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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 2위 |펩시코 CEO 인드라 누이

  • 기사입력 2018.01.19 10:04
  • 최종수정 2018.09.20 17:33
  • 기자명 Beth Kowitt 기자

펩시코 Pepsico는 그 동안 CEO 인드라 누이 Indra Nooyi와 함께 대형 식품업계에서 한발 앞선 행보를 보여왔다. 그녀는 앞으로도 ‘김 빠지고 있는’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 포춘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 2위 인드라 누이 펩시코 회장 겸 CEO
 

대형 식품업체 CEO로 살기 힘든 시절이다. 소비자는 공장 가공식품을 꺼리고, 유통업체는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있 다. 행동주의 투자자들과 3G를 등에 업은 크래프트 하인츠 Kraft Heinz의 비용 절감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지난해 업계 장수 CEO들이 잇따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펩시코 CEO 인드라 누이는 여전히 건재하다. 누이는 2006년 취임 직후 탄산음료와 짠맛 과자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할 필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한 덕분에 업계 리더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녀는 포춘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 리스트의 터줏대감이기도 하다. 누이는 이 리스트가 발표된 지난 20년 동안, 펩시코최고재무책임자(CFO)로 취임한 2000년을 시작으로 총 18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순위는 2위다. 그렇다면 그녀는 현재 630억 달러 규모의 펩시코를 어떻게 경영하 고 있을까. 포춘이 취임 이후 식음료 업계 최대 파괴적 혁 신이 요구되는 이 시기에 누이와 만나 대화를 나눠봤다. 다음은 인터뷰 발췌 내용이다.

포춘: 지난 18개월 동안 대형 식품업체 베테랑 CEO 약 6명이 사임했다. 11월 퇴진 예정인 몬델레즈 Mondelez *역주:미국의 제과 및 식음료 대기업 의 아이린 로젠펠드 Irene Rosenfeld는 필자에게 “한 시도 쉴 수 없는 근무 환경이 그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몬델레즈가 영국 기업 캐드버리 Cadbury를 인수할 당시엔 아침에 일어나 보면 상황이 뒤집어져 있곤 했다. 이런 직종에서 장수를 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인드라 누이: 로젠펠드는 밤에 잤지만, 나는 안 잤으니까 (웃음). 나는 잠을 잘 못 잔다. 밤새 이메일 알림이 오고, 매시간 깨서 답변을 한다. 이런 분위기가 자기와 맞는 사람이 있고, 업무량에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 나와는 잘 맞는다. 이제는 이 속도로 일하는 데 적응이 됐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금융위기는 끝났지만, 식음료업계에 찾아오는 변화와 파괴의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 변화의 강도도 엄청나다. 업계 내에서 입지 굳히기, 파괴, 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흥 강자들도 등장할것 같다.
변화에 대해 “전부 다 바뀌면 어떡하냐”는 식의 부정적 태도를 가질 수 있다. 아니면 지금이야말로 업계의 규칙을 바꾸고, 경쟁 방식을 재조정할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지금 세상을 ‘흥미로운 시대’라고 생각한다. 펩시코가 헤쳐나가는 걸 도울 수 있을 만큼 내 에너지가 충분하길 바랄 뿐이다. 지금까진 에너지가 충분하다.

 

[사진=US 포춘]
[사진=US 포춘]

 

수많은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당신의 전략은 무엇인가?

파괴적 기술에 대한 책을 몇 권 읽고 있다. 세상이 앞으로 얼마나 바뀔지를 예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책을 읽다 보면 ‘그런데 이건 10년 후가 아니라 지금 모습이잖 아’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우버 공동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 Travis Kalanick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굉장히 훌륭한 아이디어를 내게 많이 들려줬다. 내가 “죽기 전엔 실현되지 않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하자, 캘러닉은 “5년 안에 벌어질 텐데요”라고 답했다.
나는 (벤처투자사 앤드리슨 호로비츠 Andreessen Horowitz 공동창업자) 마크 앤드리슨 Marc Andreessen, 캘러닉, (에어비엔비 공동창업자 겸 CEO) 브라이언 체스키 BrianChesky 같은 사람들과 일년에 한두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당신도 그렇게 해야 한다. 사람들이 앞으로 나의 업계와 내 주변 세상을 어떻게 바꾸려 할지 알기 위해서라도 궁금증을 가져야 한다.

파괴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해보자. 아마존이 유기농 식품 유통업체 홀푸드 WholeFoods를 인수했다. 광범위한 의미에서 이 사건이 펩시코의 사업과 식음료업계를 어떻게 바꿀 것으로 보나?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 중 하나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그들 스스로보다 더 잘 알고, 그걸 활용하는 능력도 대단한 기업이다. 아마존은 앞으로 홀푸드의 오프라인 매장을 제품 보충과 공급에 활용할 것이다. 사람들의 쇼핑 패턴을 연구하는 데에도 활용할 것이다. 일종의 학습 도구인 셈이다. 홀푸드의 강력한 브랜드 365도 아마존이 합리적 진출 분야를 모색할 때 활용될 것이다.
아마존은 수많은 상품의 가격을 인하하고 문제 소지를 모두 제거해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목표에 접근하는 관점이 굉장히 소비자 중심적이다. 향후 아마존은 모든 업계가 경계해야 할 세력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미지=US 포춘]
[이미지=US 포춘]


당신도 경계하고 있나?

늘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걱정만 하지는 않는다. 그들과 파트너를 맺을 수 있다. 혁신가가 나타났을 땐 내 사업을 망치러 왔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 사업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생각해야 한다. 달러 스토어 *역주: 1000원 숍과 유사한 미국 스토어 가 등장했을 때, 다들 “달러 스토어 때문에 큰일이 났다”고 떠들어댔다. 하지만 지금 달러 스토어는 우리의 훌륭한 사업 파트너다.

아마존 인수 후 펩시코와 홀푸드의 관계가 바뀌었나? 홀푸드는 그 동안 펩시코 제품을 많이 판매하지 않아왔는데.

홀푸드에 입점된 우리 상품은 트로피카나, 간편식 브랜드 니어이스트 Near East, 스낵 브랜드 퀘이커 Quaker 제품 일 부 정도다. 이제 아마존에 인수된 이상 (우리 제품이) 늘어 날 것이라 생각한다.

건강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홀푸드와 트레이더 조 Trader Joe’s *역주: 월마트의 고급형 체인 의 인기가 아직 대세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시장의 성장세를 간과할 생각은 없다. 천연, 유기농, GMO 무첨가 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생산 라인을 이전 중이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냐고? 그렇다고 본다. 하지만 안정적인 원료 공급은 우려된다. 우리 같은 대기업이 파는 유기농 제품은 진짜 유기농이어야 한다. 그런데 유기농 인증 기준이 굉장히 까다롭다. 공급망 차원의 과제인 셈이다.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연구가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 펩시의 아스파탐을 수크랄로스 *역주: 인공감미료의 일종로 바꾼 전략은 실패로 끝났다. 어떤 일이 있었나?

맛이 약간 달라졌다. 품질 저하는 아니고, 살짝 다를 뿐이다. 뭐가 문제인지 나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사람들은 늘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음식의 건강함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소비자 인식은 친구의 말이나 얼마 전 SNS, 혹은 블로그에서 본 내용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실증적 근거가 부족할 수도 있다. 홀푸드에서 파는 감자칩이 레이 *역주: 펩시코의 감자칩 제품 보다 딱히 더 건강하지는 않다. 사실 나는 그 감자칩보다 레이의 품질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홀푸드 제품이 갈색 종이봉지에 들어 있고 비싸다 보니 천연, 유기농, 수제인 것 같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게 요즘의 현실이다. 우리의 목표는 이런 시대에 맞는 마케팅 방법을 찾는 것이다.

새롭게 진출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

파괴의 시점이 무르익은 분야라고 하는 편이 좋겠다. 뜨거운 음료를 예로 들어 보자. 아주 오랫동안 이 시장은 커피 아니면 차였다. 아직 시장에 파괴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증거다. 하지만 여러 지역 문화를 살펴보면 굉장히 다양한 음료가 존재한다. 내게 필요한 건 사람들의 관념을 바꿔놓을 수 있는 창조적인 자극이다. 커피와 차에서 시작하면 안 된다. 11월~3월에 팔 수 있는 뜨거운 음료, 완전히 새롭고 너무 멋져서 “왜 이런 생각을 못했지”라고 모두 되물을 만한 음료는 무엇일까? 뭔가가 나올 때가 된 것 같다. 아니면 캘러닉이나 체스키 같은 사람이 등장할 수도 있고.
 

[사진=US 포춘] 존재감을 과시하다 : 지난 2월 백악관이 주최한 정책 포럼에서 블랙스톤 그룹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인드라 누이.


당신은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을 지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인 자문위원회에도 참여했다.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Charlottesville의 백인 우월주의 시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이 위원회가 해체되긴 했지만, 당신은 그 전에 사퇴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정치적 이슈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가?

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진 누구든 마음에 드는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가치를 대표하는 후보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결과가 발표되면, 누구건 당선자가 내 대통령이 된다. 그런 뜻에서 트럼프에게 축하를 보낸다. 지금도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다.
특정 사안에 대해 대통령과 토의할 수 있는 자문단을 구성하는 건 좋은 아이디어였다. 정치권 상황은 빨리 바뀐다. 반면 현안을 해결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기업인들이 그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의 경우, 샬러츠빌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이 다소 실망스러웠던 건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자문단 CEO들이 개별 행동에 나서는 건 꼭 이로운 일이 아니다. 개별적으로 미디어의 주목을 끌게 되니까. 자문단 위원들은 충분히 고민했다. 하지만 당시엔 집단 사퇴가 불가피했다.

켄들 제너 Kendall Jenner의 펩시 광고 *역주: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Matter)’ 시위를 오마주한 광고가 큰 비판을 받았다. 원인은 무엇이었나?

정말 많이 고민을 했다. 그 광고 내용은 시위가 아니라 평화의 행진이었다. 사람들이 화합과 행복을 느끼는 순간 말이다. 어디서 잘못됐는지 알아내기 위해 그 영상을 보고 또 봤다. 켄들 제너가 경찰에게 펩시를 건네는 마지막 장면, 그리고 그 장면에서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시위가 연상된다는 점이 시청자를 특히 불편하게 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정말 고통스러웠다. 펩시코의 다양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제작자와 승인한 사람 중 그 누구도 이 광고에서 ‘흑인의 목숨은 다양하다’ 시위를 떠올리지 못했다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나는 무슨 문제든 내 일로 받아들이는 성격을 갖고 있다. 외부의 반응이 안 좋은 걸 알자마자 광고를 내렸다. 내리지 말아야 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이 광고에 대해선 찬반이 모두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우리 회사에겐 그 누구의 기분도 상하게 할 의도가 없다는 것이었다.

사회 초년생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충고가 있다면?

커리어는 긴 여정이라는 걸 사회 초년생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특히 여성의 경우, 챙겨야 할 우선순위가 많아 더 힘든 여정이 될 수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남자의 우선순위도 여자와 같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지만, 여성에겐 여러 우선순위를 좀 더 신경 쓰는 유전자가 있는 것 같다. 진짜 유전인지 사회적 영향인지는 몰라도, 여성은 대개 가족과 남편, 오늘 저녁식사, 어제 아침식사, 부모님의 노화를 걱정한다.
걱정할 문제가 워낙 많기 때문에 더 엄격한 구분을 해야 한다. 목록을 작성하고, 우선 순위부터 처리하는 기술을 익힐 수밖에 없다. 할 줄 모르면 배우기라도 해야 한다. 나는 매일 50~60가지 일을 목록으로 정리하고, 작은 일이라도 끝나면 그 목록을 삭제한다. 다음 날로 미뤄지는 일이 2~3개 정도면 그 날은 정말 기분이 좋다. 멀티태스킹이 안 좋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멀티태스킹이 아니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 차기 10억 달러 제품군
펩시코 브랜드 중 연 매출 10억 달러 이상인 브랜드는 (세븐업, 마운틴듀, 도리토스 등) 22개에 달한다. 그러나 인드라 누이가 탄산음료 매출 비중을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함에 따라-현재 총 매출 중 펩시콜라의 비중은 12%에 불과하다-미래의 주력 상품은 예전과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펩시코의 차기 10억 달러 브랜드 후보군을 살펴보자.

매출실적
 

[이미지=US 포춘]


네이키드 주스 Naked Juice 9억 2,390만 달러
 

[이미지=US 포춘]


퓨어 리프 Pure Leaf 8억 7,330만 달러
 

[이미지=US 포춘]


새브라 Sabra 6억 1,840만 달러

출처: 유로모니터, 유통채널기준 2016년 연 매출 실적.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Beth Kowi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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