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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US] 드비어스를 궁지에 몰아넣다

  • 기사입력 2018.06.06 12:05
  • 최종수정 2018.09.21 12:41
  • 기자명 Sheila Marikar 기자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6월호에 실린 포춘US 번역 기사입니다.

다이아몬드 파운드리 Diamond Foundry는 플라즈마 장치를 이용해 작은 다이아몬드 조각들을 붙여 보석으로 만든다.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이 업체는 이 같은 공정을 통해 이미 견고하게 자리잡은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By Sheila Marikar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항에서 북쪽으로 몇 마일 떨어진 곳에 낮고 작은 건물이 하나 있다. 여느 많은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회색 빛을 띠고 있다. 건물 방 안에 수십억 달러 가치를 지닌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기계들이 가득 차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건물 겉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다. 다이아몬드 파운드리의 설립자 R.마틴 로센R.Martin Roscheisen은 본사에서 포장 일본 음식을 먹으며 “우리는 공연한 문제가 일어나는 걸 원치 않는다. 이해하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가라데 선수가 나무 판자에 발차기를 하면서 내는 듯한 시끄러운 웃음소리를 발산했다: “이-야! 이-야! 이-야!” 
 

다이아몬드 파운드리의 플라즈마 장치
다이아몬드 파운드리의 플라즈마 장치. 사진=US 포춘

독일 태생의 로센(48)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당시 구글 공동 설립자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 세르게이 브린 Sergey Brin과 함께 학교를 다녔다. 이어 페이지 형제와 함께 이메일 회사(훗날 야후가 4억5,000만 달러에 이 회사를 인수했다)를 설립했다. 그 후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나노솔라Nanosolar(세계 최대 규모 설비 회사로부터 41억 달러를 수주했다)를 창업했다. 가장 최근에는 2015년 벤처업체를 설립했다. 다이아몬드 파운드리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Leonardo DiCaprio 같은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1억 달러를 유치했다. 플라즈마 장치를 이용해 흔히 다이아몬드의 ‘씨앗’이라 불리는 작은 다이아몬드 조각을 붙여 보석을 만드는 업체다. 6피트 높이의 금속 및 유리 상자로 이뤄져 있는 이 장치는 가동될 때 초록빛 바다 거품 같은 것이 반짝거린다. 수천 년에 걸쳐 탄소 위에 압력이 가해진 후 나타나는 현상을 적용한 기계다. 하지만 자연 현상보다 훨씬 빠르고, 인력이 덜 필요하고, 게다가 이산화탄소도 배출하지 않는다. 다이아몬드 파운드리의 샌프란시스코 공장(워싱턴 주에도 있으며, 한때 티파니&코Tiffany & Co.가 소유했던 중국 보석연마 공장도 갖고 있다)은 연간 10만 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생산하고 있다.  

로센은 “우리 제품들은 아주 고품질의 다이아몬드”라며 “직접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회색 청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네모난 종이 하나를 꺼내더니, 서로 엉겨 붙어있는 테리야끼 치킨 상자 옆에 펼쳐 보여주었다. 아주 정교하게 세공된 손톱 크기만한 다이아몬드들이 종이 위 주름 사이로 굴러다녔다. 그는 “4만 달러짜리 다이아몬드”라며 “예전에는 종종 10만달러짜리 다이아몬드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곤 했다. 하지만 마케팅 부서 직원들이 ’그렇게 하지 마세요. 제품 가치가 떨어집니다‘라고 말렸다. 마치 우리가 제법 큰 회사가 된 것처럼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야! 이-야! 이-야!라고 또 괴성을 질렀다. 소비자들은 약혼 반지를 고를 때, 스와로브스키Swarovski 같은 유명 주얼리 브랜드나 버라이&오로Vrai & Oro같은 트렌디한 브랜드를 찾는다. 하지만 이 회사들도 다른 광산업체보다 20~25% 저렴한 다이아몬드 파운드리의 다이아몬드를 찾고 있다. 버라이&오로의 창립자 바네사 스토펜마허 Vanessa Stofenmacher “스물 여덟 먹은 소비자들이 유기농 식품을 사듯, 젊은 세대는 가격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대신 제품의 생산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지에 엄청나게 민감해한다”고 설명했다.  

다이아몬드 파운드리의 공동 창업자들. (왼쪽부터) R. 마틴 로센R. Martin Roscheisen, 제러미 숄츠Jeremy Scholz, 카일 가자Kyle Gazay.
다이아몬드 파운드리의 공동 창업자들. (왼쪽부터) R. 마틴 로센R. Martin Roscheisen, 제러미 숄츠Jeremy Scholz, 카일 가자Kyle Gazay. 사진=US 포춘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로센에 따르면, 매번 자신이나 사업 파트너들이 다이아몬드 파운드리의 다이아몬드로 만든 제품을 광고하려고 하면, 오랫동안 시장을 장악했던 드비어스De Beers 같은 채굴업체들로 구성된 다이아몬드 생산자 협회(DPA, Diamond Producers Association)가 방해공작을 벌인다는 것이다. 그는 “홍보물 출판업자들이 다이아몬드 카르텔로부터 ‘DPA의 승인을 받아 파운드리 광고를 다 내려버리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옥석을 가리기가 정말 쉽다. 예를 들어 ‘이 업체가 승자다!’라는 판단을 하면, 투자자들은 딱 집어 우리 제품만 골라낸다”고 덧붙였다. 그리곤 또 다시 이-야! 이-야! 이-야!“라는 이상한 웃음소리를 냈다. 

DPA 대변인은 ”협회의 사업협정에 따라 미디어 파트너업체들은 다른 회사 광고를 거절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모건 스탠리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14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금강석 시장에서 인공 다이아몬드 비중은 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DPA는 이를 상당한 위협이라고 느끼는 듯하다. 협회는 실제로 지난해 마케팅에만 5,700만 달러를 사용했다. 그 중 ’진짜는 귀하다(Real Is Rare)‘라는 한 광고 캠페인에선 최신 유행을 좇는 힙스터들이 수수한 치장을 하고 등장했다. 

흥미로운 점은 심지어 로센도 보석에 별 흥미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는 보석은 물론 시계도 차지 않는다. 그에게 보석은 그저 연습 과정일 뿐이다. 그는 5~10년 사이에 양자역학 컴퓨터와 열 관리에 사용될 다이아몬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로센은 “이론상으로는 현재 당신 아이폰에 탑재된 반도체보다 100만 배나 빠른 다이아몬드 기반 반도체를 구동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회사 사업의 4분의 3을 보석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체 젠가Zynga의 설립자이자 로센의 친구인 마크 핑커스Mark Pincus는 이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나는 마틴이 경영하는 모든 회사에 투자를 한다.” 만일 로센이 이 말을 들었으면, 분명 또 다시 “이-야!”라고 소리쳤을 것이다. 

번역 두지현 dj9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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