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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CEO를 찾아서] '날 생각'을 추출하는 이상규 네오랩컨버전스 대표

스마트펜으로 연 매출 300억 달성
‘날 생각 추출기’로 진화시킨다

  • 기사입력 2018.08.02 11:41
  • 최종수정 2018.09.21 12:44
  • 기자명 김병주 기자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네오랩컨버전스는 ‘확고한 기술 경쟁력을 가진 스타트업은 글로벌시장에서도 인정 받을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현실에서 입증해낸 기업이다. 스마트펜 제품을 앞세워 연 매출 300억 원을 달성한 네오랩컨버전스의 이상규 대표를 만나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사진=차병선 기자]이상규 네오랩컨버전스 대표가 서울 구로구에 있는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스타트업 창업은 대개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아이디어가 상용화되고 시장에 출시돼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게 되는 순간 스타트업은 비로소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키는 게 바로 ‘기술’이다. 특히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겐 ‘기술 고도화’, 그리고 그와 연계해 이어지는 ‘제품 고도화’가 안착 후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네오랩컨버전스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바람직한 성장 방향을 제시한 기업의 전형으로 손색이 없다. 이 회사는 프린트된 글자를 인식해 소리로 변환해주는 ‘소리펜’과 각종 스마트기기를 넘나들며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펜’을 제작해 지난 5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필자가 ‘5년 간’이라는 시기를 특정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필자는 5년 전인 2013년, 당시만 해도 생소한 개념의 제품이었던 ‘스마트펜’ 개발사인 이 회사를 처음 접했다. 종이에 글씨를 쓰면 스마트폰, 태블릿PC에 그대로 저장되는 신기하면서도 낯선 펜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첫 스마트펜 제품 ‘네오1’을 기반으로 글로벌 스마트펜 시장 1등이 되겠다고 공언했던 네오랩컨버전스의 5년 전 목표는 과연 현실이 되었을까? 5년 만에 만난 이상규 네오랩컨버전스 대표는 밝은 미소와 함께 그 동안의 성장세를 설명해주었다.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우선 사세가 커지다 보니 사무실을 좀 더 큰 곳으로 이전했습니다. 매출도 매년 30%씩 늘어났고요. 무엇보다 제품 라인업이 다양해졌습니다. 매출의 15% 이상을 기술개발에 투자해 제품의 성능도 향상시킬 수 있었죠. 현재 스마트펜과 소리펜을 활용해 교육, 오피스 및 사무용 문구 등 다양한 분야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술적 진화와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매출과 판매량 기준 모두에서 글로벌 스마트펜 시장 부동의 1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기술적 진화가 놀라웠다. 실제로 인터뷰 내내 접한 네오랩컨버전스의 각종 스마트펜은 기자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할 정도로 훌륭한 성능과 기술을 보여주었다. 

5년 전 접했던 첫 제품 ‘네오1’은 아주 단순한 기능(물론 당시에는 획기적 기술이었다)만 갖고 있었다. 종이에 펜으로 쓴 내용이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에 옮겨지기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접한 스마트펜은 완벽한 기술적 진화를 보여주었다. 그 중 기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기술은 바로 ‘키워드 기반 음성 인식 기술’이었다. 

예를 들어 요리교실에 참석해 ‘탕수육 만드는 방법’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듣는다고 가정해보자. 강의를 들으며 부지런히 강사의 설명을 노트에 적어보지만, 말의 속도를 손이 따라가기가 결코 쉽지 않다. 양념의 비율, 재료 손질 방법, 조리 시간과 타이밍 등 강사가 말하는 모든 것을 100% 기록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만약 그럴 때 네오랩컨버전스의 스마트펜을 사용한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우선 강의가 시작됨과 동시에 스마트폰의 ‘녹음’ 기능과 스마트펜과 연동된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된다. 그리고 강사가 탕수육 소스 제조 비법을 설명하는 순간, 그저 펜으로 종이에 ‘탕수육 소스’라는 대표 키워드를 쓰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튀김 반죽 부분, 튀김 방법 등 세부 강의에도 해당 내용을 상징하는 키워드를 그때그때 기록만 하면 만사가 OK다.

미처 필기하지 못한 세부적인 레시피를 알고 싶다면? 강의 도중 기록했던 키워드를 펜으로 꾹 눌러보자. 그럼 스마트폰에 녹음된 키워드와 관련된 강의 내용만 골라서 들을 수 있다.

필자는 이 기능을 보자마자 지갑을 열 뻔했다. 인터뷰 기사를 작성할 때마다 한 시간 이상 현장에서 녹음된 파일을 들어야 했던 기자에게 네오펜이 보여준 기능은 신세계 그 자체였다.

이상규 대표는 말한다. “사실 이 기능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문자, 음성, 시간이라는 유무형의 세 가지 요소를 결합하고 이를 실시간 동기화해야 하기 때문이죠. 상당히 오랜 동안 시간과 노력을 들여 탄생한 결과물이에요. 지난 5년 동안 이 같은 기술 고도화에 회사 역량을 오롯이 집중시켰습니다. 지금도 저희 연구개발팀은 새롭고 다양한 스마트펜 활용 기능을 선보이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수백 장의 필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차병선 기자] 이상규 대표가 자사의 주요 스마트펜 라인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네오랩컨버전스가 보여준 눈부신 기술의 진화를 먼저 알아본 곳은 다름 아닌 해외시장이었다. 지난 2015년 우연히 참여한 글로벌 1등 크라우드플랫폼 ‘킥스타터’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상규 대표와 네오랩컨버전스 임직원은 거기에서 아주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고 한다. 이 대표가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저희가 킥스타터에 참여한 것은 전적으로 마케팅 차원의 결정이었습니다. 지금과는 달리 당시는 제품 판로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킥스타터에 등록된 한국 기업 제품’이란 문구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호주 지사를 통해 저희 제품을 등록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목표 펀딩 금액을 불과 등록 3일 만에 달성했거든요. 펀딩 마감일에는 ‘목표금액 1,800% 초과’라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과는 무형적인 부분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우리의 기술과 제품이 ‘글로벌 스타트업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킥스타터에서도 통하는구나‘라는 1,800%라는 수치만큼이나 큰 자부심이 우리를 고무시켰으니까요. 다소 의기소침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뛸 수 있었던 원동력이 그때 생겼습니다. 당시 경험을 생각하면 아직도 온몸이 짜릿합니다(웃음).”

사실 스마트펜을 그저 일반적인 ‘필기’를 위해 사용하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필기도구로선 다소 비싼 10만 원이 넘는 가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상규 대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엔 스마트펜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래서 스마트펜을 필요로 하는 타깃을 정해 이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네오랩컨버전스의 주요 타깃은 하루에도 수많은 분량의 ‘손필기’를 해야 하는 의사, 영업직 사원, 비서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이 대표는 “하루에도 수십 장씩 진단서를 작성하는 의사의 경우, 스마트펜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정리·저장을 하고 있다”며 “추후 시장이 안정되면 가격 인하와 라인업 다변화를 진행해 진입 장벽을 점진적으로 낮춰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네오랩컨버전스가 지난 5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낸 또 다른 부분은 교육시장에서의 선전이다. 5년 전 만남에서 이상규 대표는 필자에게 “스마트펜이 스마트 교실이나 스마트 교육 시대를 앞당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그리고 당시 이 대표가 보였던 자신감은 지금 현실이 되어있다. 네오랩컨버전스가 만든 스마트펜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국가가 운영 중인 스마트 교육 플랫폼에서 교보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 대표는 말한다. “현재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는 정부 차원의 스마트 교육 시범사업에 저희 제품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아직 시범 사업이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점이 종종 발견되긴 하지만, 저희 제품에 대한 각국 정부와 학교 현장의 반응은 대체로 우호적입니다. 시범 사업이 마무리되고 스마트 교육이 본궤도에 오르면, 저희에게 또 다른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이미 많은 학교와 사교육 업체가 네오펜을 활용한 스마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문 교육 업체 구몬이 네오랩과 손잡고 소리펜을 활용한 한자·영어 교육을 선보였고, 일선 학교도 스마트펜을 활용한 수업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이 대표는 말한다. “최근 초등학교 선생님 한 분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스마트펜을 활용한 수업 장면을 찍어 유튜브에 업로드했다는 내용이었죠. 영상에는 학생이 스마트펜과 저희가 만든 동영상 강의 제작·녹화 플랫폼 ‘페이퍼튜브’를 통해 인구밀도 계산법을 강의하는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선생님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는 것에 매우 고무됐고, 거기서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스마트 교육시장은 분명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인 만큼, 저희는 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스마트펜을 활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교육 응용 프로그램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입니다.”

5년 전 170억 원이었던 네오랩컨버전스의 매출은 지난해 매출 300억 원을 돌파했다.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는 매출 500억 원 달성도 가능하다. 
 

네오랩컨버전스가 개발한 페이퍼튜브를 시연하고 있는 장면. 사진=네오랩컨버전스

이상규 대표는 국내 IT업계에서 성공한 창업 1세대 중 대표 주자다. 게임플랫폼 네오위즈를 국내 4대 게임사로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후 창업한 네오랩컨버젼스도 스타트업의 굴레를 벗어나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도약시켰다. 지금도 여전히 그는 기술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노하우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에게 향후 목표, 네오랩컨버전스가 나아가고자 하는 궁극적인 지향점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지난 10여 년 간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네오랩의 순수 기술과 역량만으로 제품 개발·생산의 전 과정을 해낼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해냈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도약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네오랩의 당면과제는 오는 2021년까지 ‘연간 4,000만 개 판매 시대’를 여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반드시 필요하죠. 일본, 호주 등 해외 지사를 기반으로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갈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초심을 잊지 않고 사업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스마트펜의 지향점은 ‘날(Raw) 생각 추출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 순간 머릿속을 스쳐 가는 모든 생각을 가공상태가 아닌 ‘날 것’ 그대로 기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죠. 이를 위해 저희는 ‘날 생각’을 기록하는 다양한 형태와 방식의 펜 개발에 꾸준히 집중해나갈 생각입니다. 모쪼록 저희 네오랩컨버전스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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