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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의 국내 전사들] 장은구 Ui패스 코리아 대표

"효율적 업무 자동화 로봇 RPA로
한국 기업 디지털 변혁 이끌겠다"

  • 기사입력 2018.11.02 09:37
  • 최종수정 2018.11.02 23:52
  • 기자명 하제헌 기자
장은구 Ui패스 코리아 대표.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p.kr
장은구 Ui패스 코리아 대표.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p.kr

 

RPA는 사람이 하는 업무를 정해진 순서에 따라 자동으로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로봇이다. 업무를 자동화하고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최근 RPA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등극한 Ui패스가 올해 초 한국에 상륙했다. 장은구 Ui패스 코리아 대표를 만나 한국에서 펼칠 비즈니스에 대해 들어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Ui패스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이하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RPA는 제조업에서 로봇이 사람을 대체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일을 수행하는 것처럼, 기업 비즈니스에서도 프로세스 진행을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 로봇이 수행하도록 자동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Ui패스는 2005년 마이크로소프트 핵심 개발자로 일하던 다니엘 다이네스(DanielDines·현재 CEO)와 핵심 동료들이 창업해 10년 간 운영했던 루마니아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회사 ‘데스크오버 DeskOver’를 기반으로 2015년 설립됐다. 이들은 이미 2012년부터 소프트웨어 로봇 사업에 자원을 투입하기 시작했고, 그 1년 후에는 RPA 사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Ui패스는 현재 북미와 유럽, 아시아 지역 14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현재 1,800개가 넘는 기업 고객과 정부 기관이 Ui패스의 RPA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Ui패스는 올해 2월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사령탑은 장은구 대표가 맡았다. Ui패스 코리아는 서울 시내 한 공유오피스에 둥지를 틀었다. 실리를 중요시 여기는 장은구 대표다운 선택이었다. “계속 인력을 충원하고 있어 공간 확장에 여유를 두기 위해 공유오피스에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현재는 저를 포함해 12명이 Ui패스 코리아에서 일하고 있어요. 루마니아와 인도 출신 엔지니어들도 상주하고 있고요. 본사 차원에서 계속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은구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일하다 벤틀리네바다(산업현장에 있는 각종 기계와 설비 상태를 점검해 이상 유무를 파악한 후 원인을 제거하는 미국계 다국적 기업)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 대표 자리에까지 오른 그는 2002년 GE에너지가 벤틀리네바다를 인수하면서 GE에너지 한국 대표로 일했다. GE에너지에서 일하던 그는 금융 산업에 대한 경험을 쌓고 싶었다. 때마침 GE의 금융 부문인 GE캐피털이 현대카드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을 때라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가 평소 GE HR부서에 금융산업에 관심이 있다는 자신의 바람을 전달해 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GE캐피털 소속으로 현대카드에 파견되어 임원으로 합류했다. 이후 그는 현대카드로 이직해 법인사업본부와 카드 마케팅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한국후지제록스로 옮겨 전략담당 부사장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한국후지제록스에서 3년 정도 일했을 때였다. 장 대표는 일에 지친 자신의 모습을 봤다. 그는 지난 30여 년 동안 가장 즐겁게 일했던 모습을 찬찬히 돌이켜 봤다. 그때 벤틀리네바다 시절이 떠올랐다. 월급은 대기업보다 작았지만, 본사 간섭도 없었고 경영철학도 살아있는 회사였다. 직원에 대한 투자도 아낌 없이 했던 곳이라 열정적으로 일했다. 그는 재미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한국후지제록스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고 회사를 나왔다. 그러던 중 Ui패스와 인연을 맺는 기회가 찾아왔다. 장 대표는 말한다. “우연히 지인을 통해 한국에 지사를 세우려던 Ui패스를 소개받았습니다. 알아보니 무척 흥미로운 회사였어요. 몇 개월 인터뷰 과정을 거치면서 회사가 가진 경영철학과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창업자의 시각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마음에 들었습니다.”

Ui패스는 자회사 대표로 IT나 영업 출신을 앉히지 않는 회사였다. 전략이나 비즈니스 프로세스 매니지먼트 일을 해 본 인물을 뽑았다. 이는 기업 비즈니스를 뜯어 본 뒤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RPA 속성에 따른 전략이기도 하다. 또 하나, 겸손한 사람을 뽑는다는 것이 장 대표가 말하는 Ui패스의 장점이었다. “실력과 겸손함을 겸비한 사람은 교육을 통해 만들기 힘들어요. Ui패스는 ‘많이 알고 있을수록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거기엔 일을 할 때 사람들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긴장감을 줄여 업무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자는 뜻도 숨어 있죠. 그렇기 때문에 철저한 평판조회를 통해 이기적인 사람은 채용하지 않습니다. 잘하는 사람에겐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고, 성과가 조금 모자란 사람들은 함께 끌고 가는 좋은 문화도 갖고 있습니다.”

RPA는 2015년 무렵부터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기업 업무의 63%가 잠재적 RPA 대상 영역이라 보고 있다. 어지간한 기업의 경우, 이젠 RPA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그는 가까운 일본의 RPA 활용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 인력난 등 급격한 사회변화를 경험한 일본은 자동화와 근무시간 감축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일찌감치 RPA를 도입했다고 한다. “일본은 RPA를 무척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업 내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해 전사적으로 RPA를 사용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업무 중 단순하고 반복적인 것들을 자동화해 진짜 중요한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요.”

후지쯔는 일본에서 Ui패스의 RPA를 도입해 성공한 대표적 기업으로 손꼽힌다. 후지쯔는 RPA를 도입한 뒤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송장처리나 구매업무를 90% 이상 줄일 수 있었다. RPA를 활용하면 ‘100원짜리 A 제품 1만 개를 B라는 주소로 보내달라’는 주문서를 메일로 받을 경우, 관련 항목을 로봇이 읽어내 자동으로 청구서를 작성한다. 후지쯔코리아도 이 같은 본사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금융, 제 조 등 여러 산업 분야의 업무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후지쯔코리아는 Ui패스 코리아와 함께 국내에서 다양한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SMBC(스미토모 미쯔비시 은행) 역시 Ui패스의 RPA를 도입해 성공 사례를 만든 대표적 회사이다. 은행에 RPA를 도입하면 기업 정보조회 업무시간을 8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기존에는 제조기업 100개의 반기 감가상각비를 추리려면, 담당자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접속해 기업명을 입력하고 반기보고서에서 해당 항목을 일일이 찾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RPA를 도입하면 100개 기업의 반기보고서 내 감가상각비만 추려 엑셀파일로 보고서를 자동 산출할 수 있어요.” 실제 SMBC는 RPA 도입 후 2017년 한해 동안 100만 시간(500명 업무)을 절감했다. 이에 고무된 SMBC는 RPA를 활용해 3년간 500억 엔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장 대표는 한국도 RPA를 도입한 기업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RPA의 활용과 확산 정도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솔루션’과 ‘플랫폼’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국내에서 아직 RPA 도입 성공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이유를 분석했다. “국내 RPA 공급자들 대다수는 RPA를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해석해 접근했어요. 단순한 프로그램으로 생각하고 판매하는 데에만 신경을 쓴 거였죠. 그냥 일반적인 프로그램 솔루션처럼 기업 내 특정 부서에서 검토하고 선택하면, 공급 회사 인력들이 설계하고 설치·유지보수를 해주는 게 국내 RPA의 현실입니다. 진정한 RPA를 구현하려면 플랫폼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솔루션은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모든 일이 일단락되지만, 플랫폼은 설치 순간이 모든 일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대로 된 RPA를 구현하려면 기업 내 실무를 하는 직원들이 직접 설계에 참여해 기업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의하고 새롭게 디자인한 뒤, 이를 시뮬레이션 하고 검증해 업무에 적용해야 한다. 이렇게 만든 프로그램을 사내 유사 업무에 확산시키고, 기업 상황에 따라 다시 설계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RPA 노하우를 체득하고 지적 자산화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장 대표는 이를 통해 ‘진정한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

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설립한 지 1년도 안됐지만 Ui패스 코리아는 현재 국내 대기업 5곳(LG그룹, KT그룹, 하나금융그룹, 애경그룹, 두산그룹)을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다. 장은구 대표는“RPA를 적용하면 업무 처리량 증가와 인간 실수 감소 외에도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일과 삶의 균형(Work & Life Balance)’이 가능해진다”며 “단순 반복 업무가 줄어들어 업무 환경의 합리성이 대폭 개선된다”고 말했다.

최근 KT그룹의 IT 서비스 전문기업 KT DS는 Ui패스 코리아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RPA시장에 진출했다. KT DS는 올해 초부터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응해 조기출근이나 야간작업이 필요한 시스템 관제와 정산업무 등에 RPA를 도입했다. 일례로 아침 7시부터 시스템을 점검하던 업무를 자동화해 직원들이 정상 출근할 수 있게 했다. 정산검증 업무에도 RPA를 도입해 직원 2명이 2주 이상 하던 작업을 3시간 내에 끝낼 수 있게 만들었다.

장 대표는 RPA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을 몰아내고 업무를 자동화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Ui패스가 생각하는 자동화는 ‘사람과 공존하는 자동화’라고 강조했다. “사람이 필요한 자동화, 사람으로 인해 더욱 생산성이 보증되고 창의성이 존중되고 여유로움이 얻어지는 자동화, 한명의 사람과 하나의 로봇이 파트너로서 공존하는 자동화가 Ui패스가 지향하는 자동화의 모습입니다. 경쟁사보다 시장 진입이 다소 늦긴 했지만, Ui패스가 글로벌 넘버원으로 등극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RPA의 기본에 충실하고, 프로그램 구조가 모든 기술을 자유롭게 연결시킬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한국의 뛰어난 IT 인프라 환경을 활용하면, 국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RPA모델을 만들 수 RPA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의 자동화를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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