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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리더의 ‘갑질’은 못난 불안감의 표출이다

  • 기사입력 2018.05.21 10:02
  • 최종수정 2018.09.21 10:02
  • 기자명 신제구 교수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우리 사회에 이른바 ‘갑질’ 논란이 거세다. 조직의 리더들은 상대적 우위에 있다는 자만심으로 약자에게 행하는 비열한 갑질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조직에서 리더가 행하는 갑질은 부하직원들에 대한 직접적 피해뿐 아니라 조직의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
‘갑질’ 논란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이미 갑질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흔한 사회현상이 되었다. 거래가 있는 곳에는 갑질이 있고, 갑질이 있는 곳에는 억울한 피해자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갑질은 ‘불량한 강자가 선량한 약자를 일방적으로 지배하려는 비겁한 화풀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갑질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다양하고 치명적이다. 조직도 예외는 아니다. 조직에는 계급이 있고 계급에는 권력이 따르며 권력에는 지배당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구조적으로 갑질이 불가피한 곳이 바로 조직이다. 조직 내 리더의 갑질은 부하직원 개인의 피해를 초월하여 조직 내부의 분열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왜 리더에게 보장된 권력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으로 갑질하는 리더가 존재하는 걸까? 리더의 갑질에는 리더의 불안감이 숨겨져 있다. 몇 가지 유형을 살펴본다. 

첫째, ‘무능형 갑질’. 자신의 무능함을 들키지 않으려는 불안감이 원인이다. 조직에서 직급이 높아진다고 능력도 따라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처절한 노력이 없다면 직급과 능력은 상관관계가 낮다. 직급은 높아졌는데 능력은 없고 경험만 있다면 부하직원들에게 경험만 얘기해야 한다. 먹힐 리 없다. 이쯤 되면 답답한 부하직원은 침묵하거나 저항하고 불안한 리더는 갑질을 한다. 지속적으로 공포감을 조성하거나 모멸감을 자극하면 리더의 불안감이 줄어든다고 착각을 하기도 한다. 부하직원의 침묵을 접하면 더욱 신나게 갑질한다. 완벽하게 장악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소위 ‘공포감 없는 지배욕구(fearless dominant)’가 발동한 것이다.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승진한 것이 아니라 배경과 운으로 승진한 리더는 속으로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자신의 무능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갑질을 선택한 비겁한 무례함의 유형이다.

둘째, ‘질투형 갑질’. 자신보다 유능한 부하직원을 경쟁자로 인식하여 이를 통제하려는 불안감이 원인이다. 조직생활의 생존주기는 짧아지고 똑똑한 부하는 늘었다.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부하는 얼마든지 있다.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부하들 중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부하가 자신을 대신할 존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 자리가 불안한 리더가 유능한 부하직원을 질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남들이 볼 때는 부러운 인재이지만 자신이 볼 때는 불안한 경쟁자인 셈이다. 두려운 경쟁자를 곁에 두고 마음 편할 사람은 없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질투 나는 경쟁자인 유능한 부하직원을 무력화시켜야 불안감을 어느 정도 떨쳐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꺼이 가까운 사람에 대한 무례함을 실행하고 만다. 가까운 사람에 대한 질투는 멀리 있는 사람에 대한 질투보다 더 잔인하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두려운 갑질로 인식될 수 있다.

셋째, ‘아부형 갑질’. 주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주인보다 더 주인 행세를 하려는 불안감이 원인이다. 별다른 대안이 없는 리더라면 주인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 생존의 기술 가운데 하나이다. 주인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먼저 파악하고 먼저 대응해야 먼저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불안감은 주인의 욕구를 초월한다. 주인의 눈에 들기 위해 주인보다 더 혹독한 갑질을 자행하기도 한다. 오히려 주인이 만류하고 싶을 정도로 주인 대신 가혹한 갑질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결국 자신의 구차한 생존을 이유로, 아부를 목적으로 갑질을 자발적으로 더욱 거칠게 실행하는 유형이다. 이러한 아부형 갑질은 갑질을 하는 리더 본인의 적을 만들기도 하지만 이러한 갑질로 인하여 결국 아부형 갑질을 방치한 주인 또한 수많은 적들을 간접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점에서 아부형 갑질은 주인에게도 치명적이다.

넷째, ‘자폭형 갑질’. 이미 미래가 없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잘 보일 필요도 없고 눈치 볼 이유도 없는 불안감이 원인이다. 희망이 없으면 용기도 없어진다. 용기 없는 사람이 누구의 눈치를 보고자 노력을 하겠는가? 조직에서 부하직원에게 공격적인 갑질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수행해야 할 의무를 망각하고 무기력하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스스로 무너진 리더의 무기력도 일종의 갑질인 셈이다. 어쩌면 스스로 무너진 자폭형 갑질이 난폭한 갑질보다 부하들에게는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자신의 미래의 모습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리더에 대한 안타까움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유형이다.

다섯째, ‘원망형 갑질’. 조직에 대한 불만이 직원들에게 공격적으로 전이되는 불안감이 원인이다. 화풀이는 누구에게 할까? 화풀이는 보통 강자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약자에게 발휘하는 비겁한 행동이다. 조직에서 밀리고 더 높은 리더에게 쪼임을 당하면 이성을 잃고 매우 감정적인 상태에 빠지기 쉽다. 감정이 흔들리면 판단력도 흔들린다. 어딘가 자신의 분노를 분출하고자 한다. 그것도 가장 만만한 상대에게 화풀이를 한다면 부하직원일 가능성이 크다.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이유를 만들어서 자신의 분노를 표출해야 불안감이 해소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어이없는 화풀이가 바로 원망형 갑질인 셈이다. 억울한 부하직원은 잠재된 억울함을 언젠가는 되갚아주겠다는 다짐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리더의 갑질에 저항할 기회만 노리고 있을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이상과 같이 갑질하는 리더는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갑질을 한다. 물론 리더의 갑질은 이외의 원인으로 드러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결론은 하나다. 리더의 무분별한 갑질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는 사실이다. 경쟁자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일련의 갑질을 살펴보면 리더 스스로 망가지는 지름길은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화풀이처럼 갑질을 하는 것이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물론 불안하지 않은 리더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진정한 리더라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불안감을 더욱 키우는 갑질을 선택한 리더에게 미래는 없다. 갑질하는 리더를 이해해주는 세상이 아니다. 갑질 때문에 오히려 그동안 축적해 두었던 결실도 삽질한 것으로 치부되어 한방에 날아가버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갑질에 대한 경계심을 잊지 말아야겠다.

특히 가까운 사람에 대한 갑질을 더욱 경계해야 한다. 그 이유는 갑질하는 리더를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이 리더의 불안감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결코 자신의 불안감을 갑질로 감출 수 없다는 점이다. 갑질하는 리더들은 자신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선택한 갑질이 불안감을 더욱 키우는 어리석음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신제구 교수는··· ◀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주요 기업 등에서 리더십, 팀워크, 조직관리 등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교육컨설팅코칭학회 회장,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한국인력개발학회 상임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IGM세계경영연구원 상무, 크레듀 HR연구소장, KB국민은행 연수원 HRD컨설팅 팀장,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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