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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태만한 직원의 유형과 대처 방법

  • 기사입력 2018.07.27 11:25
  • 최종수정 2018.09.18 13:55
  • 기자명 신제구 교수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8년 7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 

▶어느 조직이나 ‘태만한 직원’은 있기 마련이다. 태만한 직원은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난다. 원인과 유형이 다양해 리더는 직원의 태만을 ‘조직이나 자신에 대한 불만을 막연히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래선 안 된다. 태만은 조직의 분위기를 부정적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론 조직의 성과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사진=셔터스톡

요즘 직원들은 마냥 순진하지만은 않다. 더 까다롭고 예민해졌다. 갈수록 복잡해지고 힘겨워지는 조직환경이 태만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태만은 흔해졌고 익숙해졌다. 직원들의 태만이 조직에서 비롯되었다면 그 결과 또한 고스란히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리더는 다양한 태만의 유형과 특징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대처법도 강구해야 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태만의 유형을 나누고 대처법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불만형 태만’. 가장 일반적인 유형의 태만이다. 조직과 리더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의도적으로 소홀히 하는 유형이다. 처음부터 태만을 자행하지는 않았지만, 조직 혹은 리더에게 불만이 계속 쌓이면서 점차 나빠진 경우이다. 불만형 태만은 늘 불만이 가득하기 때문에 본인 또한 괴롭다. 초반에는 고민하고 참아도 보지만 달리 해법을 찾지 못해 저항의 표현으로 태만을 표출한다. 이런 유형은 할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는 얼마든지 있을 테니 말이다. 조직의 불공정한 제도 혹은 리더의 무관심과 잘못된 의사결정 등은 불만형 태만을 키우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주변에 유사한 이유로 불만의 동조자가 있으면 불만형 태만은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다. 만약 이에 대해 리더가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불만을 조장한다면 불만형 태만은 강도가 심해지고 저항은 그만큼 거칠어진다. 때에 따라선 조직과 리더에게 깊은 상처를 낼 수 있는 일탈행위도 거침없이 실행에 옮긴다는 점에서 리더는 직원들의 불만형 태만을 절대로 간과해선 안 된다. 일하지 않는다는 죄책감보단 일하지 못하게 만든 조직과 리더에 대한 자신의 태만을 합리화하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돼 불편한 동거만 계속된다. 따라서 리더는 정기적인 대화를 통해 직원의 불만을 먼저 듣고 공감하며 사실에 근거한 리더의 의견을 솔직하게 전달하고 설득과 양해를 구해야 한다. 불만의 원인이 리더에게 있다면 먼저 사과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 불만의 처음과 끝에 리더가 있게 되고, 결국엔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필요 이상으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교활형 태만’. 조직과 리더의 약점을 핑계 삼아 자신의 태만을 방어하는 유형이다. 교활한 태만을 표출하는 직원들은 겉으론 약자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안락과 회피를 교활하게 즐긴다. 리더가 가장 경계해야 할 유형이다. 그럴듯한 언변과 논리로 주변인들을 설득하고 오염시킨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교활한 태만은 영리하고 이기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이 보여주는 비겁한 자기보호의 한 행태이다. 그들은 ‘자신은 진실만을 말하고 정의로운 용기를 실행하는 존재이지만, 조직과 리더를 위해 인내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중성을 보이며 주변인들 위에 군림한다. 그러면서도 결코 자신이 손해 보는 저항은 하지 않는다. 조직에 도움은 주지 않고 조직의 혜택과 주변인들의 추종만을 얻고자 하는 치사함도 보인다. 특히 리더가 지나치게 선량하거나 조직의 규율이 느슨하다면 교활한 태만은 하나의 권력이 된다. 그 권력은 조직과 리더에 대한 두려움을 소멸시켜 거침없이 부정적인 소문과 가십을 퍼뜨리며, 조직의 문제점을 끊임없이 파헤치고 혼란을 조장한다. 리더가 교활한 태만을 결코 간과하거나 용서해선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교활한 태만은 리더의 방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윗사람에겐 교활한 태만의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리더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다양한 소통채널을 활용해 교활한 태만의 증거를 정확히 파악한 후 강력히 경고해야 한다.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교활한 태만을 중지시켜야 한다. 그 길만이 제2의 교활한 태만을 방지할 수 있다. 교활한 태만은 또 다른 교활한 태만을 지속해서 양산하기 때문이다.

셋째, ‘회피형 태만’. 그 어떤 조직의 일에도 관심이 없고 애정도 없는 유형이다. 일단 일은 하지만 조직에서의 꿈도 야망도 없는, 말 그대로 세상 모든 일에 무관심한 태만이다. 이런 직원이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많을 수 있다. 그들은 자신만의 세상을 즐기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절대 먼저 나서서 일을 추진하거나 자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남 좋은 일은 근본적으로 거부한다. 그렇다고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어진 일만을 겨우겨우 하며 시간을 보낸다. 기쁠 것도 없고 보람도 없는 직장생활을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일에 대해서만 집중한다. 특별한 취미생활에 심취해 있거나 조만간 조직을 떠나 자신만의 자유로운 생활을 고대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영혼 없는 직장생활을 한다. 다행히 무심형 태만은 남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의도적으로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진 않는다. 그러나 남을 돕거나 먼저 다가가는 법도 없다. 자기 일 외에는 철저하게 무관심한 나 홀로 직원이 된다. 평소 조직에는 별다른 불만을 표출하거나 개인적 의견을 강하게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내성적인 성격의 조용한 직원으로 인식돼 리더의 관심 밖에서 투명인간처럼 살기도 한다. 이런 회피형 태만은 일을 잘 못해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자세가 문제가 된다. 회피형 태만은 리더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명확한 목표를 주고 엄격하게 평가·점검하는 등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결코 멀리 두면 안 된다. 멀리 두면 조직에 도움이 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이 태만의 유형과 특성 그리고 리더의 대응방법에 대해 생각해봤다. 물론 좀 더 다양하고 근원적인 유형과 대응방법이 있겠지만, 태만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지능화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마음에 간략하게나마 정리를 해보았다.

모두가 불안하고 피로감이 높은 요즘이다. 조직과 리더에 대한 섭섭함을 지나치게 표출하거나 의도적으로 감추는 행위는 돌연변이 태만을 만들어냈지만 이에 대한 해법은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다. 특히 까다로운 직원들을 모시고 실적까지 챙겨야 하는 현실에서 리더의 고민 역시 직원의 태만만큼이나 다양하고 복잡할지 모르겠다. 어쩌면 태만하고 싶은 욕구는 리더가 더 강하고 간절한지도 모른다. 아무튼 직원들의 태만을 외면한 조직은 생존할 가능성이 없다. 태만한 직원의 감시비용(monitoring cost)이 너무 커져 생산적인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태만을 선택한 직원은 리더나 조직을 위해 태만을 절제하거나 철회할 할 이유가 없으므로 감시비용이 끝없이 투입된다. 그래서 리더는 직원들의 돌연변이 태만을 방치하면 안된다. 태만의 출현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태만이 관찰되었다면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추후에 동일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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