으로 반짝 반등했지만, 곧 주저 앉았다. 이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였다. 그 해 캐딜락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네자릿수 판매량(1,100대)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008대를 팔아 전년 대비 판매성장률 82%를 기록했다. 2017년 국내 수입차 업계 최고 판매성장률이었다. 참고로 2017년 수입차 시장 전체 판매성장률은 3.5%였다. 이 같은 성적 덕분에 한국은 올해 9월 기준으로 캐딜락 글로벌 시장 10개 지역 중 중국, 미국, 캐나다에 이어 판매대수 4위 국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캐딜락 성공의 핵심 요소는 사람이었다. 2016년 캐딜락은 한국을 책임질 사령탑에 김영식 대표를 앉혔다. 김영식 대표는 캐딜락이 남긴 과거의 흔적을 차근차근 없애 나갔다. 그 결과 한국 시장에서 엄청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났다.

대한민국 수입차 시장의 심장부인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의 ‘캐딜락하우스 서울’에서 김영식 대표를 만났다. 그는 2017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저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차분히 설명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판매가 잘 되려면 기본적으로 제품이 좋아야 합니다. 저희는 2016년에 플래그십 세단 CT6를 출시했어요. 경쟁력 있는 SUV 모델 XT5도 내놨고요. 상품 포트폴리오가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를 고객들이 알아본 거라 생각합니다. 덕분에 직원들의 자신감도 커졌고 선순환 사이클도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캐딜락하우스 서울 모습. 사진 캐딜락코리아 제공.

김영식 대표는 30여 년 간 자동차 업계에 몸담고 있다. 그의 발자취를 보면 그가 캐딜락코리아에 꼭 필요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1990년 첫 직장으로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남유럽·중동·아프리카 등 34개국 지역의 시장 전략 수립과 애프터서비스 업무를 담당했다. 수입차 시장에 발을 들인 건 2001년부터였다. BMW코리아가 그에게 고객관리와 애프터서비스 업무를 맡겼다. 일 잘한다는 소문이 나자 2004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그를 다시 스카우트했다. 그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서도 애프터서비스를 담당하며 마케팅 총괄임원으로 일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는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수입 판매하는 FMK에서 판매·마케팅·애프터서비스·재무·인사 업무를 총괄했다.

캐딜락코리아로 자리를 옮긴 그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든 느낌은 ‘이럴 수가 있나’였습니다. 럭셔리 브랜드에 걸맞지 않은 판매·애프터서비스 인프라가 충격적이었습니다. 또 다른 느낌은 ‘내가 일복은 타고 났구나’ 하는 생각이었요. 저는 대표로 부임하자마자 고객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고객들이 캐딜락 구매를 포기한 첫 번째 이유는 애프터서비스 때문이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잘 알고 있는 분야라 차근차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일부 매장은 럭셔리 브랜드인 캐딜락을 대중 브랜드 쉐보레와 함께 전시하고 있었다. 이른바 ‘콤보 매장’이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백화점에서 팔아야 할 물건이 시장 한구석에 있는 꼴이었다’고 표현했다. 김 대표는 말한다. “캐딜락의 정체성과 도무지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는 콤보 매장을 캐딜락 단독 매장으로 모두 바꿨습니다. 당시엔 매장이나 서비스센터 숫자도 적었고 딜러 책임 정비제도 갖추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고객들이 가장 안타까워한 부분이었죠. 위탁 서비스를 하다 보니 정비 기술도 떨어졌습니다. 한마디로 동네 카센터 같은 환경이었죠. 업체에선 자기들 수익을 우선 고려하다 보니 고객 만족 같은 건 생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본부터 다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판을 엎어버렸어요.”

과거 캐딜락코리아는 전국 18개 서비스센터 중 15곳을 경정비 외주업체에 맡겼다. 현재는 서비스센터를 21곳으로 늘리고 그 중 15곳을 골라 딜러 직영 책임정비시스템을 도입했다. 서울, 부산, 전주 세 곳은 판금도장이 가능한 풀 서비스 정비시설로 탈바꿈시켰다.
 

캐딜락하우스에선 고객 대상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 캐딜락코리아 제공.

김영식 대표는 캐딜락코리아를 맡은 이후 혁명가처럼 일을 했다. 그 중에서도 올해 7월 법인명을 캐딜락코리아로 바꾼 것은 엄청난 사건이었다. 이전까지 캐딜락은 ‘GM코리아’를 회사 간판으로 달고 있었다. 브랜드명을 회사 이름으로 사용한 것은 캐딜락이 진출한 52개국 중 한국이 최초이자 유일하다. 김 대표는 말한다. “자동차 산업군에서 일하고 있는 저조차도 헷갈렸어요. 쉐보레가 GM코리아 이름표를 달고 있는데 캐딜락을 판매하는 법인명도 GM코리아인가? 너무나 헷갈렸어요. 일반 고객들은 그 정체성에 대해 얼마나 모호했을까 싶었습니다. 우리는 회사 이름에 캐딜락이라는 이름을 쓰게 해달라고 1년 반 이상 본사를 설득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저평가 받고 있는 캐딜락 브랜드를 알리려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죠. 한국 시장 판매량이 늘면서 결국 우리 의견이 받아들여졌어요. 한국 시장의 목소리를 본사에서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한 사 건이었죠. 회사 이름을 바꾸고 나니 판매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다른 나라 시장에서도 같은 사례가 나올 것이라 생각해요. 우리가 벽을 깼으니까요.”

그 일로 캐딜락코리아 내부에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점점 커졌다. 올해 8월에는 미국 뉴욕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캐딜락하우스를 상설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운영했던 캐딜락하우스 서울을 1년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바꿔 다시 문을 연 것이었다. 2층 규모인 캐딜락하우스 서울은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마련한 매장이 아니다. 그래서 영업 사원이 없다. 캐딜락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주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말한다. “캐딜락하우스 서울은 고객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전초기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 직원들은 순환근무 형태로 이곳을 거치고 있습니다. 지금 중국도 캐딜락하우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개발한 콘텐츠를 달라고 귀찮을 정도로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캐딜락코리아는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해 캐딜락을 알리고 있다. 사진 캐딜락코리아 제공.

캐딜락은 정밀 기계 장인이었던 헨리 릴런드가 1902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설립했다. 1909년 그는 GM에 회사를 매각했다. 캐딜락은 GM의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11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캐딜락은 만들기만 하면 비싸게 팔리는 미국 시장에만 관심을 기울였다(사실 GM 산하 모든 브랜드가 마찬가지였다). 안방에서 편한 세월을 보내는 동안 캐딜락은 세계 시장의 변화를 놓치고 말았다. 캐딜락은 허술하고 무겁고 기름 많이 먹는다는 오명을 덮어 쓴 채 위기를 맞았다. 캐딜락은 이후에도 경쟁력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지 못했다. 2008년 미국 정부 자금을 수혈한 후에야 캐딜락은 정신을 차렸다.

터닝포인트가 된 건 2013년 글로벌 출시된 준대형 세단 CTS 3세대 모델이었다. CTS 3세대 모델은 덩치만 크고 허술하고 기름 많이 먹는 미국 차에 대한 편견을 깨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한국 자동차 시장을 잘 알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에 확실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캐딜락이 수입차 판매 1~2위인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를 넘어서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한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조바심 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루아침에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어떻게 해야 원하는 것들을 빨리 성취할 수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캐딜락을 아메리칸 럭셔리라고 정의해요. 누구나 꿈꾸는 대중 럭셔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가성비 최고인 차가 캐딜락이라는 거죠. 세계에서 자동차 가격이 가장 싼 나라가 미국입니다. 그런데 캐딜락의 플래그십 세단인 CT6 가격은 한국 시장이 미국보다 더 싸요. 우리가 그렇게 들여왔습니다. 한국 고객들에게 우리 자동차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였죠.”

캐딜락코리아는 한국 고객 눈높이에 맞는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 CT6 프리미엄 트림은 미국 현지와 동일한 수준의 가격으로 출시됐다. 플래티넘 트림은 최대 1,000만 원 이상, CT6 터보 트림은 약 800만 원 미국보다 저렴하다.

캐딜락코리아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캐딜락코리아의 애프터서비스 비용은 평균적으로 경쟁사보다 3분의 1 가량 저렴하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설명했다. “차량 가격뿐만 아니라 부품과 애프터서비스 비용도 경제적입니다. 우리는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해서 당일 혹은 하루 만에 수리를 마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저희와 딜러사 모두가 계속 투자를 하고 있어요. 그렇게 해야 고객 충성도가 생기니까요. 우리는 캐딜락이 고객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로 변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수입차 업계 최초로 고객 대상 24시간 시승프로그램도 가동했다. 고객들이 캐딜락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시승 차량 17대를 준비했다. 김 대표는 “전 세계 캐딜락 법인 중 처음 시도하는 프로그램으로 미국 본사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캐딜락코리아는 미래 성장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매우 구체적인 계획들을 세워놓고 있다. 우선 다양한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초 CT6 부분변경 모델을 시작으로, 연말에는 새로운 SUV 모델 XT6와 세단 차량 CT5를 시장에 내놓는다. 내년엔 인증중고차 사업에도 시동을 걸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캐딜락을 타는 고객들이 안심하고 중고차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그 밖에도 올 12월에는 인천에 캐딜락코리아 트레이닝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 또한 미국 외에는 한국이 유일하게 갖게 되는 시설로, 이곳에서 판매, 애프터서비스 등 캐딜락코리아의 모든 교육 프로그램이 이뤄질 예정이다.

본사에서도 캐딜락코리아의 약진은 성공 사례로 각인되고 있다. 적은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이처럼 다양한 시도를 하고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지 놀라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건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죠. 우리는 큰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이 몸으로 뛰면서 투자 대비 최대 효과를 내는 방식으로 일을 추진했어요. 어려움 속에서도 직원들이 헌신해 좋은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저는 캐딜락코리아가 앞으로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고객 경험을 통해 캐딜락이 가진 매력을 좀 더 많이 보여드리겠습니다.”

▶GM의 미래차 기술

다른 대형 자동차 메이커와 마찬가지로 GM도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차량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GM은 지난 1996년 전기차 ‘EV1’을 선보이며 전기차 시대의 개막을 알리기도 했다. EV1의 출시는 내연기관차 독주 시대의 끝을 알리는 하나의 사건이었다. EV1은 비록 2년 만에 단종됐지만, 업계에 몰고 온 영향이 적지 않았다. 그 후 GM은 2012년 ‘볼트’(VOLT)‘를 출시했다. 앞으로 2~3년 후면 캐딜락을 포함해 GM 전 브랜드에서 전기차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GM은 미래차 관련 특허 부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미국 컨설팅기업 STG가 1996년부터 2016년4월까지 미국 특허상표청에 출원된 커넥티드카 특허 1만 9,153건을 조사한 결과, 1위는 787건을 출원(등록 포함)한 GM이 차지했다. 그 뒤는 2위 퀄컴(633건), 3위 포드(359건), 4위 덴소(312건), 5위 LG(289건), 공동 6위 삼성·마이크론(각 280건) 순이었다. 자율주행차 부문도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STG가 1996년 이후 미국 특허청에 출원된 자율주행차 특허 3,774건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율주행차 특허 출원은 구글이 201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포드(106건)의 두 배 가량이었다. 그 뒤는 3위 GM(96건), 공동 4위 허니웰·보잉(각 69건), 6위 토요타(60건) 순이었다.

올해 미국 비영리 기관인 소비자협회는 ’부분적으로 자동화된 주행 시스템‘ 성능 평가를 컨슈머 리포트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그 결과 GM의 슈퍼 크루즈 시스템이 최고 평가를 받았다. 슈퍼 크루즈는 GM이 지난해 가을 상용화를 끝낸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다(미국 자동차공학회가 설정한 단계별 자율주행 기술 중 3단계는 고속도로 등에서 시간제한 없이 스티어링 휠 제어와 자동 가속, 감속, 제동 등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카메라, GPS, 레이더 센서, 고정밀 지도 데이터 수집용 센서가 슈퍼 크루즈 기술 구현에 도움을 주는 하드웨어다. 이 같은 하드웨어는 북미지역 등에서 판매 중인 ’2018 CT6‘에 우선 적용됐다. 아직 한국에선 GM의 슈퍼 크루즈 기술이 적용된 차량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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