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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인터뷰] 루이스 베루가 글로벌X CEO

테마형 ETF와 미래에셋 네트워크 활용
아시아 이머징 마켓 적극 공략한다

  • 기사입력 2018.11.01 17:57
  • 기자명 김병주 기자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 X’ 인수를 완료했다. 지난 10월 초 업무차 방한한 루이스 베루가 글로벌 X CEO는 이번 합병으로 양 사 모두가 ‘글로벌 마켓 개척’을 위한 추진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지난 10월 초 서울 중구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난 루이스 베루가 글로벌X CEO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지난 10월 초 서울 중구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난 루이스 베루가 글로벌X CEO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7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미래에셋)이 미국 ETF운용사 ‘글로벌X’의 인수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미래에셋은 3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ETF를 운용하는 세계 18위 ETF 운용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업계에선 글로벌X라는 미국 ETF 운용사에 주목했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금융업계에서 글로벌X는 경쟁력을 갖춘 테마형 ETF을 다수 선보이며 인지도를 높여온 운용사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X는 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기술 기반 상품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로보틱스와 인공지능 테마로 구성된 ‘BOTZ ETF(Robotics & Artificial Intelligence ETF)’는 지난해 기준 60%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외 금융업계에선 미래에셋과 글로벌X가 함께 만들어 나갈 시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 역시 양사에 대해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이라며 이번 인수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10월 초 서울 중구 미래에셋자산운용 본사에서 만난 루이스 베루가(LUISBERRUGA) 글로벌X CEO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미래에셋과 글로벌X는 비슷한 사업 DNA를 갖고 있습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걷는 모험가 기질이 다분하죠. 동일한 DNA가 완벽한 결합을 이뤄낸다면, 분명 양 사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베루가 CEO는 올해만 벌써 3번째 방한을 했다. 첫 번째는 인수가 결정된 지난 2월, 두 번째는 인수과정이 공식 완료된 지난 7월이었다. 이번 세 번째 방한은 업무와 관련된 방문이었다. 국내 주요 기관투자 관계자들과 만나 글로벌X를 소개하고, 주력으로 삼고 있는 테마형 ETF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베루가 CEO는 “아직 일반 리테일 고객들은 잘 모르지만 한국 기관투자자 중 상당수는 글로벌X의 각종 상품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좀 더 많은 한국 투자자들이 글로벌X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만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듯 글로벌X는 사실 국내 시장에선 널리 알려지지 않은 운용사다. 창업 후 지난 10년 간 글로벌X의 타깃은 미국 투자자들이었다. 혁신적인 ETF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미국에선 꽤 유명한 운용사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시장에선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미래에셋도 마찬가지다. 그 동안 박현주 회장을 비롯한 모든 미래에셋 구성원들은 줄기차게 ‘글로벌 운용사’로의 도약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홍콩과 인도 등 아시아 주요 거점에 현지 법인을 마련하는 등 아시아 대표 운용사로 자리를 잡아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에선 인지도가 낮은 게 현실이다. 물론 캐나다 ETF운용사인 호라이즌을 인수하며 북미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기는 했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대형 운용사들이 각축을 벌이는 미국에서 주목받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글로벌X 인수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에서 미래에셋을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글로벌X 역시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금융투자시장에 이름을 알리며 시장 개척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인수로 양 사는 과연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분명한 사실은 어느 한쪽만 이득을 얻는 딜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은 글로벌X의 ETF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사진은 HKOR의 뉴욕거래소 상장 오프닝벨 행사에서 박현주 회장(가운데)이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베루가 CEO는 말한다. “우선 글로벌X는 미국 내에서 인지도가 꽤 높은 ETF 운용사입니다. 미래에셋의 미국 내 인지도는 글로벌X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죠. 하지만 미국 시장보다 더 큰 시장이 바로 아시아를 포함한 이머징 마켓입니다. 미국에선 글로벌X가 더 유명할지 모르지만, 바깥으로 나가면 상황이 달라지죠. 이미 미래에셋은 아시아 이머징 마켓에서 글로벌 톱 수준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글로벌X에겐 이번 협력이 회사 상품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나아가 글로벌 운용사로 도약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겁니다. 미래에셋 역시 미국 내 인지도를 높이면서, 아시아 지역에서도 글로벌X의 ‘테마형 상품’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이한 점은 글로벌X가 미래에셋에 인수된 후에도 모기업 간섭 없이 이전과 똑같은 독립된 시스템과 전략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형 금융그룹의 계열사로서 각종 의사결정 과정에 모기업의 영향을 받고 있는 미국 내 대다수 ETF 운용사와 다른 경영방식이다. 벨루가 CEO는 “이 같은 차별화된 경영전략은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트렌드를 포착하고 이를 의사결정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글로벌X의 ETF 라인업은 총 61개(2018년 10월 초 기준)다. 포트폴리오별 특색은 아주 명확하다. 기술발전, 가치투자, 인구구조, 자원 4가지로 분류되는 테마형 ETF 가운데 특히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해 투자하는 ‘기술테마 ETF’가 글로벌X의 대표 상품이다. 글로벌X의 전체 운용자산인 103억 달러 중 약 40%가 이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글로벌X가 이처럼 테마형 ETF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 베루가 CEO는 이에 대해 ‘미래를 내다본 전략이 성공으로 이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상당수 ETF 운용사들은 그동안 국가, 지역, 섹터 ETF에 집중했습니다. 당연히 이와 관련된 상품들이 포트폴리오 라인업을 가득 채웠죠.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섹터에 국한된 투자는 구식이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이미 미국 시장에선 몇 년 전부터 이 같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우리가 잘 아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Amazon)’은 과연 IT 기업일까요, 아니면 전자상거래 기업일까요? 일각에선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 출시 후 아마존을 ‘스마트 디바이스 기업’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아마존을 한 개의 특정 섹터에 국한 짓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란 얘기죠. 이제는 섹터 간 이동이 자유로운 ‘크로스 섹터’에 기반해 ETF를 만들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다행히 저희는 지난 10년 간 이러한 움직임을 예측하고 경쟁력을 쌓아왔어요. 크로스 섹터를 연구하고 테마형 상품을 만들어 온 수많은 투자와 연구 인력들이 글로벌X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실제로 글로벌X는 지난 10년 여 간 축적해온 노하우와 확고한 기준, 명확한 심사를 통해 상품을 만들고 있다. 우선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주요 트렌드 후보군 가운데 장기적으로 성공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들을 추려낸다. 그리고 해당 트렌드 내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이 존재하는지 파악한다. 만약 그런 기업이 있다면, 재정 안정성, 장기투자에 따른 리스크 유무 들을 확인하는 최종 과정을 거친 후 상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선보인 ETF는 기존 운용사들의 상품과 확연한 차별성을 띠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BOTZ ETF 뿐만 아니라, 리튬 채굴·정제 및 배터리 생산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LIT ETF’, 자율주행차·전기차 업체에 초점을 맞춘 ‘DRIV ETF’, 유망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PAVE ETF’ 등이 미국 내 투자자들에게 알짜배기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베루가 CEO는 “미래에셋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시아 이머징 마켓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특히 벨루가 CEO는 미래에셋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 중인 다양한 기업들도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벨루가 CEO는 “예컨대 자율주행차 테마의 경우, 중국 기업 중 주목하고 있는 곳이 있다”며 “정확한 이름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 밖에도 많은 중국, 한국, 일본 기업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글로벌X가 테마형 ETF만을 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는 테마형 상품 뿐만 아니라, 안정성 관점에서 특화된 ‘인컴(Income)형 상품’에도 강점을 갖고 있다. 글로벌X는 이미 글로벌 ETF운용사 가운데 최초로 매월 배당을 지급하는 인컴 ETF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상품은 매년 3~8%의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한국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 베루가 CEO는 “30개 글로벌 유망 리츠사에 집중 투자하는 SRET ETF, 고배당주·우선주 등에 투자하는 SDIV ETF 등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테마형과 인컴형의 밸런스를 맞추는 방향으로 상품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베루가 CEO는 장기적 관점에서 ‘테마형 ETF’가 조금 더 나은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테마형에 속해있는 핀테크, 로봇, AI, 헬스케어 같은 분야가 장기적 관점에서 ‘메가 트렌드’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루가 CEO는 “글로벌X는 1~2년 좋을 상품이 아닌 장기적 관점을 기반으로 ETF를 만들고 있다”며 “단기적 변동성은 있을 수 있지만, 방향성으로 봤을 땐 테마형의 잠재력이 좀 더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과 글로벌X에게 2019년은 매우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본격적으로 이번 인수의 시너지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첫해가 되기 때문이다. 베루가 CEO도 이 같은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도약을 위한 준비를 진행할 생각이다. 

베루가 CEO는 말한다. “지금까지는 미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내놓았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는 ETF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리서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선 지금까지 유지해온 전략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세계 무대로 걸어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글로벌X만의 ‘모험가’ DNA를 동력으로 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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