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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코리아 500대 기업] 2위 현대자동차

5대 신사업에 5년간 23조 투자
친환경 미래차 큰 그림 그린다

  • 기사입력 2018.11.02 09:51
  • 최종수정 2018.11.02 23:53
  • 기자명 하제헌 기자
넥쏘. 사진 현대차 제공.
넥쏘. 사진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2018 포춘코리아500’에서 전년과 동일한 2위에 랭크됐다. 당기순이익 기준 ‘이익성과가 좋은 기업’ 부문에선 전년보다 1계단 떨어진 3위에 올랐다. 서울대 경영연구소는 현대자동차에 대해 원화 강세, 파업 관련 생산 차질, 사드(THAAD) 영향에 따른 중국 시장 판매 부진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는 이 같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친환경·미래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포춘코리아가 현대자동차의 미래성장 전략을 살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지난 10월 14일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현대차가 만든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시승했다. 올해 3월 정식 출시된 넥쏘는 한 번에 수소 6.33Kg을 충전해 609 Km를 달릴 수 있다. 1시간을 운행하면 공기 26.9㎏을 정화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궁극적인 친환경차로 평가받고 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숙소에서 프랑스 파리 알마 광장까지 넥쏘를 타고 500여m를 이동한 뒤 수소 충전 시연 행사를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 관계자들에게 “현대차가 만든 수소연료전지차는 한국 판매량보다 해외 판매량이 더 많지 않느냐”고 물으며 관심을 드러냈다. 이에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넥쏘가 출시된 뒤에는 국내 반응이 더 좋다”며 “시민들이 막연히 불안해하고 있어 충전소 보급에 어려움이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해 2~3년 내 충전소 100개를 만들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유럽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9월 스위스에 수소연료전지 트럭 1,000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은 데 이어 2025년까지 프랑스에 넥쏘 5,000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같은 실적에는 현대차가 그 동안 공을 들여온 ‘수소동맹’ 역할이 컸다. 현대차는 2016년 프랑스 에너지업체 에어리퀴드사와 손 잡고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을 위한 연대를 결성한 바 있다. 프랑스는 파리 도심 한 가운데 수소 충전소를 설치할 정도로 수소차 보급에 적극성을 띠고 있다. 에어리퀴드사가 지난 3년 동안 이 충전소를 운영해왔으며 안전성 문제도 이미 검증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 모두를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기술 흐름이 어디로 튈지, 변화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걸 다 양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하나를 선택해 올인하는 게 아니라, 둘 다 철저하게 준비함으로써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400Km 내외인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일렉트릭’은 물론 수소연료전지차 넥쏘까지 시장에 출시하며 친환경 차량 기술력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현대차에게 더 중요한 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이다. 자동차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단순히 차를 만들어 팔던 제조업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앞으로 5년간 차량 전동화, 로봇·인공지능(AI), 스마트카,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 5대 신사업 분야에 23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연구·개발(R&D)에 최우선으로, 그리고 시설 투자, 세계 최우수 인력 보강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 투자를 통해 현재 13종인 친환경차를 2025년까지 38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현대차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2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

그 밖에도 현대차는 그 동안 미래 전략에 취약점으로 꼽혔던 보수적인 독자 개발 정책을 대폭 수정하고, 수많은 글로벌 ICT 기업과의 합종연횡도 꾀할 생각이다. 그 동안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업종 간 벽을 허물고 다양한 기술을 융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독자개발이나 확실한 기술력을 가진 업체에 큰돈을 들이기보단 가능성 있는 작은 업체에 투자하며 미래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의선 현대차 총괄 수석부회장이 ‘CES 2017’ 미디어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미래 자동차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지난해 말 SK텔레콤,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총 4,500만 달러 규모의 ‘AI 얼라이언스 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토대로 현대차는 올해에만 스타트업 10여 곳에 투자를 결정했다. 차량 호출업체 그랩(싱가포르)을 시작으로, 카넥스트도어(호주), 레브(인도), 메타웨이브·옵시디언·사운드하운드·미고·솔리드파워·아이오닉머터리얼(미국), 메쉬코리아(한국), 임모터(중국), 오토톡스·시매틱스(이스라엘), 웨이레이(스위스) 등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미국 AI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이하 오토마타)’에 상호협업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2014년 설립된 오토마타는 비전 센서와 정신물리학을 기반으로 인간 행동을 예측하는 AI 기술 전문 연구 업체다. 단순히 외부 사물이 무엇인지 인지하는 기술을 넘어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 미리 예측하고 판단하는 기술로, AI를 한 단계 더 고도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토마타의 이 같은 연구가 자율주행 기술과 융합되면 안전운행 환경을 만드는데 큰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로봇틱스, 스마트 시티 같은 미래 혁신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AI 기술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미래차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당연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모빌리티산업은 2030년 6조7,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대차는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독일, 이스라엘 등 전 세계 5곳에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센터를 설치하고,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국내 기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이 또한 자동차 제조 하드웨어에 모빌리티 서비스를 더해 세계 자동차 시장에 구축한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현대차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회사의 성장성, 수익성과 무관치 않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 등 주력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와 통상임금 소송 1차 판결 등으로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위기 상황에 대해 “좋은 주사를 맞았다”는 표현을 썼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1월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18’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제로 작년엔 굉장히 심각했다”면서 “미래를 먼저 대비하느냐가 사느냐 죽느냐를 결정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차 시대의 도래는 피할 수 없다. 미래차 시장의 글로벌 주도권을 갖겠다는 현대차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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