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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일론 머스크의 가장 흥미로운 회사는 '지루한 회사'

ELON MUSK‘S MOST EXCITING COMPANY IS BORING

  • 기사입력 2018.10.04 09:52
  • 기자명 Carson Kessler 기자

말 그대로다. ‘굴착’이란 뜻의 회사명을 가진 보링 컴퍼니 Boring Co.가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터널을 뚫고 있다. 이 회사는 공공 부문이 이뤄내기 어려운 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로 저렴한 대량교통 수단이다. By Carson Kessler
 

[사진=포춘US] 머스크가 캘리포니아 호손의 스페이스 X 사무실에 있는 하이퍼 루프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포춘US] 머스크가 캘리포니아 호손의 스페이스 X 사무실에 있는 하이퍼 루프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서부 로스앤젤레스의 뜨거운 아스팔트 아래, 자동차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야자수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 Elon Musk는 바로 이 곳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고도Godot라 불리는 굴착기가 조만간 405번 주간 고속도로(Interstate ) 밑을 지나는 2.7마일 길이의 터널을 뚫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악의 교통체증 도시라는 L.A.의 불명예가 이 프로젝트를 착수한 주된 이유이다. 

현재 해당 터널은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주민들은 터널이 완공되기까지 좀 더 기다려야 할 지도 모른다((사무엘 베케트 작품 ‘고도를 기다리며’의) 두 주인공 블라디미르 Vladimir와 에스트라공 Estragon을 불러 ‘고도’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항공우주 장비업체 스페이스 엑스의 CEO를 겸하고 있는 머스크에게 입증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서부지역 벨 에어 Bel Air에 거주하는 그는 자신의 집에서 스페이스 엑스의 호손 Hawthorne 본사까지 이동하는 좀 더 이용하기 쉬운 교통수단을 원하고 있다(호손은 남쪽으로 17마일 가량 떨어져 있다). 이론적 관점에서, 머스크는 지하로 다니는 초음속 대중 교통수단이 단순한 미래의 환상이 아님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 그는 이 대안이 대도시에 사는 많은 미국인들(대부분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을 괴롭히는 교통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머스크가 아주 절묘하게 이름을 지은 보링 컴퍼니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등장했다. 이 회사는 볼티모어와 워싱턴 D.C.를 연결하는 프로젝트(약 35마일)와 함께 시카고 도심과 오헤어 국제공항을 이어주는 프로젝트(약 17마일)에 착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렇게 되면 ‘시카고 익스프레스 루프 Chicago Express Loop’를 통해 종점에서 종점까지 12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현재는 교통 수단에 따라 25분에서 90분까지 걸리고 있다. 이 루프(초고속 지역 진공열차 하이퍼루프 Hyperloop와는 다르다)는 전자기력을 이용한 유선형 열차다. 한 대당 승객 16명을 태우고, 최고 시속 150마일까지 달릴 수 있다. 루프는 시간당 한 방향으로 약 2,000명을 운송할 계획이다. 배차간격은 30초에서 2분 정도로 계획되어 있다. 

보링 컴퍼니는 단지 기술적 이점만 있는 게 아니다. 비슷한 규모의 기타 도시들 프로젝트와 달리, 시카고 프로젝트 완료에 어떤 정부 지원도 필요 없다: 보링 컴퍼니는 프로젝트에 드는 수십억 달러 

[사진=포춘US] 도심과 오헤어 국제공항을 연결하는 보링 컴퍼니 시카고 익스프레스 루프 종착점의 가상 모습. 완공에는 최소 4년이 걸릴 전망이다.

공사비 전액을 민간 자본으로 조달할 것이라 약속했다. 시카고 시가 먼저 제안했기 때문에 담당 공무원들로부터 일사천리로 허가를 받기도 했다. 그와는 달리 L.A.와 워싱턴 D.C.에선 법적 문제에 부딪혀 프로젝트가 보류 중이다. 그로 인해 시카고 익스프레스 루프가 보링 컴퍼니에 첫 번째 큰 승리를 선사했다. 현재까지 시 당국으로부터 가장 확실한 보증을 받았다. 다른 공공 인프라 분야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드폴 대학의 채디크 도시개발 연구소(Chaddick Institute for MetropolitanDevelopment) 조 슈위터먼 Joe Schwieterman 소장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연방정부 차원의 도시철도사업 지원이 조만간 다시 힘을 얻을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각 도시는 어쩔 수 없이 자립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민간부문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주요 도시는 고질적으로 설비투자 자금 부족을 겪고 있다. 시카고의 경우, 2045년에는 공항과 도심을 오가는 하루 평균 승객 수가 3만 5,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민간 자본-일론 머스크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매체 트랜스포트 폴리틱 Transport Politic을 운영하는 도시문제 전문가 요나 프리마크 Yonah Freemark는 “공공 프로젝트를 민간기업 손에 맡기는 데에는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시카고 주민들은 보링 컴퍼니 프로젝트의 기술 및 경제적 실현 가능성에 대해 아무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프리마크는 “공공 부문이 실제 주민들의 의견은 고려하지 않고 민간 기업이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교통의 미래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와 메릴랜드 등 다른 곳에선 (환경평가 및 공개청문회 같은) 규제 절차와 정부의 요구사항들이 보링 컴퍼니 프로젝트의 진척을 가로 막고 있다. 슈위터먼은 “신호 체계, 승객을 열차에 태우기 위해 필요한 정부 승인, 장거리 지하터널 굴착에 필요한 엘리베이터 및 환기 시스템이 선행돼야 한다. 이는 회사가 반드시 답해야 할 아주 중요한 문제들”이라고 지적했다(보링 컴퍼니는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머스크는 굴착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만약 그가 시카고에서 성공한다면, 미국 전역의 공무원들은 확신이 없더라도 사업 승인을 내 줄지 모른다. 머스크가 화성 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그와 우정을 쌓기 위한 작은 디딤돌이 무엇이겠는가? /번역 두지현 dj9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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