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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월스트리트의 파워 커플이 비트코인에 도전하다

WALL STREET‘S POWER COUPLE TAKE ON BITCOIN

  • 기사입력 2018.10.04 09:24
  • 최종수정 2019.02.21 14:41
  • 기자명 Shawn Tully 기자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 Intercontinental Exchange의 CEO 제프 스프레커 JeffSprecher는 온라인 트레이딩에 일대 혁신을 일으키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새 활력을 불어 넣어왔다. 최근 스프레커와 자신의 회사(ICE) 핵심 중역-우연히도 그의 아내다-은 암호화폐를 당신의 퇴직 연금(401k)에 편입시키기 위해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차례는 암호 신용카드(crypto credit cards)가 될 것인가? /BY SHAWN TULLY

제프 스프레커는 비트코인이 주류 화폐로 도약할 수 있는 급진적인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를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게 설명한다. 세계 최대 거래소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의 CEO 겸 회장인 그는 이미 온라인 거래소들을 혁신적으로 변모시켰다. 또한 2013년 인수한 뉴욕증권거래소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암호화폐의 성장을 제한했던 문제점을 해결함으로써 자신의 ‘업적’을 하나 추가하려 하고 있다.

스프레커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그의 아내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인 켈리 레플러 Kelly Loeffler는 뉴욕증권거래소의 고급스러운 채권 트레이딩 룸에 함께 앉아 있었다(액자에 담은 채권 증명서들이 그 방의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미국의 번영을 이끈 위대한 철도와 인프라의 자금조달 역사를 시대별로 보여주는 것들이었다). 그 인터뷰 장소는 월가에 신뢰감을 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적절했다. 스프레커는 월가의 참여가 비트코인에 꼭 필요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대형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뉴욕증권거래소 같은 곳에서 주식과 채권을 트레이딩할 때 제공하는 보호장치를 비트코인에도 적용할 계획”이라며, “그렇게 되면 비트코인이 본격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포춘US] 제프 스프레커(왼쪽)와 그의 아내 켈리 레플러가 애틀랜타에 있는 ICE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포춘US] 제프 스프레커(왼쪽)와 그의 아내 켈리 레플러가 애틀랜타에 있는 ICE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 대화는 스프레커 부부가 지난 봄부터 여름까지 포춘과 가졌던 독점 인터뷰 시리즈 중 첫 번째였다. 당시 그들은 비트코인을 대중들에게 안전하고 접근하기 쉬운 자산으로 만드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다.

8월 초 스프레커와 레플러는 비트코인 청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ICE는 ’백트 Bakkt‘라는 (디지털 자산 플랫폼) 스타트업 설립을 발표했다. 11월 출범 예정인 이 신생 벤처기업은 연방 정부의 규제를 받는 비트코인 시장을 만들 계획이다(앞으로 지켜보겠지만, 이는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레플러에 따르면, ICE와 파트너사들은 일년 넘게 극비리에 백트를 작동시킬 ’플랫폼 설립(Building the Factory)‘을 진행해왔다. 회사명은 ’자산담보부증권(Asset-Backed Securities)처럼, ‘담보하다(Backed)’에서 따왔다. 매우 믿을만한 투자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려는 전략이다.

ICE는 백트 설립을 위해 미국 내 최고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보스턴컨설팅그룹, 그리고 스타벅스가 대표적이다. ICE는 아직 파트너사들의 투자 총액이나 소유 지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다른 협력업체로는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 Fortress Investment Group, 이글 세븐 Eagle Seven, 서스퀘하나 인터내셔널 그룹 Susquehanna International Group 등이 있다).

스타트업의 설립 목표는 현재 대체로 비트코인을 기피하는 주요 구성원(세계적인 대형 금융기관들)이 비트코인을 건전하고 안전한 자산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스프레커는 그렇게 함으로써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을 뮤추얼펀드와 ETF에 편입할 수 있는 길을 터줄 것이라 믿고 있다. 

백트의 청사진이 계획대로 작동한다면, 많은 신규 비트코인 펀드들은 그간 억눌려왔던 암호화폐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반 투자자들-특히 퇴직 연금제에 처음 가입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비트코인을 안전하고 손쉬운 투자 상품으로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월가는 비트코인의 인기를 이용해 대규모 거래량을 창출할 수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거래가 증가하면 가격 변동성은 감소하고, 비트코인에 대한 공포심은 사라질 것이다. 암호화폐의 변동성은 투기세력의 유입과 기관투자자의 자금 이탈로 이어져왔다.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가을 6,400달러에서 2만 달러로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다시 급락해 6,400달러 선에 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비트코인이 퇴직 연금제와 개인퇴직계좌(IRA) 상품에 편입된다면, 백트는 큰 승리를 거둘 것이다. 그럼에도 이 스타트업은 더욱 원대한 차기 행보를 모색할 수 있다: 소매 거래 시, 신용카드를 비트코인 연계 앱 같은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시장의 기회는 엄청나게 크다. 전 세계 소비자들은 연간 25조 달러어치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높은 신용카드 수수료나 온라인 쇼핑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스프레커와 레플러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기관투자자 참여 독려가 백트의 2단계 미션 가운데 첫 번째”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미션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스타벅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참여는 백트가 소비자의 오프라인 및 온라인 결제 방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커피 공룡기업 스타벅스는 이미 소비자들이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 결제를 하도록 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사의 애저 Azure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많은 소매업체들을 대상으로 세금계산서 처리부터 전자상거래까지 지원업무를 처리해주고 있다.

[사진=포춘US] 타고난 수리공인 스프레커가 자신의 차고에서 낡은 포르셰를 고치고 있다.

만약 백트의 목표가 지나치게 야심 차다고 생각한다면, 스프레커가 탁월한 혁신가라는 점을 다시 상기하라. 그는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거래소들을 ‘큰 소리로 매매하는 아날로그 거래소(Open-Outcry Pit)’에서 ‘매우 효율적인 디지털 거래소’로 현대화시킨 핵심 인물이다. 그 과정에서, 스프레커는 다 망해가던 전기 거래소(electricity exchange)를 단돈 1달러에 인수해 오늘날 44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글로벌 트레이딩 및 데이터 제국으로 성장시켰다. 주주들에게도 큰 보상을 선사했다: 2006년 기업 공개를 한 이래, ICE는 연평균 24.1%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탭 그룹 Tabb Group의 CEO 래리 탭 Larry Tab은 “그는 맨손에서 시작해 25년 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거래소 기업가가 됐다”며 “그의 사전에 실패란 없다”고 평가했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ICE는 현재 매출 기준으로 시카고 상업거래소 그룹(CME Group)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금융 거래소다.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 중 최대 업체 중 한 곳이다. ICE는 지난해 두 가지 주요 사업(거래소와 데이터 부문)에서 매출 46억 달러를 고르게 올렸다. 회사는 12개 거래소와 6개 결제업체(Clearing house)를 소유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세계 최대 주식시장이다. 하루 15억 주가 거래된다(모든 주식 거래 가운데 4분의 1이 이뤄진다). 아울러 주요 중소형주 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 아메리칸 NYSE American(전신은 미국증권거래소 American Stock Exchange)과 세계 최대 ETF 거래소인 뉴욕증권거래소 아카 NYSE Arca를 소유하고 있다. ICE는 곡물과 설탕, 커피, 그리고 면화 등 ‘소프트 원자재(Soft Commodities)’의 최대 선물 거래소이기도 하다-지난 2007년 뉴욕선물시장 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 ICE 유럽 선물거래소(ICEFutures Europe)는 세계 유가의 기준 중 하나인 브렌트유를 가장 많이 트레이딩한다. 

스프레커는 백트를 설립하기 위해 CEO 경험이 전무하지만 사업과 인생의 소울메이트인 켈리 레플러를 파트너로 택했다. 현 ICE 임원이기도 한 그녀는 2002년 회사 초기 시절부터 스프레커를 따라 ‘조수석’에 올라탔다. 그들은 2004년 결혼했다. 레플러는 오랫동안 ICE의 마케팅과 투자자관리,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해 왔다. 현재 그녀는 백트를 경영을 위해 ICE 직책을 하나씩 내려놓고 있다.

스프레커는 레플러가 ICE의 원대한 차기 행보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협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켈리와 나는 5년 동안 머리를 맞대고 디지털 화폐 전략을 모색해왔다”고 말했다. 힐을 신으면 180cm가 넘는 레플러(47)는 63세인 남편보다 훨씬 더 키가 커 보인다. 하지만 이 파워 커플의 공통 분모는 금방 알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성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요하는 원대한 계획에 매우 열정적이다. 주말마다 자신의 구형 포르셰 경주용 자동차를 수리하는 스프레커는 “나는 엔지니어로서 망가진 것들을 고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레플러는 “제프와 나는 대부분 사람들에겐 해답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대단한 일들에 매우 흥미를 느낀다”고 거들었다. 

그들이 백트를 성공시킨다면, 그것은 나카모토 사토시 Satoshi Nakamoto라는 필명을 쓴 미스터리한 프로그래머(혹은 프로그래머들)가 2009년 비트코인을 공개한 이래 암호화폐 세계에서 가장 눈부신 발전이 될 수 있다.

암호화폐 대중화를 꾀하는 스프레커의 계획은 비트코인 지지자들이 일반적으로 옹호하는 정신에 어긋난다. 그 원칙주의자들은 비트코인의 ’분산‘ 구조를 선호한다. 그리고 중앙집권적인 거래소를 단호하게 반대한다. 벤처캐피털사 드레이퍼 어소시에이츠 DraperAssociates의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아비셱 푸니아 Abhishek Punia는 “중간에 관리인이 있는 규제를 받는 거래소는 비트코인의 본래 취지와 모순된다”며 “비트코인은 중개인들이 수수료를 받지 않는 ’탈중앙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규제를 받는 거래소는 단기간 인기를 끌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비트코인의 미래는 아니다. 미래의 모습은 최초 구상했던 대로 ’P2P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프레커와 레플러는 그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강력한 중앙집권적 인프라가 비트코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ICE와 파트너사들이 그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레플러는 “우리는 거래소 출신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봤다”고 말했다.
 

대형 기관투자자는 ICE의 주요 고객사이다. 그리고 스프레커와 레플러는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이 부부는 비트코인을 주류 투자상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수 천만 명의 현재 및 미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소유하기 원한다는 점을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뮤추얼펀드와 ETF에 편입될 때만 가능한 일이다. 

디지털 화폐가 어떻게 거래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ICE는 2015년 초 미국 최대 디지털 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Coinbase의 일부 지분을 인수했다. 레플러는 “코인베이스는 찰스 슈와브 Charles Schwab보다 두 배나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며 “코인베이스에 계좌를 만든 사람들 중 대부분은 암호화폐에 소액 투자를 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전통 금융 기관을 잘 믿지 않고, 비트코인 같은 상품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암호화폐는 자산 운용사들의 관심을 거의 끌지 못했다. 스프레커는 “비트코인이 제대로 된 시장 구조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교환하는 비용이 부담스럽다. 거래가 너무나 많은 거래소들에서 소규모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는 200곳 이상의 거래소가 이더리움에서부터 리플, 라이트코인에 이르기까지 10여 개의 주요 디지털 화폐를 거래한다고 말했다. 스프레커는 “심지어 비트코인만 해도 거래소에 따라 고시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오늘날 암호화폐는 주로 투기 수단으로 전락해있다.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전 세계 디지털 화폐 가운데 80%를 보유한 트레이더들과 헤지펀드들이 투기를 주도하고 있다(비트코인은 현재 1,340억 달러 시가총액을 가진 최대 암호화폐다) 게다가, 자유분방한 비트코인의 정신이 금융위기 이후 한층 신중해진 월가의 사고방식과 충돌하고 있다. 레플러는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암호화폐가 불법적인 수단으로 획득한 ‘냄새 나는 자산’일 수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스프레커와 레플러는 비트코인에 대한 올바른 투자환경만 조성한다면, 신규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세계에 대규모 유입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뱅가드와 블랙록 같은 자산운용사들이 그 비전을 공유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까? 스프레커와 레플러 입장에서 그 방법은 가장 기본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스프레커는 “현재 두 가지 요소가 부족하다”며 “그건 공식 거래소에서 트레이딩 하는 것과 기관 투자자들을 위한 안전한 디지털 화폐의 보관”이라고 설명했다.

스프레커의 주장에 따르면, 주요 자산 운용사들은 다음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디지털 화폐 펀드를 조성할 의사가 전혀 없다. 먼저, 연방정부가 규제하는 거래소에서 트레이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연방 규제기관이 감독하는 가장 안전한 계좌에 투자자들의 토큰을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들은 주요 선물 혹은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딩할 수 없다. 사람들이 달러나 유로를 디지털 화폐로 교환하는 장소들-코인베이스와 제미니 Gemini 같은 대형 거래소들이 대표적이다-은 종종 ’거래소(Exchange)‘로 불린다. 하지만 그들은 실제로는 다양한 형태의 감독을 받는 ’시장(Marketplace)‘에 불과하다. 이 플랫폼들은 세 가지 형태의 주요 규제를 받는다: 첫째, 코인베이스와 다른 많은 시장들은 각각의 주에서 송금업체(Money Transmitter)로 영업허가를 받는다. 둘째, 카메론과 타일러 윙클보스 Cameron and Tyler Winklevoss 형제가 설립한 플랫폼 제미니는 뉴욕 주에 ’신탁회사(Trust Company)‘로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 신탁사 지정은 다른 많은 주에서도 영업할 수 있는 일종의 ’허가권(Passport)‘ 역할을 한다. 세 번째 규제 영역은 SEF(Swap Execution Facilities)라 불리는 시장들로 구성돼 있다. SEF는 도드 프랭크 Dodd-Frank 법안을 통해 만든 스와프거래 플랫폼이다. 
 

[사진=포춘US] 스타벅스와 백트의 협업은 이 스타트업이 소매 결제에 비트코인의 활용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연방 당국은 암호화폐를 규제하기 위해 먼저 이 화폐들을 어떻게 분류할지 파악해야 한다. 주식과 채권을 규제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장 많이 알려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그 동안 비트코인은 ‘상품(Commodity)’으로 간주돼 왔다. 모든 상품의 선물 및 옵션-원유부터 콩, 그리고 금까지 모든 상품의 선물 계약으로 구성된 대규모 포트폴리오-을 규제하는 건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CFTC)의 업무이다. ‘상품’으로서 비트코인 선물은 CFTC가 규제하는 적격선물거래소(Designated Contract Market)에서만 거래될 수 있다. 

상품 지위를 획득한 비트코인은 미국과 유럽 두 곳에서 세계 최대 상품 선물거래소를 운영하는 ICE에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스프레커 부부에게 이 거래소들은 레플러의 표현대로 “기관 투자자들을 암호화폐로 유인”하는데 꼭 필요한 보호장치를 제공하고 있다.

SEC나 CFTC의 감독을 받는 주요 거래소들은 고객들이 철저한 3단계 규제 서비스를 받도록 보장하고 있다: 트레이딩과 결제(Clearing), 그리고 안전한 저장이다. 증권은 ’보관(Custody)‘ 형태로, 선물은 ’창고(Warehouse)‘에서 저장을 한다. 트레이딩 때 거래소는 펀드매니저가 올린 공시 가격이 고객이 주식이나 선물 계약에 지불하는 가격과 동일하도록 보증한다. 또한 거래소는 결제와 증권 혹은 상품 보관에 대한 엄격한 규칙을 정한다.

상품거래위원회가 감독하는 비트코인 선물거래소를 활용함으로써, 백트는 자산운용사들이 필수 요소도 여기는 2단계 보안 망을 제공할 계획이다. 첫 단계는 증권이나 상품(이 경우에는 디지털 토큰이다)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거래는 ICE 선물거래소 회원인 정식 증권 중개인(Broker-Dealer)이나 선물 중개인이 담당한다. 정식 거래소에 의해 완전히 검증된 사람들만 ICE 미국 선물거래소 ’회원‘으로서 트레이딩을 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해야 투자자들은 예컨대 헤지펀드로부터 비트코인을 해킹한 범죄자들의 토큰을 사는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두 번째 보안책은 규제를 받는 디지털 화폐 보관소이다. 백트의 접근 방식은 완전히 안전한 디지털 금고를 제공하는 것이다. 레플러는 “백트는 두 가지 매출원을 갖고 있다”며 “ICE 미국 선물거래소의 거래수수료와 비트코인 구매 후 백트에 보관하는 고객들이 지불하는 보관소(Warehouse) 수수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에 접근하기 위해, 고객들은 ‘개인 암호키’-무작위로 생성되는 숫자와 글자로 구성되며, 디지털 서명과 비슷하다-를 사용할 것이다. 대부분 비트코인 소유자들은 그들의 암호키를 PC나 서버 혹은 규제 받지 않는 거래소 계좌에 보관한다. 하지만 이런 곳에 보관된 개인 암호키는 해킹에 취약하다. 오토노머스 리서치 AutonomousResearch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사이버 절도범들이 투자자들의 계좌를 해킹해 훔쳐간 암호화폐 규모가 16억 달러를 상회했다. 

이 문제에 대한 백트의 해결책은 개인 암호키를 보안이 상당히 강화된 디지털 보관소에 ’오프라인‘으로 보관하는 것이다. 펀드매니저나 운용사가 보관소에서 비트코인을 출금하고자 할 때, 백트는 그 고객의 신원을 확인한 후 개인 암호키를 사용해 비트코인을 내줄 것이다. 그러나 그 때도 보관소는 ’공개 키(Public Key)‘라 불리는 두 번째 암호키를 갖게 된다. 이 공개 키는 비트코인을 꺼내주기 위해 수령자 계좌를 여는데 사용된다. 두 개의 암호키 보안 체계는 은행 개인 금고를 열 때, 은행 직원과 고객이 모두 각자 열쇠를 갖는 방식과 유사하다.

비트코인을 주류에 편입시키기 위해, 백트는 암호화폐의 주요 단점도 극복해야 한다: 바로 느린 거래 속도다. 비트코인은 수 백만 명의 개인 회원들에 의해 운영되는 블록체인이라는 네트워크상에서 작동된다. 그들은 거래들을 한데 묶거나 입증하기 위해 경쟁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비트코인 소유자가 뭔가를 구매할 땐, 본질적으로 그 거래는 모든 ’노드 Node‘-그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에 보고된다. 보고를 접한 노드들은 그 거래가 적법하다는 점을 먼저 입증하려 경쟁을 한다. 그리고 승자(가장 먼저 거래의 적법성을 입증한 자)는 비트코인을 공짜로 보상받는다. 1.5달러짜리 커피에서 6만 달러짜리 SUV까지 모든 거래는 모든 노드에 보고되어야 한다. 그 결과 기존 블록체인 시스템 상에선 초당 7건 거래이 처리가 가능하다. 이 정도 속도로는 스프레커와 레플러가 구상하고 있는 기관투자자 거래가 어렵다.

스프레커는 백트을 위해 해결책을 고안해냈다. 펀드매니저 A가 펀드매니저 B로부터 2억 달러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두 사람 모두 백트 운영체계 안에서 거래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 비트코인은 백트 내 B의 계좌에서 A의 계좌로 이동할 뿐이다. 백트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총 개수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이 거래 사실을 알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회사가 비트코인의 대변차변(Debit and Credit)을 상쇄시킨 기록의 원장을 보유하면 된다는 것이다. 백트의 보관소에 들어오고 나가는 돈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보고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백트가 대부분의 시장을 통제하는 한, 적은 양의 거래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보고하면 된다. 그럴 경우 백트 시스템은 초고속 운영이 가능해진다. 레플러는 “우리 시스템은 블록체인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운영될 것이다. 아울러 블록체인과는 별개로 자체 옴니버스 원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프레커는 엔지니어와 모험가의 기질을 모두 갖춘 인물이다. 위스콘신 주 매디슨 Madison에서 성장한 그는 투잡을 뛰며 보험을 판매한 금융 설계사의 아들이었다. 여동생 질 스프레커 Jill Sprecher는 “오빠가 여섯 살 때 토스터기를 분해한 뒤 다시 조립한 일화를 어머니로부터 들었다”며 “오빠는 16세 때 차고에서 도요타 자동차를 개조해 ‘허거 오렌지’ 색 스포츠카 카마로 Camaro와 맞바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프레커의 꿈은 전문 카레이서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위스콘신에 있는 유명한 로드 아메리카 Road America 드라이빙 스쿨에 다니기도 했다. 스프레커는 “(그랑프리 세계 챔피언이었던) 마리오 안드레티 Mario Andretti는 ‘최고 드라이버는 가장 용감한 사람이 아니라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말했다”며 “그러나 그는 틀렸다. 나는 똑똑했지만, 내 삶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긴박한 상황에서, 나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말했다.

지금 그는 경주에 대한 로망을 꿈꾸기보단 더욱 실질적인 일에 몰입해있다. 정비용 이동장치에 누워 손에 렌치를 잡고 르망 자동차 경주에서 달렸던 수십 년 된 10여 대의 포르셰 자동차의 배기 시스템과 로커 패널/*역주: 자동차의 문 바로 아래 차체/을 수리하고 있다. 

스프레커는 캘리포니아에서 10여 년 동안 발전소 짓는 일을 한 후, 1990년대 말 현물 시장에서 남는 전기를 팔 방법을 모색했다. 당시, 거의 모든 전기 거래는 전화로 이뤄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팔고자 하는 전기가 다수의 온라인 경매에서 거래되길 바랐다. 그러던 중 그는 어느 애틀랜타 전력회사가 소유한 온라인 플랫폼 하나를 간신히 찾을 수 있었다. 그 회사는 63개 전기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있었지만, 사업은 소규모로 하고 있었고, 월 100만 달러의 손실까지 보고 있었다. 1997년 스프레커는 단돈 1달러에 그 회사를 인수했다(매우 유명한 일화다). 이후, 그는 지금은 ICE로 성장한 거래소 구축에 착수했다.
 

그 초보 거래소는 3년을 헤맸다. 기술을 총괄하는 척 바이스 Chuck Vice ICE 부회장은 “당시 몇 천 달러가 필요해 이베이에서 낡은 라우팅 장비를 판매했다”고 회상한다.

당시 스프레커는 자신의 집을 잃을 상황에 처해 있었다. 하지만 2001년 맨해튼 출장이 행운의 반전을 가져왔다. 그때 엔론 Enron은 에너지 트레이딩을 개척하고 있었다. 하지만 엔론이 모든 거래의 매수자이자 매도자였다. 그래서 스프레커가 엔론에 대안을 제시했다. 전기회사들이 직접 상대방과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구축하자는 것이었다. 그는 맨해튼 출장 때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로부터 엔론의 독점적 지위가 우려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들은 ICE에 1,500만 달러를 대출해줬고, 스프레커는 사업과 집 모두를 구할 수 있었다. 그는 기업을 회생시켰고, 자신의 지분 가운데 90%를 거의 공짜로 13개 은행과 에너지 기업, 그리고 전기 회사에 제공했다. 대신, 자신의 회사를 통해 거래를 한다는 보장을 받았다. 그러다 2001년 11월 엔론이 분식회계로 무너졌다. 다음 달 스프레커 거래소의 거래량은 180%나 급증했다.

한편, 레플러는 일리노이의 한 농장에서 성장했다. 잠시 동안 시카고에서 소매섹터 애널리스트로 일한 뒤 텍사스에 있는 사모펀드로 이직했다. 그녀는 새 직장에서 약 1년 정도 근무했다. 그 때 상사(현 미해군성 장관)였던 리처드 V. 스펜서 Richard V. Spencer가 그녀에게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애틀랜타 전력 거래소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레플러는 당시 천연가스 시장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녀는 온라인 트레이딩에 적기가 왔다는 확신을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스펜서에게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2002년 ICE에 합류했다. 그땐 ICE 직원 수가 채 100명이 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 무렵 스프레커는 런던 국제석유거래소-큰 소리로 매매주문을 하는 구식의 거래소로, 주문을 외치는 플로어 트레이더들로 가득했다-를 인수했다. 트레이더들은 온라인 거래소로 전환하려는 그의 전략을 거부했다. 그러자 스프레커는 오후 시간대에 거래소 문을 닫아버렸다. 고객들은 반나절 동안 단말기로 (온라인) 주문을 넣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오히려 모든 거래가 오후 시간대로 몰렸다. 2005년이 되자 국제석유거래소(현 ICE 유럽 선물거래소)는 온라인 거래를 전면적으로 시행했고, 그 2년 후엔 ICE는 뉴욕상품거래소를 인수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매우 수익성 높은 온라인 트레이딩으로의 전환에 성공했다.

2013년 스프레커는 지금까지 최대 규모이자 가장 성공한 기업인수를 단행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 NYSE Euronext를 97억 5,000만 달러에 매입한 것이었다. 곧이어 2015년에는 미국 금융정보업체 IDC(Interactive Data Corporation)를 손에 넣었다. 이 인수를 통해 ICE는 마켓 데이터의 강자로 부상했다. 그렇다면 CE는 왜 이런 빅딜을 계속하고 있는 것일가? 스프레커는 이에 대해 “우리는 히트 작품을 잇따라 내놓는 방송사와 같다”고 설명했다. 

스프레커의 경영 스타일을 특징짓는 두 가지 차별점이 있다: 첫째는 채용에 관한 그의 본능적이고 즉흥적인 접근 방식이다. 두 번째는 주주들에게 매력적인 회사 실적과 기업가 정신을 연결시키는 능력이다. 그는 “직감에 따라 채용한 어느 직원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며 “그러나 이력서에 흔들려 채용한 경우엔 후회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에 관한 대표적인 일화 하나가 있다. 스프레커는 “몇 년 전 애틀랜타 콘도 연합회 이사회 미팅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 한 커플의 개들이 엘리베이터에서 계속 변을 봤지만, 개 주인이 청소를 하지 않아 언쟁이 벌어졌다”며 “그때 한 남자가 나서 다른 사람들은 원하지 않는 일을 자원했다. 그는 ‘내가 개똥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 친구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일에 정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스프레커는 거래소 안내 데스크를 맡아 일할 진취적 성향의 매니저를 찾고 있었다. 그래서 개 관련 문제를 해결한 그 남성을 채용했다. 그 사람이 현재 ICE의 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는 마크 바사서그 Mark Wassersug다. 

스프레커는 결과지향적인 경영 방식을 앞세워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버라이존의 중역을 역임한 ICE의 주요 사외이사 프레드 살레르노 Fred Salerno는 스프레커가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부터 거대 상장사를 이끄는 방식까지 그의 적용력을 높이 평가한다. “제프는 회사를 인수하자마자, 불필요한 비용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래야 미래 프로젝트를 지원할 돈을 비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의 경영철학은 ’우리가 미래에 뭔가를 한다‘는 약속만으로는 부족하고, 동시에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제프는 그 점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기업가들은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스프레커는 바로 그런 전략을 활용해 뉴욕증권거래소를 부활시켰다. 부풀려진 비용을 대폭 삭감하고, 절약한 돈을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중 한 곳의 재건사업에 투입했다. 2013년 ICE가 거래소를 인수했을 때, 스프레커는 유럽 거래소들을 유로넥스트 Euronext로 분사시키면서 재빠르게 20억 달러 가량을 조성했다. 그럼에도 뉴욕증권거래소는 여전히 3,000명 이상의 직원들과 약 1,000 명의 컨설턴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더욱이 거래소의 전설적인 건물은 거의 폐허 수준이었다. 한때 웅장했던 바로크 풍의 이사회실 페인트가 벗겨져 있을 정도였다.

많은 월가 전통주의자들은 스프레커의 전면 온라인화 때문에 뉴욕증권거래소가 그 매력을 상실할 것이라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정반대의 성과를 거뒀다. 월 & 브로드가(Wall and Broad Streets)의 랜드마크 건물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은 것이었다. 그는 뉴욕증권거래소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킴으로써 돈 벌 길을 찾아냈다. 21층에 격리된 많은 천재 엔지니어들이 필러 Pillar라 불리는 단일 기술 플랫폼을 만들어 낸 것이었다. 필러는 다른 거래소들의 비효율적인 트레이딩 시스템을 대체했다. 직원 수를 900명으로 감원하는데 일조한 대단한 성공작이었다. 

스프레커는 소규모 기업공개를 추구하는 대신, ’대어‘ 사냥에 집중했다. 신규 상장기업들은 발행 주식 수를 기반으로 수수료를 지급하기 때문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는 7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38건의 기업공개를 연속해서 성공시켰다. 온라인 트레이딩의 주창자로서 스프레커의 인식은 다소 놀라웠다. 그는 거래소의 다양성을 크게 제고한 전문 트레이더들이 회사 브랜드에 중요한 존재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온라인 트레이딩이 너무 앞서나간 측면이 있다”며 “전문 트레이더들은 자기 자본을 이용해 가격 변동성을 완화시킴으로써 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파란색 셔츠를 입은 사람(플로어 트레이더)들이 미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스프레커는 “현재 (미국에는) 250개 증권 거래소가 있다”며 “그 중 249개는 차별성이 없다. 당신은 어떤 거래소를 갖고 싶은가? 그래서 우리는 뉴욕증권거래소를 여러분들이 갖고 싶은 거래소로 만들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날로 퇴색하는 신비로운 매력을 되찾기 위해 스프레커는 직원들을 위층 사무실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조명을 받는 대리석판으로 만든 멋진 계단을 6층과 7층 연결 통로로 설치했다. 그렇게 새 단장한 층들에 현재 3개의 대형 접견실과 15개의 소규모 회의실이 마련되어 있다. 스프레커는 “뉴욕증권거래소를 포춘 500대 기업을 위한 클럽하우스로 바꾸려는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일은 현실로 이어졌다. 지난 6월초 이틀 동안, 10개 대기업이 이 곳에서 행사를 열었다.

소매 결제 산업은 스프레커식 혁신에 적합해 보인다. 오늘날 미국인들은 신용 및 직불카드, 그리고 페이팔 같은 디지털 포털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에 연간 8조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카드를 받는 상점과 레스토랑은 일반적으로 약 6개 중개업체에 2~3%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이 중개업체들은 상인들과 (신용카드 단말기 사용) 계약을 맺는 ‘상인 모집책’, 비자와 마스터카드 같은 거대 신용카드 회사, 그리고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은행들이다.

(결제 수단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면, 분명 높은 수수료를 대폭 낮출 수 있다. 소비자들은 식료품이나 세제 값을 월마트나 스타벅스의 스캐너를 통해, 아이폰이나 PC 속에 보관 중인 비트코인 지갑에서 곧바로 지불할 수 있다. 은행은 중간 수수료를 챙기지 못한다. 비트코인이 소매 부문의 주요 결제수단이 되면, 신용카드가 사라지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ICE와 백트는 ICE의 주요 고객인 대형 은행들과 등을 지게 될까? 꼭 그런 건 아니다. 은행들의 주 수입원은 거래 수수료가 아니라 신용카드 잔고에 매기는 이자다(소비자들은 카드사용 원금을 당월에 납부하지 않고, 이자만 내고 이월할 수 있다. 은행은 이월되는 그 원금에 이자를 청구한다). 또 결제 시스템이 바뀐다고 해서, 사람들이 거래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금액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결제산업 전문가들에 따르면, 새로운 결제 시스템이 실제로 다른 형태의 대출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백트와 협업할 수도 있다. 예컨대 잔고가 부족해 비트코인 구매를 거절당한 한 고객이 주거래 은행의 출금 카운터에서 즉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건 한참 먼 이야기다. 첫째, 스프레커와 레플러는 백트가 비트코인의 미래라는 점을 트레이더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뉴욕증권거래소의 채권 트레이딩 룸에서 스프레커는 암호화폐가 성공하기 위해선 월가와 그의 새로운 거래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독자적인 아이디어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완전히 주류자산으로 편입되려면, “비트코인이 뉴욕증권거래소 수준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프레커가 백트를 통해 비트코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면, 그가 이제까지 해온 ‘수리(Fix-It)’ 업무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일이 될 것이다.

/번역 박정호 parky1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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