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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MPW] 회사 재건 나선 뚝심의 ‘현다르크’ 현정은 회장

포춘코리아가 신년 호부터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MOST POWERFUL WOMEN IN KOREA)를 조명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그 첫 번째 주자는 대한민국 대표 여성기업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다.

  • 기사입력 2018.01.03 09:40
  • 최종수정 2018.09.20 16:52
  • 기자명 김병주 기자
[사진=현대그룹]
[사진=현대그룹]

지난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중국 국빈 방문이 진행됐다. 사드 갈등으로 꼬인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꾀하기 위한 방중이었기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 중에서도 대통령 방중 길에 함께한 경제사절단에 많은 시선이 쏠렸다. 막혔던 대(對)중국 사업 정상화를 염원하는 수행 기업인들은 주요 중국 기업관계자들과 미팅을 갖는 등 대통령과 함께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번 사절단에 참여한 유일한 그룹 오너 총수로서,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참여를 시작으로 활발한 대중 비즈니스 행보를 이어갔다.

현정은 회장은 최근 1년 여간 좀처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대그룹 관계자가 “사내 이벤트와 관련된 몇 가지 짤막한 행사 외에 외부에 알릴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조용한 시간을 보내왔다.

사실 현대그룹에게 최근 몇 년 간은 매우 힘든 시기였다. 주요 계열사 현대상선, 현대증권 등의 경영권을 넘기는 등 위기의 시간을 거쳐왔다. 현대그룹의 상징과도 같았던 대북사업도 북핵 위기

로 인한 갈등으로 올스톱 됐다. 그 결과 그룹의 외형이 크게 쪼그라들어 30대 그룹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렇다고 그 과정에서 현정은 회장이 기울인 노력을 평가절하 하긴 어렵다. 그는 회장 취임 10주년을 맞은 2013년 ‘선제적 구조 조정으로 내실을 다지겠다’며 3조3,000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이후 그룹의 알짜배기 계열사인 현대증권,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등을 통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해 성공적인 재무개선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별명인 ‘현다르크’ 특유의 과감한 결단력으로 재무개선과 조직 개편을 병행하며 회사를 빠르게 안정화시켰고, 직접 채권단과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만나 회사 재건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비록 그룹 최대 계열사였던 현대상선이 계열 분리 되는 등 뼈아픈 시간을 보냈지만, 현정은 회장이 그 과정에서 보여준 사재 출연 같은 자구노력은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현 회장은 그룹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겪은 후에도 그저 가만히 앉아 사태를 관망만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룹재건을 위한 행보를 조용히 계속하며 2018년 도약을 위한 주춧돌을 만드는데 집중해왔다. 그 과정에서 크게 눈에 띄진 않지만, 의미 있는 변화도 만들어냈다. 지난 2012년 매각했던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 그룹 사옥을 5년 만에 다시 되찾은 것이었다.

연지동 사옥은 현대그룹과 현정은 회장에겐 매우 큰 의미가 있는 존재다. 현 회장은 현대그룹의 최전성기를 상징하는 계동 사옥 시절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2003년 회장 취임 이후부터 통합 사옥 마련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의 희망이 실현된 곳이 바로 2008년 삼성카드로부터 인수한 연지동 사옥이었다. 그 후 이곳에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현대유엔아이, 현대경제연구원 등 주요 계열사들이 함께 모여 둥지를 틀 수 있었다. 그전까지 이들 계열사는 2001년 현대차그룹에 매각한 서울 종로구 계동 사옥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연지동 시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현대상선 유동성 위기가 터지자 사옥 매각이 결정됐다. 그러나 현정은 회장은 이후에도 연지동 사옥에 대한 애착을 놓지 않았다. 매각 5년 만인 2017년 7월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사옥을 재매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통합 사옥에 대한 현정은 회장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라며 “두 번째 연지동 시대를 개막한 현정은 회장의 행보가 2018년부터 다시 본격화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사진=현대그룹] 지난 8월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대한상의 회장단 조찬 간담회’에 참석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아랫줄 우측에서 세 번째).

현재 현대그룹의 중심엔 현대엘리베이터가 자리잡고 있다. 현대그룹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지난 1984년 출범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0년 동안 동종업계 1위를 고수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온 그룹의 알짜배기 계열사다. 2017년 상반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8,413억 원과 91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각각 20.1%, 16.8%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업계에선 현대엘리베이터가 올해 연간 기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실적에 현정은 회장과 현대그룹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지난 7월 현대엘리베이터가 창사 이래 최초로 월간 엘리베이터 설치 대수 2,000대를 돌파하자 임직원 및 협력업체 관계자 3,100여 명에게 약 1만 2,600여 마리 분량의 삼계탕을 제공하는 깜짝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대부분의 주요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상선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평가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현대엘리베이터가 중국 현지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밝게 보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정은 회장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대북사업 재개’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민간교류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대북사업을 전담하는 현대아산에도 기회가 생길 공산이 높아졌다.

현정은 회장의 별명은 ‘현다르크’다. 그는 굴곡이 있어도 결코 돌아가는 법이 없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대부분 ‘정공법’을 선택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선택이 항상 박수만 받은 건 아니었다. 때론 세간의 우려와 비난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오롯이 성과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왔다.

지난 1년 여 간 현정은 회장의 행보는 ‘숨고르기’ 모양새였다. 차근차근 도약의 기틀을 다져온 현 회장은 2018년을 현대그룹 재건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그렇다면 현다르크의 리더십은 과연 과거의 영광 재현을 꿈꾸는 현대그룹의 재건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기업의 부침이 더 가팔라진 최근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현 회장이 앞으로 보여줄 리더십과 현대그룹의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현정은 회장은 ···

1955년 서울 출생
1972년~1979년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 학사·석사
1983년~1998년 걸스카웃 연맹 국제분과위원, 중앙육성위원
1998년~2007년 걸스카웃연맹 중앙본부 이사
2005년~2007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
2003년~ 현대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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