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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로 은퇴하기]‘더블 케어’ 문제 본격화···주택연금·TDF 등 인기 급상승

  • 기사입력 2018.09.03 20:50
  • 최종수정 2018.09.21 13:11
  • 기자명 김타영 기자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8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포춘코리아는 2010년부터 몇 년 간 ‘부자로 은퇴하기’ 특집기사를 게재해왔다. 그동안 재무, 건강, 취미, 사회적 관계, 세컨드 잡 등 다양하고 참신한 콘텐츠를 다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해 부자로 은퇴하기는 ‘변화’에 초점을 맞춰 최근 은퇴 이슈와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았다. /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사진=셔터스톡
은퇴시장 규모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 적립금이 600조 원대를 돌파하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적립금이 각각 168조 원, 128조 원을 기록하며 연금 3총사 합산 적립금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2005년 12월부터 시행된 퇴직연금이 지난해 전년 대비 14.6%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연금과 함께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양대 축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그렇다면 적립금이 늘어난 만큼 우리나라 예비 은퇴자들의 노후 준비도 개선되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2014년부터 2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은퇴 준비 지수’ 결과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예비 은퇴자들의 은퇴 준비 지수는 54.5점으로 2014년(57.2점)과 2016년(55.2점)에 비해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양극화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류재광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렇게 말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최근 몇 년간 매스컴에서 은퇴 관련 기사가 쏟아져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올라간 건 맞습니다. 하지만 실제 은퇴 준비에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 격차가 계속 존재하고 또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더 열심히 잘 준비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그냥 손 놓고 있다는 얘기죠. 노후 준비가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여유가 없으니까요. 노후 준비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 더블 케어 문제 본격화

상황은 앞으로 더욱 절박해질 가능성이 크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블 케어’ 문제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블 케어란 은퇴한 자녀가 노인 부모와 아직 독립하지 않은 자녀를 동시에 돌보는 것을 뜻한다. 취업난과 결혼 연령 상승으로 자녀의 독립이 늦어지면서, 또 의학 발전과 삶의 질 개선으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 80세 이상 노부모를 모시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이 생겨나고 있다.

더블 케어 문제는 현재 40·50대가 은퇴하는 시기부터 다반사가 될 것이란 예측이 많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은 말한다. “현재 50·60대 가정의 30% 정도가 더블 케어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40·50대한테는 더블 케어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에요. 자기 노후 준비도 부족한 상황에서 부모와 자녀 양쪽으로 지출이 일어나니까요. 부모님이 중병을 앓거나 갑자기 쓰러지기라도 하면 본인 노후 준비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엔 부모 스스로 노후 준비를 잘하는 게 자녀를 돕는 것이란 인식이 퍼지고 있다. 과거 평균수명이 짧았을 땐 은퇴 이후 남은 자산을 자녀에게 상속하고 자녀가 노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엔 평균수명이 85세를 넘어 100세를 향하면서 은퇴 이전에 자신이 쌓은 부를 스스로 소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질병에 취약해지고 생각지도 않았던 의료·간병비가 생기면서 노후파산을 맞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 주택연금 인기 급상승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주택연금 인기가 급상승하는 배경이 됐다. 주택연금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2007년 7월부터 운용하기 시작한 역모기지 상품이다. 주택 등 자기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은퇴 생활 자금을 종신토록 받을 수 있게 한 상품으로, 계약자가 사망하면 주택금융공사가 담보 부동산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한다.

주택연금은 출시 당시 ‘자식에게 집 한 채 정도는 물려줘야지’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실제로 출시 후 4년 동안 누적가입자가 1만 명에 못미쳐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싶었다. 하지만 최근 2~3년 동안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2015년 2만 9,120명이던 주택연금 누적가입자는 2018년 7월 현재 5만 4,000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류재광 수석연구원은 말한다. “주택연금 가입자들의 연령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입자 평균 연령이 72세예요. 60대까지만 해도 소일거리라도 하면서 소득을 창출할 수 있었는데 70대가 되면 그러기도 어려운 나이이기 때문이죠. 현금성 자산도 고갈될 시기이고요. 예전 같으면 자식들에게 집을 상속하고 봉양 받기를 원했을 테지만, 요즘은 자신의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는 게 집을 물려주는 것보다 자식들한테 더 큰 도움이라 생각해 상속 대신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듯합니다.”


◆ 보험 상품 트렌드의 변화

금융상품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망 시 남은 가족들에게 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보험상품 변화가 눈에 띈다.

과거 종신보험은 온전히 남은 유족을 위한 상품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또 부모 스스로 노후 준비를 잘하는 게 자녀를 돕는 것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생활비 받는 종신보험, 생활자금형 종신보험, 연금 전환되는 종신보험 등 종신보험이면서도 피보험자의 생활비를 어느 정도 보장해주는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보험이 대거 출시된 시점은 2015년 전후로, 주택연금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시점과 겹쳐 눈길을 끈다.

노후 의료비와 간병비를 보장하는 노후실손의료비보험이나 장기간병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메디컬푸어(Medical Poor·의료비가 걱정돼 아파도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 공포 확산으로 노후실손의료비보험 가입이 꾸준히 늘어 올해는 누적계약 3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더 높은 수익률을 향하여

은퇴 이후 시기가 길어지고 저금리시대가 도래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연금보험이 개인연금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최근에는 연금펀드도 크게 약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7월 한 달 동안에만 1,000억 원 뭉칫돈이 연금펀드로 몰렸다.

연금펀드는 연금신탁이나 연금보험과 달리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형, 채권형펀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연금저축상품이다. 연금신탁과 연금보험 역시 연금저축상품의 한 종류이지만, 원금 보장이 가능한 안정형 상품과 공시이율 상품 위주로 구성돼 기대수익률이 낮다. 보험사에서 운영하는 연금보험은 종신연금이 많아 전통적으로 가장 인기가 높다.

◆ TDF가 인기 있는 이유

최근 은퇴상품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타깃 데이트 펀드(Target Date Fund·이하 TDF)의 인기이다. TDF는 특정 시점을 은퇴시기로 설정해 주식과 채권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 주는 펀드로, 7월 한 달에만 684억 원 자금이 유입돼 눈길을 끌었다.

TDF의 인기는 상당 부분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선전에 기인한다. 류재광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말한다. “퇴직연금제도는 일종의 플랫폼제도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금융기관이 퇴직연금이라는 플랫폼 안에 근로자퇴직 급여 보장법에 준수하는 여러 상품을 올려두면 기업 퇴직연금 담당자나 근로자 개인이 선택을 하는 거죠. 그런데 퇴직연금 담당자는 보신주의 때문에, 또 개인은 잘 몰라서 모두 원리금이 보장되는 1.5~2% 상품에만 넣어두는 거예요. 퇴직연금이 노후 소득을 늘리는데 전혀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거죠. 그런 와중에 TDF가 나와 자동으로 자산을 관리해준다니 인기가 좋을 수밖에요.”


<이하 박스기사>

◇ 노후 자산 부동산 편중 심

최근 은퇴자들의 자산이 부동산으로 더 많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자산 편중은 그간 여러 차례 지적돼 온 우리나라 은퇴 가구들의 아킬레스건이다.

부동산 자산 쏠림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집값 상승이 원인이다. 집값 상승은 두 가지 경로로 부동산 자산 쏠림 현상을 심화시켰다. 하나는 집값이 오른 데 따른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이고, 다른 하나는 은퇴를 준비하는 50대가 연금 대신 부동산 투자에 자산을 배분했기 때문이다.

금융상품시장에서는 부동산 투자에 들어간 노후자산 때문에 전체 퇴직연금·개인연금 시장 성장이 제한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부동산 자산 쏠림 현상이 아니었다면 시장이 더 커졌을 것이란 주장이다.

◇ TDF의 변화?

TDF는 비교적 최신 금융상품이지만, 100세 시대 도래로 TDF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같은 예상은 우리보다 베이비부머 은퇴가 10년 앞서 진행된 미국 사례에 근거한다.

미국 포춘지 분석에 따르면, 최근 미국 TDF들은 타겟 데이트를 은퇴시기에 맞춘 기존의 ‘목표형’에서 탈피해 투자자 사망 시까지 고려하는 ‘지속형’으로 절대다수가 바뀌었다고 한다. 은퇴시기에 맞춰 자산 구성이 안정형으로 완성되면, 이후 안정형을 유지하던 TDF가 은퇴 후 사망 시까지 자산 리밸런싱 작업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자산 리밸런싱 비중도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전통적인 자산 리밸런싱 공식 중 하나는 ‘전체 자산에서 주식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정도로만 유지하라’는 것이었다. 예컨대 90세 고객의 TDF에선 주식투자 비중이 10%가 알맞다는 것이다. 미국 TDF들은 여기서 조금 더 보수적으로 주식 비중을 낮춰 은퇴시기가 되면 주식 비중을 20%대 수준으로 낮추고, 이를 유지하는 방법을 써왔다.

하지만 저금리와 함께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 공식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대형 투자사인 뱅가드 그룹은 최근 길어진 은퇴 생활에 대응하기 위해 은퇴 시점 주식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렸다. 우리나라 TDF도 시간이 지나면 은퇴시기 주식 비중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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