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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월마트의 사상 최대 규모 기업 인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 14위 / 주디스 매케나 월마트 인터내셔널 사장 겸 CEO

  • 기사입력 2018.11.01 14:19
  • 최종수정 2019.02.21 14:38
  • 기자명 Beth Kowitt 기자

초대형 소매업체 월마트는 주디스 매케나 Judith Mckenna를 영입하기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사업 부문을 무시하기 일쑤였다. 매케나가 합류한 후 월마트는 160억 달러 규모의 인도 플립카트 Flipkart 지분을 매입했다. 순수 전자상거래 부문에선 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였다. 이제 그녀에 대해 관심이 조금 생겼는가? BY BETH KOWITT

월마트의 모든 것은 초대형 사이즈다. 회사의 글로벌 사업도 마찬가지다. 월마트 인터내셔널 Walmart International의 매출 규모는 JP모건체이스, 보잉, 구글 모회사 알파벳보다 크다. 심지어 코카콜라와 델타항공, 페이스북을 모두 합쳐도 월마트 해외 사업 매출에 훨씬 못 미친다. 월마트의 해외 사업 매출액은 우크라이나 GDP보다 많고, 영미 간 총 연간 무역액도 상회한다.

그러나 이 수치에는 아주 놀라울 만한 것이 있다: 월마트의 글로벌 사업 매출은 1,180억 달러에 이른다. 이처럼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사업이지만, 아무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듯하다.

글로벌 자산운용기업 번스틴 Bernstein의 브랜던 플레처 Brandon Fletcher는 1,900명의 기관 투자자 고객들과 월마트의 해외 사업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거의 나누지 못했다. 한마디로 월마트의 해외 사업이 대수의 법칙/*역주: 조사 대상 집단의 규모가 너무 커서 대수의 사례를 관찰해 조사 대상의 근거로 삼는 것/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작은 호수가 아닌 ’광활한 대양‘에 사는 대어에서만 나타나는 문제다. 광활한 대양이란 월마트의 어마어마한 매출 5,000억 달러를 의미한다. 텔시 자문 그룹의 애널리스트 조 펠드먼 Joe Feldman은 “투자자들이 이 문제를 그냥 간과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올해까지는 그랬다.

월마트는 지난 4월부터 일련의 거래를 진행했다. 해외 사업을 탈바꿈시키고, 소매 부문에서 회사 입지를 다시 자리매김하는 조치였다. 우선 자사의 영국 사업체 아스다 Asda와 J 세인스버리 J Sainsbury의 합병 안에 합의했다(월마트는 합병 회사의 지분 42%를 보유할 예정이다). 한 달 후에는 브라질 사업의 과반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약 20년 동안 해외 사업 일부를 차지했던 시장에서 사업 규모를 줄이겠다는 조치였다.

그러나 이런 거래들은 월마트가 지난 8월 단행한 M&A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회사는 당시 160억 달러를 들여 인도 최대 소매기업 플립카트의 지분 약 77%를 인수했다. 소매 마케팅 기업 TCC글로벌의 브라이언 로버츠 Bryan Roberts는 월마트의 인도 투자가 “눈물 날 정도로 비싼” 거래였다고 평가했다. 월마트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자, 순수 전자상거래 부문에서도 최대 규모였다(과거 양 부문을 합쳐 그만한 규모의 인수가 없었다면 말이다).

월마트는 ‘전 세계 최대 소매기업이자 지구상 최대 규모 기업이 되겠다’는 염원으로 열심히 노력했고 그 결과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순매출을 증대하는데 집착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 이 회사는 창업자 샘 월턴 Sam Walton이 전수한 전통을 내버린 것처럼 보였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영국 사업을 줄이고, 인도의 적자 벤처기업을 키우는 선택을 했다. 인도 사업은 10년 후에나 수익이 날 가능성이 있음에도 말이다

[사진=포춘US] 아칸소 주 벤턴빌의 월마트 본사 내 회의실에서 주디스 매케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포춘US] 아칸소 주 벤턴빌의 월마트 본사 내 회의실에서 주디스 매케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매 자문기업 맥밀런 두리틀 McMillan Doolittle의 닐 스턴 Neil Stern은 이에 대해 “입이 딱 벌어지는 일련의 조치였다”며 “어마어마한 베팅을 통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매업에 접근하려는 의지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영국 출신의 매케나는 지난 2월부터 월마트의 해외 사업을 이끌고 있다. 그녀는 전형적인 영국식 겸손 화법을 구사한다: 일례로 그녀는 6월 투자자 회의에서 “지난 4개월 동안 너무 바빠 이제야 인사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늦여름 아칸소 주 벤턴빌 Bentonville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선 “첫 존재를 알리는 방법으로 권할 만한 방식은 아니었다”고 시인했다.

실제로 매케나와 그녀의 팀은 월마트 규모에 걸맞은 책임과 함께 결과에 대한 엄청난 부담도 짊어지고 있다. 월마트는 해외 사업의 우선 순위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소매업의 미래에 투자하고 있다. 매케나는 “우리는 일부 시장에서 더 이상 오프라인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고 말했다. 교외 대형 할인점을 기반으로 미국에서 거대한 부를 축적한 회사가 이런 현실을 인정한다는 건 매우 놀라운 일이다. 대신 월마트는 전자상거래 분야에 자산을 재배치하고 있다. 사활을 걸고 아마존과 결투를 벌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월마트는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온라인 소매 업체 제트닷컴 Jet.com을 33억 달러에 인수하며 이 생존 경쟁에 진지하게 대응했다. 이제 회사는 전 세계에서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플립카트 인수, 제트닷컴 투자, 중국 다다-JD 다오지아 DadaJD Daojia 투자, 일본 라쿠텐 Rakuten과의 제휴, 멕시코·칠레의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코너숍 Cornershop 인수 등이 대표적 사례로 뽑을 수 있다.

이 같은 접근법은 과거 월마트가 취한 태도와 전혀 다른 방식이다. 예전에 이 회사는 진출 국가의 숫자를 성공의 척도로 삼았다. 월마트 글로벌 마케팅 최고책임자를 역임한 릭 벤델 Rick Bendel은 “과거 월턴의 문화는 대형 슈퍼마켓 모델이었다”며 “하지만 기존 사업모델이 차세대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필수 요소라곤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제 매케나는 어쩌다 글로벌 기업이 됐던 이 미국 소매업체를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월마트의 해외 사업성과 평가는 마치 영화 비평 웹사이트 로튼 토마토 RottenTomatoes에 나오는 B급 액션 영화평처럼 읽힌다. 에드워드 존스 Edward Jones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야브로 Brian Yarbrough는 이에 대해 “아주 얼룩덜룩하다(Veryspotty)”고 묘사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라지브 랄 Rajiv Lal은 “혼란스러운 양상(a mixed picture)”이라고 표현했다. 업계 컨설턴트 크레이그 존슨 Craig Johnson은 “가지각색(checkered)”이라고 말했다. 울프 리서치 Wolfe Research의 스콧 머시킨 Scott Mushkin은 무심하게 “그냥 별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미적지근한 평가에도, 월마트는 사업확장 노력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이 회사의 해외사업 실적은 미국의 성공스토리와 가장 근접한 것처럼 보인다. 컨설팅 회사 앨릭스파트너스 AlixPartners의 맷 해모리 Matt Hamory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월마트는 근대 들어 미국 소매 기업들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둬왔다”고 평가했다.

국경을 넘어 사업을 확장을 하는 건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해외사업 진출은 자아, 국가주의, 문화 충돌 같은 숨은 의미들이 점철된 과정이다. 컨설팅 업체 브릭 미츠 클릭 Brick Meets Click의 빌 비숍 Bill Bishop은 “하나의 문화권에서 크게 성공한 기업들은 다른 문화권에선 실패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월마트 같은 회사는 그저 다른 기업들의 상품을 파는 대형 슈퍼마켓 중 하나 정도로 비춰질 수 있다. 일부 소매 기업의 경영진은 이런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성장이라는 유혹은 대부분 회사들에게 무시하기엔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월마트는 1990년대 초 글로벌 사업 확장의 잠재력을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당시 월가는 회사 매출 성장률이 계속 두 자릿수를 기록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월마트 경영진은 신성장의 3분의 1을 해외 시장에서 확보하겠다는 전략에 착수했다.

월마트는 1991년 멕시코시티에 샘스클럽 Sam’s Club을 오픈하며 첫 해외 진출을 했다. 그후 멕시코는 월마트 해외 사업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국가가 됐다. 2번째 진출국은 캐나다였다. 1994년 곤경에 처한 현지 마켓 체인을 인수한 후 회생에 성공했다.

그러나 월마트가 공격적 목표달성을 위해 추가로 기업 인수를 추진할 때마다, 여론의 비판이 뒤따랐다. 야브로는 “그건 순전히 성장을 위한 성장이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겐 월마트의 인수 거래가 신중함의 결과가 아닌 우발적인 것으로 비쳐졌다. 이 회사의 전 임원 벤델도 “월마트가 당시 글로벌 전략을 갖고 있었다고 말하는 건 다소 과장된 말이다. 신규 시장에서 그저 기업을 인수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월마트는 이후 독일로 진출했다. TCC글로벌의 로버츠는 “월마트는 그곳에서 잔혹한 교훈을 배웠다”고 말했다. 회사는 1998년 독일 진출 후, 고객들을 위한 포장 식료품 사업을 고수했다. 독일에서 좀 더 고급스러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신호였지만, 월마트의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 을 약화시키는 조치였다. 그 곳에서 월마트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미소를 짓도록 교육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독일에선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관행이었다. 이를 두고 독일인들이 이름을 따로 붙일 정도였다. 월마트는 현지 노조와도 갈등을 빚었다. 회사는 독일 소비자들에게 기존에 애용하던 할인 매장 대신 월마트를 선택할 명분을 제공하기 위해 분투했다. 하지만 결국 2006년 독일에서 발을 뺄 수밖에 없었다.

벤델은 “그곳에서 많은 교훈을 배웠을 것”이라며 “그 결과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기 위해 극도로 조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후 회사는 해외에서 좀 더 신중하게 월마트 명칭을 사용했다. 예컨대 일본에선 회사 이름을 세이유 Seiyu로 바꿔 사용했다. 칠레에선 자사 브랜드 중 하나를 라이더 Lider로 명명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와 세븐일레븐이 전 세계에서 단일 사명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몇 년 동안 월마트 본사는 통제권을 완전히 놓을 수 없었다. 매케나는 이에 대해 “우리는 완전한 통제를 원했다. 바로 소유를 선호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전문성을 갖지 못한 전자상거래 분야가 전 세계적으로 성장세를 보이자 회사는 생각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거대 시장들이 급부상했고, 최적의 파트너들과 함께 기민한 전략을 구사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막대한 수익이 예상됐기 때문이었다. 그제서야 소매기업들은 더 이상 모든 것을 스스로 다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월마트는 이제 전 세계에 걸쳐 다양한 지분과 자산을 확보함으로써, 소매기업이라기보단 투자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해외 사업부 CFO 리처드 메이필드 Richard Mayfield는 “일상적인 의사결정을 모두 직접 내리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제휴 파트너십이 회사 DNA 속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배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매케나는 월마트의 인수 거래가 갖는 양면의 특성을 잘 아는 독보적 경력의 소유자다. 그녀는 월마트가 1999년 영국 식료품 기업 아스다를 108억 달러에 인수할 당시, 아스다의 최고재무책임자였다. 플립카트 인수 전까지만 해도 그 거래는 월마트 역사상 최대 규모 거래였다.

아스다에서 CFO를 역임한 후 COO로 초고속 승진을 한 그녀는 월마트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매케나는 처음에는 “더 큰 일을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요청들을 모두 무시했다고 한다.

그녀는 “다른 일을 전혀 하고 싶지 않았다. 우주에서 최고의 일을 하고 있었고, 모든 유리 천장을 깼으며, 당시 모습에 대해 꽤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메케나는 최근 본사에서 경력 개발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녀는 자신에 대해 “공격을 피하기 위해 난간 위로 고개를 들어 올리는 성격은 아니다”라고 비유했다. 그녀는 청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신이) 성 위로 돌출된 또 다른 작은 성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무적인 말투로 “모난 돌은 정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스다의 CEO가 2010년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영국 언론들은 매케나를 차기 CEO 후보로 예상했다. 유명 인사의 결별 소식들로 도배하던 타블로이드 신문들이 매케나 관련 기사를 같은 급으로 다루며 영국 식료품 업계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기업 운영 경험이 없다고 밝히며 CEO 자리를 둘러싼 경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그러나 매케나는 그 일을 계기로 지금이 난간 위로 머리를 내밀어야 하는 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녀는 2010년 새롭게 설립된 소규모 점포 사업부를 자진해서 맡았다. 그 후 월마트 전략 개발 담당 이직 제안을 받았다. 그녀는 월마트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러나 몇 년이 흐른 후 그녀는 위기의 한 복판에 빠져들고 말았다. 월마트의 미국 동일 점포 매출-업황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수다-이 5분기 연속 하락한 것이었다. 그러자 월마트 미국 지사 사장 겸 CEO 그레그 포런 Greg Foran이 문제 해결을 위해 매케나를 최고운영책임자로 불러들였다. 그레그의 판단에 매케나는 전략가와 운영가, 문화 사절로서의 능력을 두루 갖춘 적임자였다. 그는 매케나에 대해 “엄청난 엔진을 가진 인물”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시장 매니저들과 가진 첫 회의에서, 매케나는 매장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무수한 피드백에 직면했다. 그녀는 “그날 밤 집에 가서 남편에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그녀의 남편은 스스로 극복해야 하며 “서두르라”고 조언했다. 이는 매케나가 요즘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매케나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매장 관리자들을 만나기 시작했고, 미국 전체 주를 모두 방문했다. 그녀는 회의실 맨 앞에 앉아 그들이 하는 말을 경청했다. 그녀는 “사람들은 말을 들어주길 원한다. 그들은 문제에 대해 설명할 때, 대개 해답도 함께 제시한다”고 말했다.

매장 관리자들은 과잉 재고 문제를 지적했다. 직원들의 사기 저하도 거론했다. 바닥 청소 도구처럼 “사소하지만 중요한”(매케나의 표현이다) 것들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녀는 “내가 무대에 올라 ’바닥 청소기를 다시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직원들이 열광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복장 규칙을 완화했고, 월마트 음악방송을 재도입했다. 셀린 디온 Celine Dion과 저스틴 비버 Justin Bieber 노래만 반복되던 매장에서 직원들을 해방시킨 것이었다.

그러나 매케나의 일부 정책들은 결코 사소하지 않았다. 포런은 매케나처럼 금융 분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은 대개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든 돈을 아낄 궁리만 한다”고 지적하며 “순매출을 증가시키는 대신 어떻게 감축할 것인가”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케나와 포런은 매장직원들의 급여 인상, 훈련, 기술 도입 등을 위해 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직원들이 매장에서 고객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하기 위해서였다. 

[사진=포춘US] 고객들이 아스다 슈퍼마켓 내부 셀프 서비스 체크아웃 카운터에서 직접 계산하고 있다.

매케나가 월마트의 미국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사용한 전략 중 상당 부분은 아스다에서 가져왔다. 아스다는 한때 기업 혁신(혹시 식료품 업계에 혁신이라는 게 있다면)의 온상이었다.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주문한 뒤, 매장에 들러 받아가는 방식도 그 중 하나였다. 현재 월마트 미국의 전자상거래 전략의 기반이 된 아스다는 원래 영국에서 태동했다. 매케나는 “월마트라는 기업은 그 동안 최고의 사업경험과 인재를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수혜를 입어왔다. 이를 결코 과소평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그녀는 중력의 중심축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제는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매케나는 실제로 올해 봄 비행기를 타고 리즈 Leeds에 위치한 아스다 본사를 다시 찾았다. 직원들이 기업합병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갖게 된 첫 타운홀 미팅 자리였다. 월마트는 아스다 인수로 비현금성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아스다와 J 세인스버리의 합병을 통해, 새 기업의 소수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매케나에겐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그녀는 소매업에 대한 모든 지식과 노하우를 아스다에서 일할 때 배웠다. 그러나 매케나는 “결국엔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녀의 의지는 월마트의 인수합병에 도움이 되었다. 회사는 지난 5월 9일 인도 전자상거래 대기업 플립카트의 지분 77%를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에 160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는 소식에 월마트 주가가 3% 급락했다. 160억 달러는 연간 잉여현금흐름에 준하는 액수였다. 플립카트 인수로 인해 월마트의 2019회계연도 주당 순이익은 60유로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매케나와 월마트 CEO 더그 맥밀런 Doug McMillon, CFO 브레트 빅스 Brett Biggs는 당일 애널리스트 콜/*역주: 애널리스트가 투자자들의 전화 또는 온라인 질의를 받고 응답하는 행사/에서 의례적인 ’축하‘ 인사 단 한 번을 제외하곤 수 많은 회의론에 직면했다.

플립카트의 영업 손실을 줄이기 위해 월마트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손익분기점은 언제 달성되는가? 왜 불투명한 인도 시장 대신 미국에서 그 자본을 활용하지 않는가? 월마트의 해외 사업 실적이 뚜렷이 좋지도 않은 상황에서 왜 인수합병을 진행했는가?

인도의 소매 시장 규모는 1조 달러 가까이 되지만, 전자상거래 시장은 전체 파이의 2%에 불과하다. 뉴욕대학교 스턴 비즈니스 스쿨의 마케팅학 교수 스콧 갤러웨이 ScottGalloway는 월마트가 “제트만큼이나 플립카트에도 과하게 돈을 지불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시장 중 한 곳인 인도에서 전자상거래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투자할 만한 가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아마존은 월마트의 턱 밑까지 따라붙었다. 중국에서 알리바바가 급성장한 것처럼 말이다(월마트도 중국에서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어쩌면 160억 달러는 전 세계 인구 2위 대국에 진출하기 위한 입장료일지도 모른다.

또한 이 비용은 완벽한 해답을 찾지 못한 대가이기도 하다. 디지털과 물리적 세계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월마트가 점점 더 많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매케나는 경력과 관련된 충고를 할 때, 현재 직업에서 유용한 기술이 새 직무의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라고 말하길 좋아한다. 그녀는 이 조언이 월마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깨달은 듯하다.

월마트가 초대형 슈퍼마켓형 소매업에서 쌓은 전문성은 옴니채널 omni-channel/*역주: 소비자들이 서로 다른 채널을 넘나들며 정보를 활용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형태/ 미래 시장에서 아마존, 알리바바와 경쟁할 때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닐 수도 있다. 매케나는 “우리는 완전한 테크 기업이 아니다”라며 “우리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다른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플립카트도 그들 중 하나다. 그 동안 매케나는 명령만 쏟아내는 리더가 아니라, 기꺼이 질문하는 유형의 인물이라는 점을 입증해왔다. 그녀는 인도에서 배운 교훈을 다른 시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과거 영국에서 배운 최고의 기술을 미국에 적용했던 것처럼 말이다.

매케나가 아스다 CFO로 재직하던 시절, 동료들은 그녀의 위험 회피 성향에 대해 놀리곤 했다. 매케나는 농담조로 “내 직무기술서에 위험 회피가 포함돼 있다고 말하곤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나 이후 그녀는 리스크를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나가야 했다. 매케나는 “그건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변화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케나와 월마트에게 가장 큰 위험은 리스크를 철저히 회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번역 최명인 chm7interpre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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